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도구를 혁신 서비스로… 아브넷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가속화한 ‘디자인 허브’

전자 부품 유통 업체 아브넷(Avnet)는 ‘디자인 허브’라는 종합 포털을 제공해 혁신을 구현했다. 제품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을 위한 원스톱 상점이자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디자인 허브가 수행한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전자 부품 유통업체인 아브넷(Avnet)은 파운드리가 주관한 2023 CIO 100에서 수상한 기업이다.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기술과 신흥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작업을 진행하는 등 아브넷은 최근 차별화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아브넷의 디자인 허브(Design Hub)는 특히 내부 혁신을 잘 보여주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공급망 관리는 기업에서 핵심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여러 혼란을 겪으면서 공급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디에 영향을 주는지 많은 기업이 깨닫게 됐다. 아브넷 CIO인 막스 찬(Max Chan)에 따르면, 이런 상황을 겪으며 아브넷도 공급망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게 됐다.

디자인 허브가 등장하기 이전에 아브넷의 엔지니어들은 고립된 환경에서 고객을 위한 솔루션을 디자인해야 했다. 일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에는 핵심 부품을 선택한 다음 엔지니어 팀과 협력하여 주변 부품을 결정했다. 이때 커뮤니케이션 흐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찬은 “디자인 허브를 통해 고객이 디자인 프로세스에 참여하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깨달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원활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아브넷의 엔지니어들은 디자인 허브를 통해 디자인과 자재 명세서 받기, 가격 및 가용성 확인, 견적서 작성, 구매까지 모두 하나의 원활한 워크플로우에서 수행할 수 있었다.

간편한 제품 디자인
디자인 허브는 수천 개의 검증된 레퍼런스 디자인과 기술 계산기 그리고 툴을 제공한다. 따라서 고객들은 제품 디자인에 맞는 부품을 더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 허브는 단순히 사용 가능한 부품을 보여주는 목록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에게 필요한 딱 맞는 부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지원한 것이다.

아브넷의 미주 지역 및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담당 IT 부사장인 피터 로빈슨(Peter Robinson)은 이를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고 보고 있다. 로빈슨은 “부품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많은 고객들이 무엇이 가장 잘 맞는지 파악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작용하는 화이트보드, 캔버스가 개발되었다. 여기에서 고객들은 다양한 부품을 조합해보고 고유한 요구 사항에 가장 적합한 것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고객들은 아브넷 엔지니어에게 디자인 도움을 요청하거나 보드의 부품을 즉시 주문한 다음 프로토 타입을 제작할 수 있다. 

로빈슨은 “디자인 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임으로써 고객은 한두 개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 걸렸던 시간으로 이제는 20개, 30개의 디자인을 쉽게 시험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을 위한 혁신 주기를 가속화하여, 이를 통해 고객이 자체 디자인을 만들거나 레퍼런스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덧붙였다.

찬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통합하고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전체 보기를 제공하는 단일 창을 만드는 것이다. 찬은 “과거에는 엔지니어가 고객과 직접 대화하고 작업 방법을 보여주었지만, 이제 고객은 언제든지 디자인 허브에 액세스할 수 있다. 기존 레퍼런스 디자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거나 엔지니어와 온라인으로 공동 제작할 수 있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브넷에게 디자인 허브의 주요 이점은 부품 공급업체 정보를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재 명세서가 완성되면 자동으로 공급 업체에 통보하고 해당 부품을 주문할 수 있다. 이때 부품 목록이 있는 디자인 허브에서 장바구니까지 이동할 수 있었고, 원하는 공급 업체도 바로 선택할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높은 판매 이윤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내부에서 시작된 변화
로빈슨에 따르면 디자인 허브는 내부 도구로 시작되었다. 아브넷의 IT 경영진은 어떻게 디자인 허브를 고객들에게 바로 제공할 수 있을지 오래 논의했다. 로빈슨은 디자인에서 엔지니어링으로 연결되는 다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아브넷 엔지니어의 요구 사항에 효과적으로 작동했던 것을 비즈니스 고객에게 쉽게 확장할 수 없었다. 간단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셀프 서비스 툴을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아브넷은 고객들에게 원활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여 모든 것을 통합했다. 여기에서 그는 변화 관리가 매우 중요했다고 인정한다. 그는 “사내에서만 활용되던 도구를 이제는 다른 가치를 위해 외부에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내부팀에서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라며 “예전에는 엔지니어가 고객을 위해 전체 레퍼런스 디자인을 구성했다면, 이제는 고객을 돕고 조언하는 컨설팅 역할을 더 수행하고 있다. 고객이 디자인허브로 디자인 작업을 스스로 더 많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로빈슨은 디자인 허브가 다양하게 활용되어 한다고 보았다. 아브넷 비즈니스 환경 전반에 걸쳐 다른 사이트 및 플랫폼에 쉽게 배치할 수 있는 아이프레임(iframe)으로 구축되었다. 이러한 상호 운용성 및 통합 부품은 고객이 한 아브넷 사이트에서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여 부품 목록을 다른 비즈니스 장바구니로 옮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내부 리소스를 고객이 현재 사용하는 디자인 허브로 전환하는 데는 총 12개월이 걸렸다.

찬에 따르면 디자인 허브가 출시된 이후 긍정적인 고객 피드백과 채택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수많은 협업 성공 사례도 있었다. 찬은 “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엔지니어가 이러한 플랫폼에서 고객과 직접 작업할 수 있게 되면서 처리량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상호 작용은 아브넷이 보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비즈니스에 대한 고객의 의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로빈슨은 아브넷이 디자인에 참여함으로써 고객이 필요에 따라 올바른 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디자인에 관여하는 품목에서 더 나은 매출과 더 큰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한다. 로빈슨은 “디자인 허브는 어떤 부품이 인기 있고 어떤 부품이 인기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 계획에도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이는 업계 전반에 걸친 과잉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12개월 후에 이용할 수 없는 부품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디자인하려는 고객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찬은 디자인 허브를 구축한 경험을 다른 곳에 확장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찬은 “우리에게는 내부 엔지니어링 도구가 있었는데, 이를 그냥 클라우드에 넣으면 다른 장소에서 동일한 것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리프트 앤 시프트 프로젝트가 아닌 혁신 프로젝트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찬은 또한 이와 같은 이니셔티브가 단순히 IT 부서만의 노력으로 끝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로빈슨도 동의한다. 로빈슨은 “이런 프로젝트는 비즈니스 주도로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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