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BI / CIO / CIOK 인터뷰 / 리더십|조직관리 / 비즈니스|경제 / 빅데이터 | 애널리틱스

인터뷰 | ‘건설 기업, 데이터 없이 미래는 없다’··· DL이앤씨 변우철 CDO가 데이터 기반 업무 혁신을 만드는 법

2023.08.28 이지현  |  CIO KR
많은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대이지만 건설업의 풍경은 과거 20년 전 크게 다르지 않다. 건설업은 여전히 사람의 노동력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며 아직 수직적인 문화가 남아있고 3D 업종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IT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이런 건설 업계 속에서 DL이앤씨(DL E&C)는 ‘데이터 기반 건설 회사(Data Driven Construction Company)’라는 슬로건 하에 기업 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나아가 현장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품질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데이터 인프라에 투자한다고 기업의 혁신까지 구현할 수 있을까? 변우철 CDO(최고 데이터 책임자, Chief Data Officer) 겸 CIO는 ‘그렇다’고 말한다. 데이터 경영 프로젝트가 진행된 지 1년이 지난 시점부터 관련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변우철 DL이앤씨 CDO 겸 CIO ⓒ DL이앤씨


‘다 해봤는데 건설업에서는 안 통해’ 편견 뒤집은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
DL이앤씨는 구 대림산업에서 건설부문(주택/토목/플랜트)을 인적, 물적 분할해 만들어진 기업이다. 요즘은 건설 기업에서도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정보관리책임자)나 CDO 최고 디지털 경영자(Chief Digital Officer) 직함을 가진 임원을 종종 볼 수 있지만 CDO(최고 데이터 책임자, Chief Data Officer)는 여전히 생소한 직함이다. 

건설 업계와 문화가 비슷한 제조업만 해도 이미 대부분의 공정 프로세스가 시스템 및 자동화돼 있다. 공정율을 수치화하고 불량율을 0.01%라도 낮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의사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기도 한다. 반면에 건설 현장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노동력이다. 많은 과정이 수동으로 진행되며 시스템과 데이터는 늘 부재했다. 

변우철 CDO는 건설 기업에 데이터나 시스템이 없다는 편견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답했다. 실제로 변 CDO가 DL이앤씨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67개의 방대한 업무시스템이 존재했다. DL 이앤씨를 비롯한 주요 건설 기업은 20년 전부터 PMIS(Project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등 공사, 원가, 공정, 외주, 구매, 품질, 안전 등 영역에서 건설업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또한 10년 전부터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도입하여 설계 및 시공에 적용하고 있으며, IoT 센싱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DL이앤씨의 경우 IT 인프라는 어느정도 구축해놓았으나 데이터 통합 혹은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산재해 있는 상태였고, 자연스레 ‘데이터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었다. 그때 변우철 CDO가 영입됐다.

2021년 9월 DL이앤씨에 합류한 변우철 CDO는 분리된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2021년만해도 DL 이앤씨의 67개 시스템은 부서, 사업부, 솔루션 별로 데이터 사일로가 발생했다. 전사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충분히 데이터가 활용되지 못했다. 더욱이 시스템 내 디지털 데이터와는 별도로 개인화된 아날로그 데이터도 산재해 있어 데이터 불일치가 발생했다.

변우철 CDO는 이때 ‘보여 주기식’ 성과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 통합을 원하지 않았다. 임직원에게 실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데이터 플랫폼 ‘디레이크(DLake)’이다. ‘DL이앤씨의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라는 뜻이다.

DL이앤씨는 디레이크를 통해 산재돼 있던 67개 업무 시스템의 데이터를 한 공간에 모으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32개의 업무 시스템 데이터가 통합됐다. 직원 누구나 권한을 얻으면 고객, 상품, 설계, BIM, 시공, 외주계약, 품질, 안전 등 전 영역의 시스템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거 DL이앤씨 협력사의 계약, 공사내역, 기성집행, 품질 및 안전관리 현황 등의 데이터는 개별적인 시스템 속에 존재했다. 산재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의 시스템 담당자에게 문의해 데이터를 일일이 확보해야 했다. 이제 바뀐 시스템을 통해 임직원은 협력사명을 검색하면 계약현황부터 품질관리 현황까지 모두 연결된 정보로 디레이크 내에서 확인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팔란티어의 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Foundry)’를 활용했다. 하둡이나 전통적 ERP 벤더의 솔루션이 아닌 파운드리를 선택한 이유는 데이터 통합 기능인 ‘온톨리지 (Ontology)’ 때문이었다. 좀더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보자.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때 기술 임원은 하둡 혹은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도 한다. 문제는 해당 기술은 현업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없다는 부분이다. 접근 권한도 제 각각이고 적어도 SQL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필요한 데이터를 보기 위해서는 IT 담당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구조다. IT 담당자가 업무가 많을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현업 사용자 입장에서 데이터 하나 보는데 짧게는 몇일에서 몇 주까지 기다린다면 데이터 활용도가 낮아질 것이다. 마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큰 도서관을 하나 만들었으니 필요한 정보는 알아서 꺼내 보라고 했는데, 전문 사서의 도움 없이는 필요한 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과 유사하다.” 
 
과거 DL이앤씨의 데이터 구조(왼쪽)과 바뀐 구조(오른쪽) ⓒDL이앤씨

현재 디레이크에서는 IT에 낯선 현업 사용자도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변우철 CDO의 비유를 빌리자면, 이제 누구나 사서 없이 책을 찾고 반납까지 하는 것으로, 직원이 직접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활용하는 문화를 구축한 것이다. 현업 직원들은 팔란티어에서 제공하는 로우코드 및 노우 코드 기능을 활용해 짧게는 2시간 길면 1주일 정도 학습하면 디레이크를 주요 기능들을 다룰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변우철 CDO는 “엑셀을 배우는 수준의 난이도이고 SQL 언어를 따로 쓰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변우철 CDO는 SasS 기반의 다수의 데이터 레이크 플랫폼 업체와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한 결과, 팔란티어의 파운드리가 데이터 속도와 확장성이 탁월하게 높았다고 설명했다. 팔란티어 파운드리는 원본 데이터를 복제(cloning)하는 과정에서 파일 크기를 70~80% 압축한다. 원본 데이터 값을 유실하지 않고 컬럼명을 일반 사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꾸고 오브젝트 데이터 세트를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연관된 데이터와 다시 조인하면서 데이터가 어디서 파생된 건지 일종의 데이터 족보가 자동으로 생성됐다. 

여기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리니지(Data Lineage)’라는 파인드리 툴로 데이터의 상관 관계를 알아내고 어떤 로직을 통해 변환됐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가 있었다. 이런 구조 하에 DL이앤씨의 현업 사용자는 한번의 클릭으로 모든 데이터셋들이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하고 있다.
 
DL이앤씨에서 팔란티어의 데이터 리니지(Data Lineage,데이터 족보) 화면 ⓒ 팔란티어&DL이앤씨

변우철 CDO가 디레이크를 구축할 때 기술적으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ELT(Extract, Load, Transform, 데이터를 추출(Extract), 변환(Transform), 적재(Load)하는 순서를 거친다는 뜻) 구조를 갖추는 것이었다. BW(Business Information Warehouse)같은 전통적 데이터 플랫폼이나 하둡은 대부분 ETL 방식을 추구한다. 

ETL은 변환 과정에서 특정 원칙에 따라 데이터를 형식과 유형을 바꾼다. 문제는 원칙을 합의하고 IT 담당자들이 시스템에 로직을 반영하는 시간이 필요 하기에 빠른 구축이 힘들다는 점이다. 반면에 ELT 모델은 데이터를 추출(Extract)한 다음에 적재(Load)하고 변환(Transform)한다. 일단 데이터를 다 저장하고 데이터를 변환하기 때문에 속도가 훨씬 빨라지며 필요시 데이터 칼럼의 확장도 기존 대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쓰임새 있는 앱으로 모은 현장 데이터
DL이엔씨는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 외에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추가 확보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여전히 협력업체 및 현장 작업자에게 구두 혹은 종이 문서로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소통 수단도 문자, 메일,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을 산발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다 보니 업무 데이터가 남지 않고 휘발되는 단점이 발생한다.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건설 기업에서 자주 도입하는 해결책은 별도의 현장관리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었다. 다만 자체적으로 만든 어플리케션은 통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만들어져 시간이 지나면서 활용도가 떨어진다. 특히 현장 작업자가 건설사에서 만든 관리 어플리케이션을 제대로 설치했는지 파악하기 힘들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였다.

DL이앤씨는 기존 해결책에서 벗어나 한국인에게 익숙한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해 현장의 소통 플랫폼 ‘어깨동무M’을 개발했다. 2022년부터 활용되는 어깨동무M은 현장 작업자의 주요 업무 관련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3월에는 어깨동무M에 입주 아파트의 AS 작업관리 채널을 추가했다. 업데이트된 어깨동무M으로 과거 관리자와 근로자가 서면으로 하자 관련 AS 처리 사항을 주고받았던 사항을 디저털화하고 있다. 변우철 CDO는 “기존 AS 처리 시스템에선 고객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A/S가 완료 후에도 서면으로 확인 서명을 받으면서 고객 만족도 및 건의사항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었다. 새로운 시스템은 일련의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고객응대 속도도 높이고 주요 데이터도 디지털화 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70점 MVP’ 및 ‘PPT 없는 보고’로 구현한 애자일 문화
약 6개월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디레이크는 전 직원 약 4,500여명을 대상으로 2022년 6월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DAU(일 평균 접속자) 80여명, MAU(월 평균 접속자) 130여명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올 7월 기준으로는 DAU가 550여명, MAU는 1,900여명에 달해 약 일년 동안 DAU기준 약 7배, MAU기준 약 14배의 사용자 증가했다. 현재도 매월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업에서도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BIM 3D 도면 각 객체 기준으로 공사 내역 데이터를 연결하여 공사 진행에 필요한 물량과 원가를 예측하는데 활용해 과거 견적 산출에 30일 이상이 소요되었다면 현재는 3일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신 공사 지침 사항을 디지털화하여 BIM과 연결함으로써 각 시공 부위별로 클릭만 하면 주요 지침 사항이 디레이크에서 바로 확인 가능해졌다. 지침사항도 1년 단위의 개정하지 않고 이제 수시로 변경 및 반영할 수 있어 품질 오류를 즉시 수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책자나 인쇄물을 만드는 비용 절감 및 주요 기술 자료의 외부 유출 차단이라는 보안의 효과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 변우철 CDO는 문화를 바꾸는 데도 투자했다. 현재 변우철 CDO는 20여명의 도메인 전문가 및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엔지니어와 함께 일하고 있다. 여기에 사내 시스템 유지 보수를 하는 IT 인력 80여명도 관리하고 있다. 이때 변우철 CDO는 건설 업계에서 자주 도입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을 지양한다. 변수 발생 시 유연성이 떨어지며, 기존 일정을 맞추는 자체가 최종 목표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보다 빠르고 정확한 성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100점짜리 완성품이 아닌 70점짜리 MVP 결과물을 빠르게 가져오라고 팀원들을 독려한다.

“1년 걸린 100점짜리 결과물이 사용자의 관점에서 100점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에 1달만에 만들어낸 70점짜리 MVP 결과물을 만들어서 빠르게 현장에 적용하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부족한 30점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빠르게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몇 개월 만에 더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온다. 처음엔 팀원들이 이런 방식을 어색해했다. 1년 동안 트레이닝을 거치고 결과물이 좋게 나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팀원들도 신뢰하고 애자일 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변우철 CDO는 대기업에서 애자일 문화를 성공적으로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로 ‘제대로 된 MVP를 구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가령 큰 프로젝트를 기계적으로 쪼개서 MVP라고 정의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특정 MVP가 실패하면 다른 MVP에도 바로 영향을 주고 그로 인해 검토 시간이 길어지며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변우철 CDO는 보고 방식에도 변화를 주었다. 변우철 CDO는 임원이 으레 요구하는 PPT 보고도 받지 않는다. 여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현재 우리 팀은 과제 40여 개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각 과제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1주 혹은 2주 단위로 검토되고 그 안에 해결책을 찾는다. 그렇게 바로 의사결정을 하고 결과물을 적용하고 논의한다. 1~2주 안에 해결책이 안 나오는 문제라면 일단 중지시키고 다른 과제를 검토한다. 팀원들 입장에서 PPT 같은 보고서는 만들 시간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에게 직접 보고를 해야 할 경우 메일로 정리해서 보내라고 지시한다. 설명에 필요한 도식이 있으면 칠판이나 아이패드에 그려서 그냥 사진만 보내라고 요청한다. 팀원들이 과제의 본질적인 개선에 더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패자부활전 없는 임원직···혁신을 요구할 때 필요한 3가지
한 번의 실수 혹은 부족한 결과로 패자부활전 없이 바로 직장을 잃는 자리가 바로 임원직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같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는 불안감이 있기 마련이다. 많은 임원이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변우철 CDO 역시 그런 위태로운 임원직의 특징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 시대적 사명을 갖고 혁신을 이끄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과거 CIO나 CDO는 뒤에서 지원하거나 기술만 수동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맡곤 했다. 건설업은 이런 인식이 더욱 심하다. 굳이 'CIO/CDO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것이다. 다른 산업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새로운 기술 혁명이 급격히 이뤄지는데, 건설업만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산업 전체 발전에도 좋지 않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줘서 건설업 CDO/CIO도 주도적으로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 건설 산업 전체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두려움이 아예 없진 않지만 그런 장벽을 넘어서 결과를 만들 때 성취감과 보람도 매우 크다.” 

여느 기업에서도 그렇겠지만 아무리 훌륭한 임원도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우철 CDO는 기술 임원으로서 성과를 내는데 3가지 요인이 도움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첫번째가 ‘경영진의 의지’다. 회장, 부회장, CEO 등으로 대표되는 경영진이 혁신 의지가 있어야 동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DL그룹도 주요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혁신을 지지하고 있다. 변우철 CDO를 영입하고 CDO 직함을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낸 것도 경영진이었다.
 
변우철 DL이앤씨 CDO 겸 CIO ⓒ DL이앤씨 ⓒ DL이앤씨 

두 번째, 성과를 만들 수 있게 추진 조직이 필요하다. CIO 또는 CDO 혼자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변우철 CDO는 “팀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는데 경영진에서 업무를 지시할 경우 CIO는 부족한 조직역량을 메우기 위해 외부 벤더 업체에 의지해 과제를 수행한다. 이때 핵심 경쟁력이 예산의 규모로 귀결된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벤더에게 문제 인식부터 해결책까지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부 역량을 제대로 쌓을 기회가 사라진다. 혁신을 추구하는 기술 임원이라면 스스로 내부 역량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벤더가 아니라 자기 조직의 손안에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솔루션을 발굴할 수 있는 임원 스스로의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임원이니깐 기술을 몰라도 된다는 식으로 넘어거거나 솔루션 업체의 설명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스스로 치열하게 기술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우철 CDO도 팔란티어를 선택하기 전에 다양한 업체와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하며 기술의 적합성, 완성물까지 나오는 소요 시간, 예산을 다각도로 고려했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모든 기술을 직접 구축할 수 없으니 외부 솔루션의 옥석을 잘 가리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변우철 CDO가 관심을 두는 기술은 단연 생성형 AI다. 실제로 2023년 5월 DL이앤씨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해 챗GPT를 이용한 고객 응대 서비스 ‘디보이스(D-VOICE)’를 개발했다. 챗GPT가 들어간 디보이스는 전화 상담 내역을 텍스트로 변환해 주고 개인정보를 제외한 상담 내용을 약 1분안에 요약해 정리한다. 요약 내용은 디레이크 내 고객 데이터와 연결하여 고객 응대 담당자에게 바로 제공한다. 현업 담당자는 디보이스로 최근 상담 내용뿐만 아니라 고객의 주요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하고 고객의 요청 사항에 맞는 솔루션을 신속하게 찾아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앞으로도 변우철 CDO는 건설업에서 다소 모호했던 AI의 잠재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효용성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변우철 CDO는 “지금까지 구현한 변화와 혁신, 새로운 기술 및 시스템이 혹여나 추가적인 사일로를 만들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추구하는 진정한 DT의 방향은 디레이크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연결 및 통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jihyun_lee@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Sponsored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