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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칼럼 | 바람직한 IT 리더에 대한 생각

2023.11.01 정철환  |  CIO KR
IT업계에 몸담은 지 34년이 되었다. 1990년에 국내 컴퓨터회사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여 그 동안 SI업계, 벤처, 중견 IT기업에서 IT 관련 사업을 담당했었고 15년 가까이 철강업체에서 IT기획팀장 자리에 있었다. 30년 중 절반가량을 IT 수행업체, 소위 ‘을’의 입장에서 일을 했었고 나머지는 ‘갑’의 입장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2021년부터 다시 IT 전문기업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니 필자의 IT분야 직장생활은 참 명줄이 길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만났던 선배, 사수 및 상사들의 모습부터 처음으로 조직의 리더가 되어 받아들였던 신입사원들, 그리고 사업부장으로 팀장 및 제법 많은 인원들과 함께 일했던 기간과 IT기획팀장으로 소수의 인원만으로 전체 업무를 진행하던 시기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조직 역할을 담당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IT분야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할 무렵 IT 분야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에 대해 ‘항상 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변화가 빠르다’라고 생각했다. 고참 선배나 상사일지라도 새로운 IT 기술 측면에서는 신입사원이 더 잘 할 수도 있고 노력하기에 따라 금방 선배들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분야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기술 분야에 관해서는 회사의 어느 누구보다도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주도적인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었다.

세월이 흘러 중간 간부가 되고 팀장이 되고 사업부장이 되면서 IT 분야의 장점이 어느 사이에 고참에게는 도전이 되고 힘든 환경이 되는 것을 주변의 동료들을 통해 볼 수 있었으며 조직을 이끌고 나가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원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기간동안 본받고 싶었던 멋진 상사부터 ‘왜 저러고 살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상사들까지 잊히지 않는 상사, 리더들이 있다. 이런 상사들과 함께할 때면 나는 어떤 상사가 되어야지, 어떤 리더가 되어야지 하고 스스로 반성도 하고 다짐도 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필자가 생각하고 있고 되려고 노력하는 바람직한 IT분야의 리더상은 어떤 것인지 한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IT 분야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을 항상 공부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IT 기술 및 시장 환경에서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어느새 팀원들을 이끌어 나가기 힘들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리더의 공부는 팀원의 공부와는 다르다. 실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아니니 디테일은 부족해도 되지만 지나온 경험과 IT 분야의 다른 지식을 바탕으로 신기술의 의미와 영향도 그리고 전체 IT 생태계 내에서의 역할 등 업무의 방향과 전략을 이끌고 나가는 의미에서 필요한 수준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틈틈이 심리학 관련 서적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리더란 여러 팀원들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팀의 성과는 전체 팀원들의 화합과 조화속에서 최대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의 능력 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심리학은 이를 위해 참 적절한 학문이다.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다면 대부분의 조직,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중재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리더라면 사업의 결과와 관련된 숫자에 익숙해야 한다. 담당하고 있는 부서가 전문 IT기술부서이기에 영업과는 무관하다고 해도 리더조차 소속한 기업의 사업 현황과 결과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결국 자신이 관리하는 팀의 소속원들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 비록 팀원들은 사업의 성과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지 않게 만들어 주더라도 리더는 회사 내에서 사업에 대한 영향력과 이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리더란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수의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며 조직의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하고 이끄는 사람이다. 따라서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신의 역할을 알아야 한다. 구성원들의 성향에 따라 리더에서 요구되는 역할은 다르다. 때론 디테일한 관리가 필요한 조직도 있고 어떤 경우엔 큰 틀의 방향만 잡아주고 간간히 바로잡아 주면 되는 조직도 있다. 리더가 조직의 성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자신이 선호하는 관리 패턴이 고정되어 있다면, 예를 들어 자율적인 수행 능력을 보유한 조직을 대상으로 디테일한 관리를 추구할 경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바쁘면 안 된다. 리더가 자신의 일로 정신없이 바쁘면 조직원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우며 조직 내에서 구멍이 생겨 누군가가 이를 보완해야 할 때 리더가 이를 감지하기 어려워진다. 다른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일단 조직의 리더가 정신없이 바쁜 경우, 조직이 좋은 상황에 처해 있는 예는 드물다. 리더는 조직원들보다 한발 먼저 생각해야 하고 장애가 예상되면 미리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만약 타이타닉의 선장이나 항해사가 빙산을 일찍 발견하고 방향타를 틀었다면 아무도 긴박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며 모두 평온한 밤을 보냈을 것이다.

리더는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노력과 학습을 통해 길러지는 것일까? 필자는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즉, 리더 성향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이 노력만으로 좋은 리더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좋은 리더는 늘 꾸준히 노력하고 학습하는 사람이다.

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이 무너지는 IT 시장과 사업 환경은 좋은 리더에게는 더 없이 훌륭한 활동 무대이다. 또한 좋은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비록 어려운 일을 담당하고 있더라도 서로 협력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따라서 리더라면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이 좋은 리더와 아닌 리더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정철환 상무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의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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