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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진짜 영웅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빌 게이츠다

2012.06.13 Bill Snyder   |  CIO

필자는 줄곧 비즈니스는 전쟁이 아니며, 제로 섬 게임(zero-sum game)도 아니라고 얘기해 왔다. 주주들에게 돈을 안겨줄 수만 있다면, 그 사업은 성공적인 것이다. 굳이 경쟁자를 죽일 필요 없이, 그저 번창하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뛰어난 사업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 된 일인지 사람들은 한 사람의 위인이 나타나면, 다른 한 사람은 악역을 맡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다. 필자는 잡스가 훗날 자동차의 대량 생산을 이끌었던 헨리 포드와 같은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잡스와 마찬가지로, 포드도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은 아니었다. 누가 발명했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아볼 생각도 없다. 하지만 포드는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가져와 보다 멋지게 발전시켰고, 그로써 세상을 바꿨다. 잡스 역시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필자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애플과 애플의 기기들은 그저 ‘물건', 아니 조금 격식 있게 말하자면, ‘상품'이라는 것이다. 분명 애플의 상품들은 아름답고, 즐거움을 주며, 우리의 삶을 한 층 풍요롭게 바꿔주었다. 월트 디즈니가 수 백만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듯 말이다. 사인필드(Seinfeld, 미국의 인기 드라마) 속의 유행어를 인용하자면, ‘여기엔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상품은 여전히 상품일 뿐이다. 지난 해 잡스의 사망에, 그리고 이번 주의 WWDC에 미디어가 보여주었던 그 열렬한 관심은 필자에게 칼 마르크스의 ‘물신숭배'(fetishism of commodities)를 떠올리게 했다. 그들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소유해야만 한다고 주입하고, 더욱 많은 상품들을 팔아 치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더욱 더 부유해질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단순하고 당연한 시장 경제의 원리다. 문제는 자신을 자신이 소유한 재화들을 통해 정의하려는 잘못된 믿음에 잇다. 부유층 멋쟁이들이 로렉스 시계를 차고 운동을 즐기는 것처럼, 애플의 상품들은 일종의 머스트 해브 패션 악세사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커피를 마시는 당신의 옆 테이블에 한 남자가 앉는다. 그는 맥북 에어를 꺼낸다. 이런, 당신의 테이블엔 아이폰 3GS가 놓여 있지만 그의 주머니 속엔 아이폰 4s가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이 정도면, 애플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는 사람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뒤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는 자선 재단을 설립했다. 1994년 이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310억 달러 이상의 기금을 축적해 세계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써 왔다. 현재까지 그들의 기부한 액수는 25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잡스를 깎아 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이 누구일지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Bill Snyder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저널리스트로 IT와 비즈니스에 대한 칼럼을 쓰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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