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레이싱은 데이터 싸움' SD-WAN 기술로 활로 연 독일 포르쉐 팀

세계적인 전기차 레이싱 대회 ‘2022-23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참여하는 독일의 태그호이어 포르쉐 포뮬러 E(TAG-Heuer Porsche Formula E) 팀이 꺼낼 비장의 무기는 놀랍게도 네트워크 기술이다. 카토 네트웍스(Cato Networks)의 SD-WAN 및 SASE 기술로 독일에 있는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와 현장을 연결한다.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의 아홉 번째 시즌이 진행 중이다. 올봄에는 독일 베를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비롯해 미국 오리건 주부터 포틀랜드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행사가 열릴 것이다. 

포뮬러 E에서도 인디카(IndyCar)나 F1 레이싱과 같은 자극을 맛볼 수 있다.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매끈한 레이싱카, 열성적인 선수들, 치열한 경쟁 모두 같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선수들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를 몬다는 점이다. 

내연기관 차량 경주에서는 운전자의 기술 외에도 피스 스톱(pit stop) 전략을 빼놓을 수 없다. 선수가 피트 크루(pit crew)와 실시간으로 의사소통하며 최적의 급유 시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기름이 필요 없는 전기차는 어떨까? 데이터 애널리틱스 전략이 필요하다. 

E-Prix 레이싱에서 모든 참가 차량은 모두 같은 양의 전력량(38.5kWh, 경주 소요 시간 45분 기준 350kW의 소비 전력)만 쓸 수 있다. 각 팀은 제한된 에너지로 차가 중간에 방전되지 않고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데이터 애널리틱스가 필요한 이유다. 

포르쉐 모터스포츠(Porshe Motorsport)의 수석 IT 프로덕트 매니저 마이클 워커시는 “항상 전속력으로 달릴 수 없다. 결승선에 발도 못 들여보고 전기를 다 써버리고 말 테니 말이다”라며 “따라서 언제 에너지를 써야 성능을 100% 짜낼 수 있는지 치밀하게 추산해야 한다. 다르게 말하면 결승선을 딱 통과할 때 배터리가 0%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그 호이어 포르쉐(TAG Houer Porsche) 팀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숨은 주역은 바로 네트워킹 기술이다. 포르쉐 99X 일렉트릭 3세대 레이싱카의 데이터를 현장 엔지니어에게 전송하며, 이 데이터는 또 카토 네트웍스의 SD-WAN 연결을 통해 독일에 있는 포르쉐 모터 운영센터까지 도달한다. 운영 센터는 분석 결과를 현장 팀에 재빨리 다시 전달한다. 
 

속도 제한을 극복하다  

네트워킹 기술자의 관점에서 팀이 포뮬러 E 레이스의 결승선에 빨리 도달하려면 여러 '과속 방지턱'을 넘어야 한다. 

팀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디리하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의 하이데라바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캅슈타트 등) 현장에서 직접 바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워커시는 "반나절 안에 모든 네트워킹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는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와 같은 고정된 트랙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 거리에서 열린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하자 눈에 펼쳐진 광경에 "캠핑장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워커시는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만무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팀은 자체 IT 랙(Porsche Mobile Computing Platform)을 가져와 카토(Cato SD-WAN) 어플라이언스와 함께 안전한 WAN 링크를 구축했다. 

포뮬러 레이스 주최 측에서 도로 위 차량과 현장 엔지니어링 팀 사이에 고대역폭 무선 링크를 제공하긴 한다. 그러나 이 WAN 네트워크의 대역폭은 팀별 50Mbps로 제한되어 있다.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비디오, 오디오 및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워커시의 팀은 SD-WAN의 QoS 기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전송 데이터의 우선순위를 실시간, 자동으로 지정해 트래픽을 최적화하는 네트워킹 기법이다. 

워커시는 “현장에 있는 카토 소켓(socket)이 카토의 메인 인프라와 연결되어 있으며, 클라우드 환경에 있는 가상 네트워크 소켓 여러 개가 포르쉐 모터스포츠 R&D 시설의 운영센터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멀리 떨어져 있는 큰 엔지니어링 팀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설에 포진한 엔지니어들은 선수가 트랙을 도는 동안 쉴새 없이 분석에 임한다. 현재 달리는 차량의 전력 효율성은 어느 정도인가? 회생 제동으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발생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하며 개선 방도를 찾는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엔지니어링 팀은 코너링을 더 넓게 혹은 더 타이트하게 하라든지, 브레이크 포인트를 바꿔 회생 제동을 늘리라던지, 댐퍼(damper)나 플랩(flap)을 조정하라고 조언할 수 있다. 
 

시간 싸움, 데이터 싸움 

빠듯한 시간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포르쉐 팀의 목표는 WAN 링크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이다. 팀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코스가 있는 경주장에서 순식간에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실제 경주에서 풀 포지션을 결정하는 예선 경기 전에 연습을 해볼 수 있지만, 기회는 30분의 연습 세션 2번 뿐이다. 

애널리틱스 팀은 연습 주행 중에 수집한 데이터를 가져와 몇 시간 내에 주행 전략(운전자가 직선 주행을 얼마나 빨리해야 하는지, 브레이크를 언제 밟아야 하는지, 브레이크를 얼마나 밟아야 하는지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전기 자동차의 특징 중 하나는 회생 제동이다. 브레이크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쓸 수 있는 전력량이 달라지므로 레이싱 경주 전략에서 빠질 수 없다. 포르쉐에 따르면 경주에서 레이싱카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40% 이상이 회생 전력이다. 이 외에 온도, 바람, 트랙 표면의 상태와 같은 환경 요소가 고려된다. 

연습 랩의 데이터는 예선 경기 전략에, 그다음에는 주 경기 전략을 짜는 데 쓰인다. 혹시 모를 비상 사태에 대비해 백업 계획도 세워야 한다. 충돌 사고가 일어나면 몇 바퀴 동안은 노란 깃발을 달고 달려야 한다. 주말에 두 경기가 연속으로 있을 때는 1차 레이스를 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2차 레이스를 준비할 수 있다. 
 

원격 '레이싱 코파일럿'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들은 트랙 밖에서 운전자를 돕고자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레이싱 선수는 좁고 꼬불꼬불한 시내 도로를 아찔한 속도로 질주하느라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 뒷무대의 혼란을 배우에게 그대로 전할 수는 없다. 

그래서 독일에 있는 포르쉐 팀은 현장에 있는 엔지니어 1명하고만 소통한다. 이 엔지니어 1명이 운전자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1명이 원격 애널리틱스 팀의 인사이트와 전략적 정보를 선수에게 전달하는 일을 전담한다. 예컨대 다른 선수가 뒤에 바짝 달라붙었다거나 앞에 있는 차를 추월해야 할 타이밍을 알려준다. 

포뮬러 E 레이싱에는 기존 레이싱 경주와 달리 전기차에 걸맞는 특별한 구간이 있다. 선수는 원할 때 기존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 속도를 줄인 뒤, 추월용 트랙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최대 허용 전력보다 30kW 더 높은 전력을 사용해 다른 차를 추월할 수 있다.  
 

보안을 위한 SASE

워커시는 카토 SASE가 성능, 유연성 및 데이터 보안을 모두 갖추고 있어 포르쉐 팀의 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누군가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도록 탄탄한 보안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부 네트워크 구성요소에 대한 관리와 정책 시행을 SASE 서비스로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워커시는 어찌보면 산만해보일 수 있는 카토의 스타트업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결국 그런 문화가 우리의 요구에 완벽하게 들어맞은 셈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