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땐 쓰고 아낄 건 아끼고··· 슬기로운 ‘레거시 IT’ 관리법

헬스케어 기업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BCBSNC)의 CIO인 조 애버내시에게는 AIX에서 실행되는 오래된 IBM Db2 데이터베이스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었다. 그녀는 “현대 제품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고 너무 비싸며 기술을 제거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일단 Db2는 라이선스 비용 측면에서 부담스러웠다. 또한, 신원 및 액세스 관리가 골치를 아프게 했으며, AIX 지원 인력도 점점 더 찾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특히 높은 수준의 지원 서비스가 필요했다. 그녀는 “그러한 지원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뭔가 다른 것을 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기존 기술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결정하는 핵심은 투자 수익을 파악하는 데 있다. Db2에서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는 쉬운 일이 없다. 그녀는 “바로 해답이 나오는 문제들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다”라고 말했다.

포레스터의 부사장 겸 연구 책임자인 린다 아이비-로세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해 친숙하다. 그녀는 “많은 CIO가 ‘있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관리한다. ‘고장이 나지 않았다면 수리하지 말라’라는 격언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현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여전히 기술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의 CIO들이 레거시 IT를 다루는 사례들을 살펴본다.
 

UC 리버사이드의 기술 부채 비중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CIO 매튜 건클의 팀은 ERP 시스템을 오라클 퓨전 클라우드 파이낸셜로 마이그레이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 부채를 줄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건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학교의 회계 조직에만 90개의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이 있었다. 그것들은 PL/SQL 및 그레일스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구축돼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수십 년 전의 산출물이었고, 사용자 평가가 매우 좋지 않았으며, 현대 코딩 및 개발 패러다임을 따르지 않은 것들이었다. 해당 시스템에서 작업하고자 했던 개발자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신규 인력이 투입되면, 그들이 일정 수준의 업무능력에 도달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마이그레이션의 과정에서 그의 팀은 지원 애플리케이션 수를 30개로 줄였다.

비즈니스 크리티컬 기존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는 인재의 부족은 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며 노후화된 기술의 폐기를 고려해야 할 좋은 이유가 된다고 포레스터의 아이비-로세는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은행, 보험 및 보험 계리 고객들에게서 그와 같은 사례를 흔하다.

한편 코드 검토 절차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UC 리버사이드의 기존 패러다임에서 어떻게 작업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작업할 것인지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 팀은 처음에 애플리케이션을 재작성하는 데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중하게 코드를 검토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간소화함으로써 그들은 결국 일주일 만에 그것을 해낼 수 있었다.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미들웨어 조각을 제거할 수 있었다”라고 건클은 전했다.

기업은 현대화 과정에서 부채를 상환하고, 목적을 변경하고, 준수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다양한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건클은 자신의 경우 다른 기존 시스템은 업데이트할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포트란으로 작성된 기후 모델이 있었다. 건클은 “이를 재구축하는 것은 매우 비용 효율적이지 않으며, 모델 또는 모델에 대한 신뢰를 변화시키는 변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라고 전했다.

“또 사업적 이유가 있을지라도 기술 교체와 관련한 장기적 계획이 미비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라고 건클은 말했다. 그는 특히 SaaS와 관련해 “처음부터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기적인 검토는 약관의 변경 사항을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박스와의 스토리지 계약이 무제한에서 상한선이 있는 것으로 변경되었을 때 그랬다. 건클는 “경쟁 환경이 어디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은 이제 모든 IT시스템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연례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모든 것을 더 효과적으로 함께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상품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비-로세는 “기술을 다시 검토할 때 원하는 전략적 결과와 비즈니스 가치를 기술이 어떻게 그려내는지, 그리고 기술이 현대의 기능과 호환되지 않는지를 고려하라”라고 덧붙였다.

BCBSNC 단순함을 유지함
기술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 현업 부문을 납득시키기가 어려울 수 있다. 오래된 자산을 폐기하는 것과 부가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는 것 사이에는 긴장감이 있기 마련이라고 애버내시는 말했다. 
 

“현업 리더들은 종종 기술 리더들이 다루는 복잡성을 과소평가한다. 그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과장하거나 징징대는 것처럼 들리지 않게 그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우리가 단순성을 추구하는 이유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제품 및 서비스를 검토할 때 애버내시는 기술이 여전히 지리적, 설계,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및 장비의 단순성을 고려한다. 그녀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은 품질, 안정성, 가치, 민첩성, 인재 참여 및 보안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교체 측면의 다른 감안 요소로는 불합리한 가격 모델, 부적절한 지원 또는 불안정으로 인해 매우 어려워지는 포인트 솔루션, 중복 솔루션 또는 기술이 있다.

아이비-로세는 업데이트 및 리팩토링 여부와 시기에 대한 결정은 공급업체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으며 사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겨가면 검토 절차가 더 간단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 현대화 결정에는 데이터를 이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어떠한 변경도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등도 감안해야 한다. 또 SaaS를 사용하면 소유권과 통제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펴봐야 한다. 

그녀는 “아울러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운영, 아키텍처 및 인프라가 이러한 새로운 기능을 활용하도록 최적화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애버나시의 또 다른 과제는 기존 기술을 최대화할 것인지 아니면 한 벤더와의 관계를 확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BCBSNC는 세일즈포스를 사용하는데, 이 플랫폼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고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로우 코드 플랫폼이다. 애버내시는  “한편으로는 그것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반면, 벤더 종속이 커진다. 향후 AWS에서 저렴한 포인트 솔루션이 출시할 수도 있다. 세일즈포스는 더 비싸지만 모든 것을 하나의 플랫폼에 갖출 수 있다. 단순함이라는 요소도 감안해야 한다. 항상 절충관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애버내시는 또한 업데이트와 폐기만을 위한 연간 예산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내부적으로 테크놀로지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안전하며 비용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전략 중 하나는 가능하면 비즈니스 주기에 맞춰 주요한 업데이트와 폐기를 하는 것이다. 그녀는 “비즈니스 성과가 준수한 시점은 마이그레이션을 시작하자고 말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운영 비용이 더 낮아야 하고 ROI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기술은 당장 대체할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애버내시는 “어떤 것을 대체하는 데 예상되는 수익이 설득력이 없다면, 빠르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생애 주기가 끝났을 지라도 때로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 최선의 고장-수리 지원을 협상하거나, 타사 지원을 사용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코센티노는 전략적 기준을 따른다
때로는 강력한 신기능이 마이그레이션의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서피스 제조업체인 코센티노가 SAP의 S/4HANA로 이전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룹 CIO인 호세 로드리게스는 “변화에 대한 적절한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전략적 기준을 마련해놓고 있다. 기준은 다양하다. 회사의 전략, 기술 발전, 사용자 경험 또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주도될 수 있다. 다음 번 SAP S/4HANA로의 마이그레이션에서는 이러한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코센티노는 6개월마다 로드맵 검토를 수행해 비즈니스 전략과의 정렬을 확인한다. 또 공장의 IT 인프라는 36개월마다 교체된다. 꽤 공격적인 교체 주기에 해당한다. “우리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는 공장이고, 단 1분의 다운타임도 허용할 수 없다. 보다 새로운 장비를 사용하면 고장이 발생할 확률이 더 낮아진다”라고 그는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기존 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검토할 때 다음과 같은 8가지 핵심 기준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1.    특정 요구만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 그룹의 요구를 충족시키는가? 그는 “우리는 특정 시장을 위한 특정 솔루션보다 글로벌 솔루션을 우선시한다”라고 말했다.
2.    핵심 비즈니스 절차와 같은 회사의 노하우를 비즈니스 내부에 가지고 있는가?
3.    시장 동향에 부합하는가?
4.    최신 표준을 따르는가?
5.    경쟁 제품 또는 서비스만큼 빠르고 민첩한가? (때로는 속도와 민첩성이 다른 요소보다 더 중요하다.)
6.    표준 비즈니스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 표준 시장 애플리케이션인가?
7.    기업의 전략을 뒷받침하는가?
8.    기업의 클라우드 우선 전략에 부합하는가?

그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비즈니스 정렬이다. 이것은 우리의 전략, 시장, 비용 및 기술과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BSH 홈 어플라이언스
BHS 홈 어플라이언스의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베르케 메네클리는 정기적인 기존 기술 평가에 분석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모든 툴에 대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플랫폼에 비즈니스 기능을 기록하여 기능의 중첩을 탐지하기 위해 이러한 기능에 대한 포트폴리오 최적화 절차를 실행할 수 있다. 우리 정도 규모의 조직에는 1,000~2,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기능 분석은 기술을 폐기할지 교체할지 결정할 때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그는 또한 현재의 비즈니스 전략과 제품 또는 서비스가 기술 업데이트 주기 내에 적합한 위치도 고려한다. 요인에는 제품의 수명이 다했는지, 자산이 완전히 감가상각 되었는지, 투자 가치를 완전히 활용했는지 등이 포함된다. 모든 것이 일정에 따른다. 예컨대, 노트북과 데이터센터 장비는 4년마다 교체되고, 스마트폰은 3~4년마다 교체되며, 데이터 수집 장치는 공장에서 7년마다 교체된다.

그는 2년 또는 3년마다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검토 과정에서 라이선스 계약, 교체 비용 및 지속적인 반복 비용을 고려한다. 그는 “또한 대체품의 기능과 비용을 이해하기 위해 IDC와 가트너의 조사도 살펴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IT 투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메네클리의 전략은 최근에 변했다. “이전에는 연간 비용을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제는 전체 비용을 절감하는 최종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어떤 경우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래된 투자를 폐기할 수 있도록 구현을 가속화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재정 측면의 기준이다. 최신의 가장 훌륭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기준이 아니다. “이 기술로 몇 년을 더 보내는 것이 괜찮다면, 우리는 그렇게 한다”라고 메네클리는 말했다.

메네클리는 가령 맥북과 크롬북이 윈도우 노트북보다 수명이 긴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들 기기의 경우 길게는 7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더 나은 비즈니스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정요인
로드리게스는 정보 기술의 대체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비즈니스 전략과 일치하는지 여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다음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비용과 기술 상태를 살펴본다.
 

모든 조직은 연간 계획 및 예산 주기 동안 기존 기술을 검토해야 한다고 아이비-로세는 말했다. 그것이 표준 관행이다. 그녀는 “하지만 자본 비용을 정당화하거나 운영 비용 예산을 조정해야 할 때마다 검토를 다시 수행하고 기술 부채 논의를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한 부분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술 부채를 청산하는 것이 유일한 고려 사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메네클리는 지적했다. 또한 재무 및 기술 업데이트가 보장되는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대체 기술에 베팅하기 전에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UC 리버사이드의 건클은 덧붙였다. “모든 플랫폼에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가 무엇인지, 직원과 팀을 통해 의도적으로 해결하고 제어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매우 의도적이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조직의 약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유지하는 것이 최선책일 수도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애버내시는 “새로운 기술이 기대에 못 미치면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치가 느리게 결과를 내는 경우 얼마나 오래 투자할 것인가를 조기에 결정하라”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