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광 칼럼 |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떻게 성공하는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세상은 늘 새로움을 찾는다. 새로움은 차별화를 만드는 포인트다. 새로운 기술, 제품 또는 시장, 새로운 고객과 새로운 마케팅과 서비스로 시장은 분주히 움직인다.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떻게 성공하는 것일까?

아이디어의 탄생
아이디어의 탄생은 한사람의 발견 또는 발명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17세기 후반, 근대 과학의 출발에 기여한 아이작 뉴턴(Newton)은 1665년 미분을 개발하지만, 동시대 독일의 라이프니츠(Leibniz) 또한 미분학의 기초를 만들어 낸다. 둘의 미적분학의 수학적 기법 연구에서 표기법과 접근 방법은 달랐으나 유사한 결과를 만든다. 

누가 미적분학을 처음 발명했는지를 두고 ‘영국과 대륙’ 사이의 역사적 논란이 있었고, 과열된 논쟁은 1820년에 이르러서야 서로의 독립적 발견이 인정되고 두 사람은 동시 발견자로 기록됨으로써 마무리된다. 미적분은 현대 과학과 기술구현의 핵심 중 하나이며,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최적화를 구현하는 중요한 요소다.

에디슨이 발명했다는 전구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1808년, 영국의 화학자인 험프리 데비(Humphry Davy)는 탄소로 이루어진 막대가 촛불 4,000개 정도 밝기의 빛을 내는 최초의 백열전등 아크를 만든다. 1878년에 영국의 화학자며 물리학자인 조지프 윌슨 스완(Joseph Wilson Swan)도 진공으로 된 유리구 안에 탄소 필라멘트를 넣은 전구를 발명한다. 

1년 후, 1879년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은 필라멘트를 이용하여 40시간 이상 빛을 낼 수 있는 백열전구를 만든다. 또한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기, 만들어진 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선으로 흘려보내는 방법, 전선에 너무 많은 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는 방법 등을 함께 개발한다. [그림1]에서 전구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 발명자와 각 단계에서의 과제 및 사례를 볼 수 있다.


[그림1] 발명의 역피라미드. 발명의 역피라미드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 및 채택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발명의 세계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각 단계에 참여하는 사람은 줄어들게 된다. 

① 신기술의 초기 개념과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기여하는 광범위한 단계다. 여기에는 혁신가, 연구자, 초기의 열성팬들이 포함된다. ②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기술 개발과 구현이 시작되면서 참여하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게 된다. 이런 단계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기술과 자원이 요구된다. ③ 기술이 시장에서 관심을 갖게 되고 채택되고 기술의 광범위한 사용과 시장 확산을 위한 작업이 시작되면서 직접 참여하는 사람은 매우 적어진다. 결국은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갖춘 사람(편집광, the Paranoid)만이 각 단계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다중발견 또는 동시발명
1941년 독일의 콘라드 추제(Konrad Zuse)는 세계 최초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디지털 컴퓨터 Z3를 발명하며 현대적 범용 컴퓨터의 토대를 마련한다. Z3는 천공 테이프를 사용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었고, 부동소수점 연산 등 과학, 공학 계산에 적합했다.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은 1940년 대에 컴퓨터의 아키텍처인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입력과 출력 및 제어장치를 연구 및 제안하여 현대 컴퓨터의 이론적 표준 청사진을 제시한다. 

어떤 연구에 대한 다중발견(Multiple Discovery) 또는 동시발명(Simultaneous Invention)이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의 작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의 공유 없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유사한 결과를 만들거나 유사한 발견을 하게 됨을 말한다. 어쩌면 발견과 발명은 시대의 산물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학, 기술 및 기타 인간 활동 분야의 역사에서 종종 발생한다.

브레인스토밍과 다양성
앞서 역삼각형의 초기 단계에는 많은 개인이 아이디어 생성에 참여한다. [그림1]에서는 약 만 명에서 천 명이 유사한 아이디어를 가진다고 본다. 최종에서는 1명의 결과가 채택된다. 그러나 시작의 씨앗은 아이디어다. 결국 새로운 아디디어를 위해서 다양한 관점이 수렴되고 다양한 개념과 가능성이 탐구되어야 하기에 브레인스토밍은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전통적 사고에서 벗어나 틀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인 접근 방법과 탐색으로 아이디어를 찾는다면 구성원의 다양성(Diversity) 확보가 요구된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 지식 및 관점을 가진 구성원을 모아 의견을 수렴하고 협업을 촉진해야 한다. 다양성은 창의적인 풍부한 아이디어 풀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협업은 후속 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림2]는 아이디어의 제안과 기술적 및 상업적 성공 프로세스를 보여 주고 있다.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을 [그림1]의 단계와 비교하여 볼 수 있다.


[그림2] 아이디어의 제안, 기술적 및 상업적 성공 프로세스. 개선을 포함한 아이디어 단계에서 완성까지 성공확률을 계산한다면, 99.97%의 실패확률을 지닌다. 그렇지만 성공을 위한 출발점은 아이디어다. 아이디어의 성공에는 편집광적인 열정이 수반된다.

기술 인프라와 플랫폼 
전구의 개발에는 험프리 데이비와 스완을 포함한 여러 발명가의 공헌이 있었다. 그러나 에디슨은 전구만 발명한 것이 아니라 전체 전기 조명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용적이고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백열 전구를 발명하여 제조, 대량 생산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 후 에디슨은 미국 뉴저지의 멘로 공원에 전기 조명을 설치하고 제너럴 일렉트릭을 출범한다.

많은 아이디어와 발명은 기존의 지식이나 개념에 근거하고 있으나 때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들기도 한다. 에디슨의 전구와 기술시스템, 폰 노이만의 컴퓨터 범용구조, 아이폰이 만든 스마트폰 산업과 같은 성공적인 제품은 기술 인프라와 플랫폼으로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으로 기존 시장을 뒤흔들며 시장을 창출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업계의 성장을 지원하는 생태계, 표준 및 파트너십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 최형광 교수(hk.choi@ssu.ac.kr)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