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위대한 CIO의 특징에 대해 생각해보기

준수한 CIO와 위대한 CIO는 무엇이 다를까? 리더십 자질, 기술적 지식, 비즈니스 감각? 이들 모두?
 

성과, 리더십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목록이 나열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야구 스카우트들은 힘과, 타율, 수비, 송구, 주루 역량을 모두 갖춘 ‘5툴’ 선수를 탐색하곤 한다. 그렇다면 탁월한 CIO를 설명하는 그런 목록이 있을까? 있다면 그 목록은 얼마나 길까?

필자는 일단의 임원들에게 우수한 CIO를 잘 묘사하는 단어를 물어봤다. 응답을 알파벳 순서로 살펴보면, accountable, adaptable, curious, decisive, eloquent, empathetic, financially savvy, focused, hard-working, intelligent, improvisational, interdisciplinary, mindful, motivational, patient, practical, principled, strategic, thick-skinned, trusted, visionary 등이 있었다. 벌써 21가지에 이른다. 

리더십과 성과에 대한 탐구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랍지 않다. 그리스의 플루타르크(기원전 46년경 출생)는 그리스와 로마의 유명한 지도자들의 삶을 연구한 이후 "시민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먼저 유권자의 신뢰를 얻어야 했다"라는 결론을 내렸던 바 있다. (리더가 되는 방법: 현명한 리더십을 위한 고대 가이드 참조).

"구성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말을 풀어보면, 플루타르크가 말한 것은 무엇보다도 리더는 ‘따를 만해야 한다’(followable)는 뜻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단어가 목록에 추가될 수 있겠다.

영국 총리의 리더십 강점과 약점을 오랫동안 기록해온 앤서니 셸던은(존슨 10세: 내부 이야기) 리더를 팔로우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제 CIO에게 필요한 자질 목록에 ‘커뮤니케이터’도 오를 수 있겠다.

물론 훌륭한 커뮤니케이터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오늘날 메시지를 듣는 청중은 이야기의 진위와 실체도 들여다보곤 한다. 이미 정보기술 분야는 그린 워싱, AI 워싱, 프라이버시 워싱에 대한 이야기로 어수선하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이 청중 듣고자 하는 메시지(예: 지속가능성, 다양성, AI 역량 세트, 개인정보 보호 등)를 제작하고 전달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이야기를 영향력 있게 전달하려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대다.

피터 드러커는 "관리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 Management is doing things right; leadership is doing the right things.)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CIO의 성공과 관련된 또 다른 필수 단어는 ‘지식’이다. 관할하는 내부 IT 환경 뿐 아니라 지정학적-경제적 맥락, 내부 정치/문화적 역학 관계, 조직의 역량, 위험과 변화에 대한 욕구, 진화하고 있는 기술 가능성 및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것이다. 

UC 샌디에이고의 CIO이자 일반적인 CIO보다 최소 두 표준편차 이상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빈스 켈런는, “훌륭한 CIO란 IT 팀 구성과 기술 및 IT 아키텍처의 모든 측면을 깊이 있게 파악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라고 말했다. 

단 CIO에게 필요한 기술 지식의 영역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CIO는 데이터 관리, 인프라 및 운영, 통신 및 네트워크, 정보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와 같은 기술 측면의 기본 구성 요소를 우선 잘 알아야 한다. 20년 전의 CIO는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을 알아야 했지만, 오늘날에는 데이터가 중심을 꿰차고 있다. 

남다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CIO에게 필요한 지식 세트는 기술에 국한되지 않을 터다. 상황 인식, 조직/문화적 감각, 기회 식별 능력도 중요하다. 미우주사령부 사령관인 제임스 디킨슨 장군은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경쟁을 이해하고 경쟁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의미하는 상황 인식 역량”에 대해 강조했다. 내부 IT 리소스를 안정화하는 것과 동시에 CIO는 동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속 파악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정보관리학회(SIM)를 설립한 주역 중 한 명으로 IT 임원을 위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만든 딕 둘리는 "집단적 불확실성"(collective uncertainty)이라는 표현으로 미래 담론을 둘러싼 일반적인 불안감을 언급한 바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 엘리저 유드코프스키는 초인적으로 똑똑한 AI가 개발되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죽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AI 분야로 나아가는 CIO 다수는 똑똑한 AI가 인류에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양상이다. 

어느 시각이 맞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미래학자로서 필자는 탁월한 CIO의 진정한 비결은 더 나은 미래를 설명하는 내러티브를 힘을 합쳐 만들 수 있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CIO는 어떤 미래를 그려갈 지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성공적인 CIO를 설명하는 단어를 조사하던 중 네덜란드의 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의 통찰을 발견하고 놀랐다. 그에 따르면 정원사는 “땅에 그려질 수 있는 그림을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한다”. 또 정원사는 “한 식물이 다른 무엇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위대한 CIO를 설명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 Thornton A. May 는 연사이자 교육가,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미래학자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