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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험난한 과제에 직면한 애플 비전 프로

2024.01.30 Scot Finnie  |  Computerworld
애플 비전 프로는 비싸고 투박하며, 배터리 수명은 2시간에 불과하고 주요 앱 지원도 부족하다. 하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이기도 하다.
 
ⓒ Apple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 그리고 애플 공간 컴퓨팅은 각각 다른 정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핵심 개념이 동일한 용어가 확산한다는 것은 이 제품 카테고리가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 정기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증강현실(라이브 뷰에 디지털 요소 추가)은 건축, 교육, 리테일, 산업 디자인 등 여러 수직적 사용 사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가상현실(완전 몰입형 가상 경험)의 경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부 성공을 거뒀다. 소비자 대상 제품의 경우, 최근에는 AR과 VR이 결합한 혼합현실 모델을 따르고 있다. 메타 오큘러스 퀘스트3와 애플 비전 프로가 대표적인 예다. 비전 프로의 사용자는 보다 몰입감 있는 경험과 카메라로 패스스루된 현실 세계 이미지의 디지털 표현 사이에서 강도를 조정할 수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아이폰 및 아이패드와 비교하는 것을 선호한다. 두 제품 모두 기존 카테고리를 재정의하고 광범위한 시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전 프로는 현재로선 엔터테인먼트에 최적화된 틈새 상품이다.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으로서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애플 워치도 초창기에는 그랬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마침내 성숙기에 접어들어 당초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비전 프로는 잘 디자인된 듯 보이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혁신이라기보단 진화에 가깝다. 메타 오큘러스 퀘스트3와 마찬가지로 배터리는 약 2시간만 작동할 수 있고, 헤드셋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설계상 단점도 있다. 배터리 팩을 연결해 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로 한 애플의 결정은 올바를 수 있지만, 이는 이동성을 제한할 수 있다.

그리고 가격 문제도 있다.

메타 퀘스트 제품군은 약 500달러라는 합리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3,500달러라는 높은 기본 가격이 책정된 비전 프로가 주류 소비 제품으로 성공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옵션과 액세서리의 가격도 비싸다. 비전 프로를 위한 보관 케이스가 필요한가? 애플에서 20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배터리 팩용 벨트 클립도 50달러다. 이 가격대라면 케이스와 클립이 기본으로 포함돼야 마땅할 것이다. 메모리, 애플케어+, 예비 배터리, 렌즈 등을 추가하면 1,200달러 또는 그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른 과제, 새로운 복병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그리고 잠재적으로 메타 및 구글 등 다른 업체들의 앱 지원 부족으로 인해 역풍을 맞고 있다.

비행기나 다른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영화를 재생하는 것은 비전 프로의 이상적인 용도다. 하지만 스트리밍 영화의 대표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앱을 통해서만 오프라인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하고 재생할 수 있으며 웹 브라우저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비전OS 앱 제작을 거절하고 아이패드와 아이폰 앱의 비전OS 호환 모드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와 유튜브 사용자는 비전 프로의 웹 브라우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분명 이상적인 경험이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콘텐츠 제공업체가 아이패드 및 아이폰 앱의 호환을 비활성화하기로 결정한다면 애플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분은 지난 19일 출시 후 곧바로 매진됐지만, 이는 사실상 개념 증명에 가깝다. 추후 앱 지원이 필요하다. 블룸버그 비디오에 의하면 2월 2일 정식 출시일까지 약 250~400개 앱이 비전OS에서 지원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부분 외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맥스토리닷컴은 46개 인기 앱과 해당 앱의 비전 프로 지원 현황에 대한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목록은 기본, 호환 모드 또는 ‘사용할 수 없음’으로 구분된다. 현재까지 전체 목록에서 기본 비전OS 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비전 프로 앱 스토어는 출시 전까지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내용이 곧 변경될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몇몇 구글 및 메타 앱이 아이패드와 아이폰 호환을 비활성화한 것으로 표시돼 있는데,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비전 프로 앱 개발을 거절했다고 해서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 우선 애플은 넷플릭스와 직접 경쟁하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를 보유하고 있다. 분석가 밍치 쿠오는 애플이 정식 출시일 이전까지 비전 프로를 약 16~18만 대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2억 6,000만 명과 유튜브의 월간 활성 사용자 27억 명에 비하면 이는 매우 적은 숫자다.

넷플릭스의 공동 CEO인 그렉 피터스는 지난 25일 스트라테커리와 인터뷰에서 비전 프로 시장의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비전 프로의 시장 규모는 너무 작아 대부분의 회원사들에게 비즈니스 관련성을 전달지 않는다. 우리는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 투자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비전 프로용 앱에 대한 투자를 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패드 앱을 비전 프로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적극적으로 비활성화했다.

또 다른 요인은 앱 외부에서 처리된 거래에 대해서도 27%에 달하는 앱 스토어 수수료를 부과하는 애플의 정책으로 인해 현재 많은 앱 제작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비전OS 앱 지원은 애플 내부의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애플 앱이 처음부터 비전 프로용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애플이 비전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100만 개의 앱’ 중 대부분은 기존 아이패드 또는 아이폰 앱의 호환 버전이다. 최상의 비전 프로 환경을 제공하려면 네이티브 앱이 필요하다.

결론
별도 배터리 팩과 피팅 액세서리를 갖춘 비전 프로는 다소 투박하고, 영화를 시청하기에 배터리 전력이 부족하며, 주요 스트리밍 동영상 콘텐츠 제공업체의 앱 지원이 미흡하고 비싸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에게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비전 프로가 아무리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최고의 혼합현실 헤드셋을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애써 왔다. 애플은 분명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개선과 가격 인하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제품명에 ‘프로’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도 추후 더 적은 수의 기술을 탑재하고 가격도 저렴한 후속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힘든 과제를 극복할 수 있다면 비전 프로는 성공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앱 지원 부족이 더 심해지면 비전 프로는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 Scot Finnie는 컴퓨터월드 전 편집장이다.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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