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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광 칼럼 | 고잉컨선과 선도기업 쇠망사

2023.10.23 최형광  |  CIO KR
명시되지 않더라도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출범한 기업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을 가정하기에 기업을 고잉컨선(Going Concern, 영속기업)이라 부르기도 한다. 기업은 생명체가 아니지만 마치 인공생명체와 같이 진화하고 발전한다. 물론 생명주기를 마치면 세상에서 사라진다.

12월 20일, 도시바 상장폐지 예정
1875년 다나카 히사시게가 도쿄에서 다나카(田中)제작소로 설립한 기업은 도시바(Toshiba, 東京芝浦)로 발전한다. 올해로 약 148년의 역사를 지닌 회사다. 1959년에 TV와 전자레인지를 생산하고 1973년 일본 최초의 워드프로세서를 개발, 이후 원자력과 반도체 등으로 확장하며 혁신과 품질기반의 첨단 회사로 성장한다.

도시바는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세계 3대 하드디스크 제작사에 속하는 전자산업의 대표주자였다. 노트북 PC의 세계최초 상용화와 최초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 및 SW 워드프로세서 개발, POS시스템 출시 등을 이뤄낸 글로벌 첨단 회사였다.

그러나 2015년 분식회계가 적발되면서 이익의 과장에 대한 스캔들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의료장비 산업과 반도체 사업부 지분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되었다. 잘못된 회계부정과 전략적 실수로 주력 사업부 매각과 일부 사업부의 존속을 통해 간소화된 비즈니스를 이끌어 가고 있으나 쇠퇴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아래 [그림1]에서 선도기업의 쇠망비교를 볼 수 있다.


[그림1] 선도기업 쇠망 비교. 노키아, 코닥과 도시바는 대략 15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세계최초로 개발한 제품과 주력 시장, 쇠망 이유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볼 수 있다. 

화가의 시대에서 사진가의 시대로
1900년대로 진입하면서 화가의 시대에서 사진가의 시대로 전환된다. 그 동안 동서양 상류층은 자신들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 화가를 불렀고 초상화를 남겼다. 1888년에 설립된 코닥은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카메라인 브라우니를 출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소비자를 겨냥한 5.6cm 네모 모양의 브라우니 카메라는 1980년 대까지 생산되었고 시장을 선도했다.

코닥의 필름과 카메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했다. 소비자용 사진 시장이 열렸으며 인화 및 현상(Film Developing & Processing) 산업으로 발전했다. 가장 큰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출발한 코닥은 빠르게 성장한다. 한편 독일의 아그파는 1867년 설립되어 1889년 흑백필름을 1936년 컬러필름을 개발하며 시대를 함께 선도했다. 1995년 코닥의 기업가치는 133억 달러로 코카콜라, 맥도널드, IBM에 이어서 세계 4위를 달성했다. 현재 4개의 기업은 톱20 목록에서 볼 수 없다. 

코닥은 1975년 세계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다. 6년 후 1981년 소니(Sony)가 디지털카메라(Movica)를 발표한다. 그 후 캐논, 니콘, 소니와 파나소닉 등에서 디지털카메라를 시장에 출시하자 1994년에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한다. 후발 주자들은 혁신적인 전략과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에 진입하며 점유율을 잠식했다. 디지털 혁신으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놓친 코닥은 전통적인 영화산업에 투자를 확대하여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고 2012년 파산보호 신청을 하며 전성기를 마감한다. 독일 아그파는 2005년 파산 신청한다. [그림2]에서 쇠망의 5단계를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과 사진의 공유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필름 산업은 쇠퇴한다. 디지털 시대의 사진은 인화 현상(D&P)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저장과 공유는 디스크와 클라우드에서 담당한다. 사진을 저장하는 하드 디스크를 만들었던 도시바의 몰락도 역사의 아이러니다. 코닥은 2001년 사진공유 사이트를 인수한 바 있으나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2007년 애플이 만든 스마트폰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코닥과 노키아의 몰락은 가속화됐다.


[그림2] 기업 쇠망의 5단계. 노키아와 코닥은 기술과 시장지배력의 오만 또는 잘못된 판단에서 기회를 놓치고 탈출을 위한 대처에서 노키아는 잘못된 OS 선정과 대처, 코닥은 영화산업으로 시장 대응의 기회를 놓친다.

세계 최초, 시장 확신 또는 자만
핀란드는 550만 인구를 지닌 북유럽 국가다. 인구는 적지만 영토는 대한민국(ROK, South Korea)보다 3배 이상 넓다. 제지회사로 출발한 노키아는 타이어회사를 거처 무선통신 산업으로 변신한다. 휴대전화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한 바 있는(2007년) 노키아는 휴대전화 산업의 ‘넘사벽’과 초격차의 대명사였으며 삼성전자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세계최초의 차량용 휴대폰과 터치스크린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을 개발했고,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심비안’을 지닌 노키아는 시장의 급격한 전환에 느리게 반응했다. 뒤늦게 MS 운용체제 스마트폰 개발로 전환했으나 시장은 이미 iOS(애플)와 안드로이드(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노키아를 제치고 전세계 휴대폰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노키아는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B2B 통신산업에서 여전히 노키아와 경쟁 중이며 세계 스마트폰과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살펴본 선도 기업은 예전과 같은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지만 노키아는 B2B 통신산업에서, 코닥은 인쇄와 그래픽 산업에서 여러가지 서비스와 보유한 특허를 기반으로 여전히 전문적인 역량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성기보다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이 작은 회사로 남아 있다. 사례 중 두 기업의 쇠망은 내부의 기술 역량보다 외부의 시장 대응력에서 발생했고 한 기업은 내부의 운영역량에서 발생했다. 기업은 인공생명체로 수명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생명주기의 쇠망은 통찰력과 노력에 좌우될 뿐이다. 

* 최형광 교수(hk.choi@ssu.ac.kr)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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