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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CIO가 IT 민첩성을 길러야 하는 이유

2011.11.04 Robin Johnson  |  CIO
오늘날 CIO의 역할은 과거와는 다르다. 데이터센터를 잘 관리하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성과 지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CIO들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최근 기업이 CIO의 실적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는 바로 민첩성이다. 그리고 IT 민첩성을 극대화하는 CIO의 역량을 무시하는 기업들은 시장 경쟁에서는 고전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민첩성을 설명해보겠다. 몇 년 전, 델은 델닷컴(Dell.com)의 지불 선택 항목에 새로운 지불 방식을 추가하고 싶어했다. 어려운 요구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사이트에 버튼 하나를 더 넣는 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버튼 하나만 추가하는 문제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 델은 지역별로 사업을 구성하고 있었고, 같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라도 지역마다 시스템이 달랐다. 따라서 지불 방식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변화를 줘야 했다. 즉 전세계적으로 5개 주문 관리 플랫폼과 7개 주문 입력 시스템을 동기화 해, 여러 지역의 델닷컴 사이트와 대략 10개의 각기 다른 고객 데이터베이스, 백엔드 재무 시스템으로 집어넣어야 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간단한' 요청을 도입하는데 약 1년이 소요될 수 있었다.

그 동안에 어떤 손해를 볼까? 기업의 IT 기반이 경쟁력을 제공하는 새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빠르게 흡수하지 못해 입게 되는 손해는 무엇인가? 이것이야말로 민첩성 부족으로 초래되는 손해다. 그리고 필자는 이를 '민첩성 세금'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이런 요청을 받은 지 몇 년이 지났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도처의 기업들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과거 팔아본 적이 없는 새로운 종류의 제품을 제공하고, 이를 임대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팔 필요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가장 먼저 지불 방식을 처리하는 과금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지불 시스템에서 고객 데이터베이스로의 인터페이스 작업해야 한다. 반복 매출을 인식할 수 있도록 재무 시스템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고, 또 전화 주문의 경우 사람이 주문 입력을 처리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새 제품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웹사이트에 일부 추가 파라미터(parameter)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에서만도 여러 곳의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그 수를 곱해야 필요한 작업의 수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웹사이트를 보유하게 된 이유는 뭘까? 기업이란 유기적으로 성장을 하기 때문이다. 새 지역을 추가하거나 새 회사를 인수할 때마다, 새 데이터센터의 새 서버 클러스터에 또 다른 사이트를 추가하게 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럽과 아시아에 몇 개 언어로 된 여러 사이트를 보유하게 된다. 각 사이트에 항목을 추가하려면 몇 달이 걸린다. 다른 지역에서 힘든 배치 과정을 마무리하기까지 남미 지역에는 신제품을 선보이지 못할 수 있다. 그 와중에 제품 개발 부서들은 새 후속 제품을 내놓는다.

이런 환경에서 CIO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부문의 요청을 충족하고, 이들을 계속 만족시켜야 한다. 이른바 '주문 인수(Order Taker)' IT 모델이다. CIO들은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위험과 기능 단절을 지적하는 것 외에는 다른 권한을 부여 받지 못한다. 잘해야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고, 잘못되면 효율성을 죽이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에게 부족한 민첩성을 달성하기란 어렵다. 시스템을 간소화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항에 대해 지역별 차이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수를 줄여야 한다. 서버를 가상화해야 한다. 간소화는 힘든 작업이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꼭 그래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 해로 미룰 수도 있다. 이후 새 지불 방법 항목을 추가하거나 새 제품을 전개하기 좋은 시대가 온다. 그렇지만 IT는 수익 차별화를 만들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선뜻 나서지 못한다.

IT가 민첩성을 높여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투자를 미룬다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 지연이 비효율을 키울 뿐이다. 기업 별로 새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도입한 후, 시스템에 대충 꿰 맞춰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새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나오자마자 즉시 수용할 수 있는 민첩한 시스템이 돼야 한다.

필자 회사의 웹사이트와 새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포함시키는 역량을 예로 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온라인은 기술과 비즈니스의 차이가 어느 정도까지 사라졌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해준다. 기술은 한때 비즈니스 기능을 촉진하는 하나의 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비즈니스의 모든 차원에 포함돼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기술이 구현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기술을 분리할 수 없다.

기술이 없는 온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라인 자체가 기술이다. 소셜 미디어도 그렇고, 웹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분 브랜드에 대한 대화를 감시하고 응답하는 여러분 기업의 노력도 그렇다. 마케팅에 없어서는 안 되는 거의 모든 기능들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고, 잠재 고객을 개발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등이다. 이 밖에도 많다. 영업과 서비스, 통신. 모두 기술과 연동돼 있다. 데이터센터는 말할 필요도 없다.

델이 몇 년 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깨달았을 때, 우리는 우리 서버에 8,00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중 상당수는 기능이 중복됐다. 델이 성장하면서, 각 부서들은 저마다 각자의 소프트웨어를 선택해, 지정 서버에 위치시켰다. 우리는 각 사업 부서들로 하여금 기준을 선택하도록 작업했고, 애플리케이션의 수를 2,200개 이하로 줄였다. 우리는 사용자 비밀번호 재설정, 클라이언트 시스템 리이미징(Reimaging), 서비스 데스크 프리-업 같은 프로세스들을 자동화했다. 더 중요한 사항에 중점을 두기 위해서였다.

델은  2만4,000개의 서버를 물리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상화를 통해 6,000개의 대형 서버를 줄였다. 우리의 환경은 데이터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가장 값비싼 스토리지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를 묶고 중복된 데이터를 제거해 스토리지 비용을 50% 줄일 수 있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고가의 유닉스 플랫폼에서 실행되고 있었다. 개방형 표준 플랫폼들이 5~10배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 우리는 연간 3억 달러 이상을 절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예산 전부를 유지보수보다는 혁신에 할당할 수 있게 됐다.

두말할 나위 없이,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늘리는 이런 작업들은 큰 도움이 됐다. 우선, 계획했던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됐다. 많은 기업들이 이른바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중이다. 하지만 필자는 제대로 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는 목표의 약 70%를 달성했다. 우리는 2012년 말까지는 시스템 표준화와 간소화 작업을 마무리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하지 않고 있다. 또 특정 변화와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구체적인 목표를 지정하고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델이 기업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모든 기술을 토대부터 합리화 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민첩성과 속도를 늘려줄 것이다. 그리고 속도 자체가 목표다.

속도가 목표라면, 여러분은 거기까지 도달하게 해주는 제대로 된 것들을 측정해야 한다. 많은 IT 리더들은 개발 일정과 제공하는 결과와 관련된 매트릭스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현업들은 출시 시기를 측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결과와 관련된 일정을 준수했는지, 언제 준수했는지는 마지막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IT는 전사적인 가치 흐름 창출에 목표를 둔다. 따라서 여러분이 묻고 대답해야 할 질문은 해당 프로젝트가 약속한 이익을 달성했는지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의 CIO들이라면 기술이 비즈니스를 상대로 갖는 역할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그 자체를 이해하고 구현해야 하는 이유다. 기술과 비즈니스는 같다.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에 많은 돈이 들 수 있지만, 민첩성 세금은 아주 비싸다. 따라서 이런 노력을 지연하는 것은 문제를 만들 뿐이다. 특히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시기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Robin Johnson는 델의 CIO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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