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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스토리 | 황주현 교보정보통신 사장에게 듣는 ‘CIO 롱런 비결’

2011.08.04 박해정   |  CIO KR
황주현 교보정보통신 사장은 10년간 교보생명 CIO를 역임했고 2010년 교보정보통신으로 옮기면서 CEO가 됐다. 한 기업에서 10년 이상 CIO를 맡은 임원으로는 SC제일은행 현재명 부행장과 황 사장뿐일 만큼 국내에는 장수 CIO가 흔치 않다. CIO에서 CEO로 탈바꿈하면서 후배 CIO들에게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 황 사장을 만나서 어떻게 CIO로서 롱런할 수 있었는지 비결을 들어봤다.

CIO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자 황 사장은 “컴퓨터는 도구고 IT는 수단이며 주인공은 사람이다”라는 한 마디로 답했다. IT가 제 구실을 하려면, 리더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리더의 역할에 대해 주인의식과 의사소통이라고 강조했다. PM일 때나 CIO였을 때나 이 두 가지는 항상 중요한 이슈다”라고 덧붙였다.

CIO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황 사장은 연사로 나설 기회가 주어지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IT프로젝트는 신랑 신부가 결혼해 아기를 낳는 것처럼,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일이다. 갑도 연합군이고, 을도 연합군이다. IT와 현업은 문화가 다르다. 을도 을 밑 아래의 협력사인 병, 정이 있다. 문화가 다른 회사가 모여서 한 사람의 PM이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일생일대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바로 IT프로젝트다”라고 황 사장은 설명을 시작했다.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참여 인력이 많으면, 의사소통 경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그는 그간의 경험을 담아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IT와 현업간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그의 롱런 비결은 바로 “IT가 몸을 낮춰 고객을 섬기는 마음으로 일하라"는 것이다. 이 말을 다른 CIO들에게도 꼭 하고 싶다고.

그가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또 하나 강조한 것은 ‘현업의 언어로 대화하라’는 것이다. “IT사람들은 상대방이 알아듣거나 말거나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말하는 경향이 있다. 밉스(Mips)가 어떻고, 디도스 공격이 어떻고… 그렇게 되면 분명히 우리말이긴 한데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황 사장은 지적했다.

황 사장은 네트워크 트래픽를 현업에 설명할 때 고속도로 교통체증에 비유했다. 또한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와 연결된 도시를 공격하면, 고소도로 교통체증이 심화된다는 말로 디도스 공격을 설명했다. 황 사장은 “실생활에서 접하는 사례를 들어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그만의 소통 철학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약속을 지키고, 현업과의 관계에서도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내부 고객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현업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라”고 후배 CIO들에게 조언했다.

계획대로 모두 추진… 한 가지 아쉬워
CIO 시절, 계획했던 일들을 거의 다 추진했다고 말하는 황 사장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이라고 한다. 교보생명은 96년 4월 한국IBM과 10년 동안의 장기 인프라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황 사장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인프라 아웃소싱으로 운영하면서 지난 6년 동안 IT고정비를 변동비로 바꾸고 서비스 품질도 높였다.

황 사장은 “성공적으로 IT아웃소싱을 추진하려면, 갑과 을 모두 서로를 잘 이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프라 아웃소싱에서 기대효과를 달성했지만,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 도입을 보류한 이유에 대해 “아직 교보생명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켜줄 만한 IT서비스 회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황 사장은 말했다.

교보생명은 2009년 4월부터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을 시작할 계획으로 그 전에 2개 IT서비스 업체의 제안서를 받아 검토했으나 2008년 7월에 차세대시스템 이후, 다시 검토하기로 결정하고 업체 선정 작업을 중단했다.

1997년 7월 IT부장으로 입사해 2000년 CIO를 맡으면서 지난 10년 동안 교보생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가운데 그가 스스로 잘 했다고 꼽는 일은 ‘IT거버넌스 확립’이었다. IT거버넌스를 확립하면서 IT부서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당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본을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시기였으며 교보생명 역시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를 여러 번 받았다.

황 사장은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기업가치를 확인해야 자본에 참여 한다. 기업가치 확인에서 IT는 필수다. 교보생명은 2000년부터 신보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가치 혁신을 추진했으며 IT거버넌스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투자자들이 전문 컨설팅 회사, 회계법인 통해 실사를 한다. IT컨설팅 회사 참여 시켜서 한다. 우리에 대한 실사, 인터뷰 하면, 교보생명의 IT 경영체계, 시스템 구현 수준에 견줘 손색이 없다. 자부심을 갖는다. 사내 조직원들한테도 자부심을 갖게 한다”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IT거버넌스를 도입한 이후, 황 사장은 IT거버넌스 협의회 부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황 사장은 “IT거버넌스가 최근 2,3년 동안 시들해진 것은 제도를 뒷전에 놓고 툴만 고민했기 때문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사람이 먼저 움직여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수작업으로 안되는 부분에 툴을 도입해야 한다. CRM과 비슷하다. 순서가 바뀌면 개 발의 편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황 사장은 강조했다.  

역사 역(歷)자 아닌 힘 역(力)자를 기억한다
황 사장은 CEO보다 CIO로서의 시간이 더 길었지만 교보생명 CIO를 맡으면서 감사와 인사 업무를 병행하면서 현업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CIO로서 IT부서를 이끌고 IT프로젝트를 주도했던 경험이 현재 CEO에 크게 도움이 됐다”라고 그는 말했다.

교보정보통신의 모태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일본 보험사 합작회사 한국전산이다. 이 회사는1971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IT서비스회사였다. 삼성SDS가 탄생하면서 삼성생명의 지분을 교보생명이 인수했고 그 뒤 일본 보험사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사명을 한국전산에서 교보정보통신으로 바뀌었다.

90년대 말 직원 350명 직원, 매출 350억 원으로 SI업계 11위였던 교보정보통신은 리더십 부재로 문을 닫을 지경에 놓였다. 그 뒤 2년 임기를 못 채우고 떠난 CEO가 여럿이었다. 급기야 2003년 1월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고 직원이 80명으로 축소됐다. 2007년 중반 적자를 털고 자본잠식을 만회하면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계열사 IT서비스업체에 IT프로젝트를 몰아주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교보그룹은 다소 냉정했다. 교보그룹 계열사의 IT프로젝트에서 교보정보통신을 우선순위에 놓지 않고 늘 경쟁입찰을 통해 선택했다. 그 결과 교보생명의 IT프로젝트가 한국IBM, LG CNS 등에게 돌아간 적도 있다.

현재 교보생명은 임직원 200명, 매출 450억 원의 IT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5월 황 사장은 취임사에서 “교보정보통신은 IT서비스업으로 업종 등록 1호인 의미 있는 회사다. 그러나 세상은 역사 역(歷)자 아닌 힘 역(力)자를 중시한다. IT의 힘은 IT서비스 역량이다. 우리가 업계에서 고객이게 인정받는 IT서비스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에서 장수 CIO였던 황 사장이 교보정보통신 CEO를 맡은 지 1년이 조금 더 지났다. CEO가 된 이후 임직원들에게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한다”를 강조하며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고 있다. 황 사장은 “자격증이 실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  자격증 취득하면서 최대한 역량 높여 고객과 업계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CIO가 아닌 IT기업의 CEO로서 황 사장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황주현 사장은 ㈜대우의 시스템사업부, 조선일보 시스템부장을 거쳐 교보생명의 보험시스템부장을 지내다 2000년부터 10년 동안 교보생명 CIO를 맡았다. 2010년 교보정보통신 CEO가 됐다. 교보생명에서 CIO와 인력지원 실장, 교보리얼코 상임감사 등을 겸직하며 비IT 경력을 쌓았다. jenny_park@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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