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성장'이 아니다··· 가트너 IT 지출 전망에서 정작 주목해야 할 동향

가트너의 2024년 IT 지출 전망에 따르면 IT 지출에서 IT 서비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CIO가 기업에 대한 자신의 가치 제안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가트너가 발표한 2024년 전 세계 IT 지출 전망의 주요 내용에는 꽤 놀라운 사실이 몇몇 담겨 있다. 올해 전체 IT 지출이 6.8% 증가하여 5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 성장률(3.3%)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그러나 CIO가 올해의 지출 전망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전체적인 규모나 증가율, 생성형 AI가 시장 확대에 기여하는 지 여부가 아니다. IT 서비스 부문이 사상 처음으로 지출 부문 1위로 올라섰고, 당분간은 그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며, CIO의 업무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사실이다.
  가트너의 수석 부사장 애널리스트인 존 데이비드 러브록에 따르면, IT 서비스의 지속적인 부상은 내부 IT의 가치 제안과 CIO의 역할에 대한 진화를 시시한다.
 

임대 대 구매
가트너에 따르면, 2024년에 IT 서비스 지출은 8.7% 증가하여 12.7%의 소프트웨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소프트웨어 부문은 당분간 정체가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2028년에는 소프트웨어가 정체 상태에 있는 통신 서비스 부문을 제치고 IT 지출 부문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데이터센터 시스템 지출은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IT 리더들이 클라우드 비용과 클라우드 ROI을 검토하면서 온프레미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는 클라우드 지출의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가트너의 러브록이 '클라우드 둔화'라고 부르는 현상과 관련성을 가진다. 

클라우드 지출은 2024년에도 19%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IaaS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데이터센터와 클라이언트 디바이스 지원은 축소될 전망이다. 이러한 IT 서비스 지출의 변화는 구매에서 임대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계속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러한 임대 대 구매 방정식의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는 인력 문제다. 러브록에 따르면 내부 IT 인재에 대한 지출에 대한 산업 전반의 평균 증가율은 약 3%다. 그러나 급여 인상률은 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러브록은 “전반적으로 CIO들은 매년 더 적은 수의 직원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럴 것으로 예상되며, 사실 향후 5년 동안 기본적으로 동일한 차트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한 웨비나에서 말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기업에나 나온 IT 전문가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IT 서비스 기업은 팬데믹 이후 자발적 퇴사율('대퇴사')을 장기 평균인 18% 이하로 회복했다. 러브록은 "그러나 기업의 퇴사율이 그다지 감소하지 않았다. IT 서비스 업계에 직원을 잃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공석이 남아 있다. 사실 2023년 경기 둔화의 원인 중 하나는 '이 모든 업무를 수행할 직원은 어디로 갔는가'와 관련됐던 바 있다”라고 말했다.

아웃소싱이 다시 부상
러브록은 기업들이 직원을 점점 더 고용하지 않는 동향이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애플리케이션 구현 및 관리형 서비스, 인프라 구현 및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지출 증가율이 몇 년 동안 내부 IT 인력 지출 증가율(위에서 언급한 3%)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는 설명이다. 

러브록은 "기업에서 IT 서비스 업체로 인력이 이동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관리형 서비스 제공업체가 상품화된 역할을 맡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동향이 조만간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기업에 속한 IT 전문가의 약 60%가 다른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리 서비스 영역의 상승세조차도 컨설턴트에 대한 지출 증가와 비교한 미미한 수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종에서 IT 업무 컨설팅에 대한 지출이 10~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5년 동안 동일한 기울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될까? 러브록은 "산업 내 인력보다 컨설턴트 수가 더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채용이 어려운 인재에 대한 요구 대부분이 컨설팅을 통해 충족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오늘날 많은 IT 책임자들에게 역할 변화를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CIO의 역할 변화
"CIO 업무의 진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은 CIO들에게 그리 분명하게 체감되지 않는 듯하다"라고 러브록은 말했다. 그에 따르면 CIO들은 여전히 과거에 나타났던 인재 시장의 변화가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원 채용이 재개되고, 이직률이 감소하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러브록은 "그러나 그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핵심 기술을 보유한 IT 직원이 원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CIO의 제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고객 지원부터 생성형 AI 구현에 이르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IT 서비스 및 컨설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CIO의 역할은 바뀔 전망이다.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원스톱 상점, 사내에서 개발된 프로젝트 및 제품을 감독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점점 더 이질적인 인재들이 수행하는 무수한 서비스를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개발하고, 비즈니스에 중요한 아젠다를 수립하며, 변화에 대한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현명한 CIO에게 계속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러브록은 ‘최고 조율 책임자’(orchestrator-in-chiefs)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4년에 훨씬 더 분명해지기 시작하여 2025년에 중요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의 말이 맞다면, 지금이 바로 그 전환을 시작해야 할 때일 수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