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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 분쟁|갈등 / 오픈소스

칼럼 | 하시코프의 라이선스 변경과 오픈소스의 본질

2023.08.21 Matt Asay  |  InfoWorld
필자는 지난 7월에 쓴 오픈소스 라이선스 환경의 변화에 대한 글에서 “오픈소스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몇몇 사람이 희망했거나 믿은 방식으로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는데, 이후 격한 반발이 이어졌다. 그런데 최근 하시코프(HashiCorp) 사례를 보면 그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었다. 
 
ⓒ Getty Image Bank

부연 설명을 하면, 하시코프는 테라폼(Terraform), 볼트(Vault)와 같은 인기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라이선스를 비즈니스 소스 라이선스(Business Source License: BSL)로 변경했다. 이유는 “순수한 오픈소스 모델과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커뮤니티의 노력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면서 실질적 기여는 돌려주지 않는 업체에 맞서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달리 말하면, 제품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무임승객을 차단할 수밖에 없고, 이 같은 무임승차는 '오픈소스 정신'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필자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기업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오픈소스 무임승객이다.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팀 오라일리가 2009년에 명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하시코프를 비롯한 “오픈소스 기업”이 하려는 것은 무임승차를 없애기보다는 기반 코드에 대한 투자 역량에 미치는 손해를 조금 줄이는 것이다. 지금부터 라이선스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닌 이유를 살펴보자. AWS와 같은 클라우드 업체가 전 세계 하시코프 사용 기업을 지원하며 자신의 이익을 늘리는 기회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하시, 너마저? 

과거 일래스틱(Elastic)이나 몽고DB(MongoDB)와 같은 기업이 라이선스를 변경할 때, 사람들은 돈을 위해 오픈소스를 이용하는 약탈적 이윤 추구 기업이라고 손쉽게 비판했다. 참고로 필자는 몽고DB에서 일하고 있지만, 몽고DB에서 일한 기간보다 훨씬 더 긴 20년 넘게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늘 피상적이고 다소 어리석다. 라이선스를 변경한 이유를 따져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드몽크(RedMonk)의 애널리스트 스티브 오그레디가 지적했듯이, 적어도 일래스틱의 경우는 라이선스 변경으로 이익을 얻었는지 확실치 않고 오히려 수익에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지만, 오그레디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공정하다.

사실 라이선스를 변경하는 것은 성장 전략을 짜는 데도 바쁜 상장 기업의 이사회에서 내려지는 중대한 의사 결정이다. 회사 성공의 토대가 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큰 일을 굳이 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전 AWS 엔지니어링 부문 임원인 팀 브레이의 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요약하면 그는 “AWS 엔지니어링은 개발도 하고 운영도 한다. 나는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즉, 이들이 집중하는 운영이 연 매출 800억 달러가 넘는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근간이다. AWS는 기업을 위해 “차별화에 기여하지 않는 힘든 인프라 관리 부담”을 제거한다는 명분 하에 리눅스, 마이SQL은 물론 거의 모든 인기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는 여러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운영 측면에서 이러한 성공은 해당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람들과 불화를 일으켰다. 브레이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무에서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뛰어난 자질을 갖추었다고 해서 반드시 운영에도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반대도 마찬가지다. AWS가 수익을 얻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대다수는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파트너 관계 측면에서 AWS의 태도가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AWS, 너마저? 

하시코프(또는 다른 업체)의 움직임에 연루된 클라우드 업체는 AWS만이 아니다. 그러나 AWS는 가장 큰 클라우드 업체이며, 스스로 정한 리더십 원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탓에 파트너 관계에 있어서 최악의 업체로 꼽혀왔다. 

몇 년 전 AWS는 뉴욕 타임스의 “오픈소스를 노천 채굴하다” 기사에서 주요 업체로 등장했다. 이 기사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거짓도 아니었다. 기업고객을 붙잡을 방법을 모색하던 제품 팀은 기업이 사용하지만 AWS의 운영 역량이 필요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를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면서 현금이나 코드로 기여하지 않는 관행이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간과했다. 결과적으로 기술 부채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AWS와 AWS의 기업고객이 공급망 위험에 노출됐다.

하시코프의 결정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현재 여러 기업 라이선스가 바뀌고 있고, 공급망 위험은 매일 더 명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는 매우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라이선스 변경은 클라우드 업체와 소프트웨어 제작자 간의 역학 관계 변화로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AWS는 물론 다른 클라우드 업체도 자신들이 사용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돈이나 코드를 기여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없다. 그건 오픈소스의 요구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AWS에서, 그리고 현재 AWS의 파트너에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에 따르면 하시코프 사례와 같은 라이선스 변경은 여전히 “소스 코드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면서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동시에 클라우드 업체가 유의미한 파트너십을 맺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이 파트너십은 기업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예컨대 몽고DB의 “유통기한이 지난 탈지유” 버전이 아닌 “전지유” 버전을 제공하도록 클라우드 업체를 압박하는 역할을 하므로 다시 개발자에게 도움이 된다.
 

이상과 현실

이런 이해관계의 변화에 대해 “그건 오픈소스가 아니야!”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개발자와 기업이 오픈소스로 눈을 돌렸을 때 가장 원하는 것, 즉 쉽게 무료로 좋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시코프는 “(라이선스를 변경한 이후에도) 최종 사용자는 하시코프와 경쟁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비상업적 및 상업적 용도로 계속해서 코드를 복사, 수정 및 재배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절대 다수의 기업은 기존대로 하시코프를 사용할 수 있고 하시코프의 훨씬 더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이것이 하시코프 라이선스 변경의 핵심이다. 본질적으로 이는 오픈소스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클라우드 업체를 독려해 그들의 기업고객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하도록 이끌 힘을 하시코프에 부여하는 것에 더 가깝다. 건강한 파트너 관계를 통해 개발 '우물'(하시코프)이 마를 위험 없이 기업 고객이 테라폼, 컨설(Consul), 베이그란트(Vagrant)와 같은 좋은 소프트웨어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오픈소스 이상향은 다르다. 이번 라이선스 변경은 하시코프와 개발자, 기업고객, 그리고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파트너까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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