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양방향 번역도 가능”… 구글 픽셀 폴드 미리 살펴보기

삼성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로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해 왔다. 화웨이, 샤오미, 모토로라, 오포 등에서 잇따라 폴더블폰을 출시해 경쟁을 벌였지만, 서구권, 특히 북미에서 삼성을 견제할 만한 제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구글이 픽셀 폴드를 통해 삼성 중심의 폴더블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 한다. 
 

구글 픽셀 폴드는 지난해 8월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 Z 폴드 4보다 얇은 두께, 더 넓은 외부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삼성이 오는 7월 공개를 앞둔 갤럭시 Z 폴드 5를 통해 더 나은 하드웨어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픽셀 폴드가 주목받는 부분은 하드웨어 스펙이 아니다. 바로 브랜드다. 다시 말해 구글이 픽셀 폴드에 얼마나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디자인
구글 첫 번째 폴더블폰인 만큼 픽셀 폴드의 접이식 화면은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픽셀 폴드는 삼성 갤럭시 Z 플립 4와 모토로라 레이저 40에 적용된 수직 클램셸형 디자인 대신, 삼성 갤럭시 Z 폴드 4, 아너 매직 Vs 등과 같은 인폴딩 방식의 패블릿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픽셀 폴드의 내부 디스플레이로는 2208x1840 해상도의 7.6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120Hz의 고주사율을 지원한다.

픽셀 폴드의 공개 이후 호불호가 갈린 부분은 디스플레이의 베젤이다. 가장자리를 둘러싼 베젤이 갤럭시 Z 폴드 4에 비해 넓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삼성의 폴더블폰과는 다른 힌지 구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신 베젤에 카메라가 포함되어 있기에 노치나 펀치 홀이 화면을 방해하지 않는다. 가장자리 베젤이 오히려 휴대폰을 잡기 쉽게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외부의 5.8인치 디스플레이는 품질 면에서 내부 디스플레이와 거의 같다. 2092x1080 해상도의 OLED와 120Hz 고주사율을 지원하며, 고릴라글래스 빅터스 코팅을 탑재해 내구성을 높였다. 방수 등급은 갤럭시 Z 폴드 4와 동일한 IPX8 등급이다.

구글은 픽셀 폴드를 공개하면서 슬림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픽셀 폴드는 접었을 때 12.1mm, 펼쳤을 때 5.8mm로 경쟁 제품에 비해 얇은 두께로 제작됐다. 다만 무게는 283g으로 타 제품 대비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삼성 갤럭시 Z 폴드 4(263g)와 비교하면 20g 이상 무겁다.

픽셀 폴드의 본체에는 물방울 힌지가 적용됐다. 물방울 힌지는 폴더블 폰의 접히는 부분 화면을 물방울 모양으로 보존해 주름을 줄인다. 삼성이 폴더블폰에 채택해 온 U자 힌지와 달리 접었을 때 화면 사이의 빈틈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부품 가격이 높고 침수, 먼지 등 외부요인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제기됐기에,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다. 삼성도 물방울 힌지의 단점을 보완해 곧 공개할 갤럭시 Z 폴드 5에 적용할 예정이다.

픽셀 폴드의 뒷면에는 지난해 공개된 픽셀 7 프로와 유사한 카메라 바 디자인이 적용됐다. 픽셀 시리즈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되고 있는 카메라 바 디자인에는 트리플 후면 카메라가 탑재됐다. 색상은 포셀린(하얀색 계열)과 옵시디언(검은색 계열) 두 가지로 구성됐다.

프로세서 및 사양
픽셀 폴드는 12GB RAM이 기본으로 탑재됐으며, 내장 스토리지 용량은 256GB와 512GB 중 선택할 수 있다.

프로세서는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픽셀 7 프로와 동일한 텐서 G2 칩셋을 탑재했다. 퀄컴의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 gen 2보다 성능 벤치마크는 낮지만, 구글은 벤치마크 결과보다 머신러닝, AI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구글 발표에 따르면 텐서 G2 칩셋은 전작 대비 머신러닝 성능이 60%, 전력효율이 20% 향상됐다. 
 

카메라
픽셀 폴드의 후면 카메라는 3개의 렌즈로 구성됐다. 메인 카메라는 4,800만 화소에 조리개 값 f/1.7, 0.5인치 센서를 갖췄다. 5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1,080만 화소 초광각 렌즈, 1,080만 화소 망원 렌즈도 포함됐다.

외부 디스플레이가 있는 전면 커버에는 950만 화소의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내부 화면에는 f/2,0 조리개를 갖춘 800만 화소 셀피 카메라가 장착됐다.

배터리 및 충전
픽셀 폴드에는 4,821mA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구글에 따르면 지속시간은 24시간 이상이다. 

구글은 30W USB-C PD 충전기로 픽셀 폴드를 '고속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최대 충전 속도는 언급하지 않았다. 패키지에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휴대폰의 최대 충전 속도가 30W인지 그 이상인지는 추후 구체적인 사양이 공개돼야 알 수 있다.

픽셀 폴드의 무선 충전 규격은 국제 표준(Qi)을 지원하지만, 지원 속도와 전압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소프트웨어 및 업데이트
픽셀 폴드는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인 버전 13이 기본으로 설치된다. 

구글 측은 대화면 디스플레이에서 작동하도록 50개 이상 공식 앱을 최적화했으며, 스포티파이, 디즈니+, 왓츠앱 등 앱 개발자 파트너와 협력해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픽셀 폴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능도 눈에 띈다. 다른 픽셀 시리즈에도 적용되기는 했지만, 셀프 카메라를 통한 구글의 리얼 피부톤 보정 기술이 픽셀 폴드에 탑재됐다. 또한 탁상 모드를 활용한 천체 사진 촬영 기능, 두 개 화면을 활용한 실시간 양방향 번역은 모두 픽셀 폴드에서만 우선 접할 수 있다. 실시간 양방향 번역은 안드로이드 14 버전부터 지원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13을 기준으로 픽셀 폴드는 안드로이드 16까지 총 3번의 버전 업데이트와 5년간의 보안 패치를 지원받는다. 
 

픽셀 폴드의 가격과 출시 일정
픽셀 폴드의 가격은 저장 용량 256GB 기준 1,799달러(약 236만 원)로 삼성 갤럭시 Z 폴드 4 출시가와 동일하다. 512GB 모델의 경우 1,919달러(약 254만 원)다. 구글 스토어에서는 사전 구매자에게 픽셀 워치(약 45만 9000원)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픽셀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4개국에 출시되며, 주문 지연으로 7~8월 중 배송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구글이 아직 국내에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없기 때문에 픽셀 역시 국내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본 기사는 IDG 산하 미디어 중 하나인 테크하이브에 속한 도미닉 프레스턴 기자의 글을 기반으로 한다. yuseong_kim@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