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C가 화두?··· 업계 전문가 “관심은 많지만 내년까지 도입 어려울 것”

많은 기업이 AI PC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도, 실제 도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레스터 보고서에 따르면, AI PC이 가져올 혜택에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지만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이 없는 상태다. 포레스터는 보고서를 통해 PC 공급업체와 칩 제조업체가 최근 여러 박람회를 통해 AI PC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많은 기업이 AI PC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PC는 기업 사용자의 생산성, 비용 효율성, 보안을 강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AI PC로 애플리케이션을 로컬에서 처리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가 느린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로컬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덕에 데이터 침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엄격한 컴플라이언스를 요건을 준수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특징으로 데이터 관리하고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이 중요한 금융 및 의료 분야에서 AI PC가 주목받고 있다.

AI PC 도입의 과제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AI PC를 도입하는 데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앤드류 휴잇은 “CIO는 높은 비용,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혜택을 입증하기 어려운 점, AI 칩의 가용성 및 기기 호환성 문제 등 AI PC 구입과 관련해서 여러 장벽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AI PC에 대한 투자 수익률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인도의 위성TV 제공업체 디쉬TV의 CIO 아비섹 굽타는 ”기업 입장에서 와닿는 비즈니스 사용 사례는 대부분 ‘게임 또는 콘텐츠 제작’과 같은 틈새 시장으로 제한되어 있기에 전사적으로 AI PC를 도입하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한 굽타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AI PC는 소수다. 새로운 기술이니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없고 가격도 더 높다. 비싸고 충분한 사용 사례가 없다 보니 CIO가 AI PC를 바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생성형 AI 플랫폼 업체 코로버닷에이아이(CoRover.AI)의 CEO 안쿠시 사바르왈은 “기업들은 인상적인 하드웨어 사양을 넘어 의미 있고 측정 가능한 투자 수익률을 찾아야 한다”라며 “AI 플랫폼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발전은 실용적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늘어나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미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인 만큼, 이제는 범용적이고 획일적인 솔루션을 채택하기보다는 특정 디바이스와 산업에 맞는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래 전망과 기업의 준비 상태
기업의 AI PC 도입 준비는 주요 OS 업데이트 시기와 맞물릴 수 있다. 호환성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포레스터의 2023년 데이터에 따르면, 인프라 하드웨어 기술 의사 결정권자의 절반 이상이 회사에서 지급한 PC 중 50% 이하가 윈도우 11에서 실행된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AI PC 도입을 늦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2025년 10월로 예정된 윈도우 10의 지원 종료 시점은 AI PC의 채택이 증가하는 시기로 이어질 수 있다. 포레스터의 휴잇은 “기업은 최신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에 맞춰 하드웨어 교체를 진행할 것이며, NPU 기술에 최적화된 기기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휴잇은 급증하는 AI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2024년에 AI 플랫폼 예산이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 과정에서 AI PC 도입을 확산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더욱 의존하며 관련 비용을 늘리는 상황이기에 AI PC 투자를 늘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코로버닷에이아이의 사바르왈은 “향후 18개월이 AI PC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하드웨어를 구매하는데 끝나지 않고, 산업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향에 더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규모 LLM은 AI PC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학습시킬 수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스타트업이 이 기술을 도입하는 선구자가 될 것이다”라며 “칩 기술이 발전하고 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AI PC 구매가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전환점이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휴잇은 향후 더 높은 처리 능력을 갖춘 칩셋이 출시되면 제조 및 기술 중심 기업 같은 데이터 집약적인 분야에서 AI PC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의적인 작업과 데이터 과학을 결합하는 산업에서 특히 AI PC를 적극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언급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
AI PC 도입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면 클라우드 제공업체는 가격 모델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휴잇은 일부 처리는 클라우드에서 계속하고 다른 작업은 로컬 AI PC로 옮기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정으로 기업은 비용을 적절하게 투입하면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I PC가 보여준 잠재력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2024년에 계속 AI PC를 탐색하고 검토하는 수준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 단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더 많은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되면서 AI PC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AI PC가 기업 기술 생태계의 필수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은 전략적 계획에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