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비전 프로부터 EU 규제까지’… 2024년 애플 전략 라운드업

새로운 하드웨어 출시는 당연하지만, 그 외에도 애플은 2024년 다양한 트렌드와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새 아이폰, 아이패드, 맥, 비전 프로와 여러 제품군에 걸쳐 개선 및 조정이 이뤄진 애플 하드웨어의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2024년 논의할 만한 애플의 트렌드와 전략은 무엇일까?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 비전 프로
“이것은 컴퓨터입니다. 커뮤니케이션 기기입니다.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경험입니다.” 이 3가지는 별개가 아니다. 3월 초(1~2주 앞서 발표될 수 있지만) 출시 예정인 애플의 비전 프로에 관한 이야기다. 구매력 있는 애플 고객, 개발자, 혼합 현실(MR) 헤드셋의 기능을 체험하려는 기업 IT 리더는 한발 앞서 애플의 비전 프로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대당 3,500달러에 달하는 가격으로 인해 비즈니스 사용자의 광범위한 활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직무에 먼저 도입된 후 다른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이러한 디바이스가 어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애플 리테일 스토어 밖에는 비전 프로를 다루는 전문가 주도 세션에 등록하려는 고객이 줄을 설 수도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 세션에 참석한 고객이 매장에서 에어팟 또는 잠재적으로 아이폰SE를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그리고 1세대 헤드셋이 시장에 확산되는 연말까지 새 아이폰, 맥, 아이패드 및 다양한 액세서리로 고객을 유혹할 것이다. 애플 루머 엔진(Apple Rumor Engine)이 ‘비전 프로 2’에 대한 추측을 쏟아내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공급망 가속화
새 아이패드와 소위 ‘간소화된’ 새 애플 태블릿 제품군의 출시 가능성은? 현재까지 이들 중 적어도 일부는 베트남에서 생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애플과 아이패드 파트너인 BYD는 베트남에서 아이패드를 생산하고 제품 개발 리소스를 배치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명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이 제품 생산의 지역적 다변화를 가속화함에 따라 내년에는 베트남, 태국, 인도 등에서 상당량의 하드웨어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매우 빠른 속도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아이폰 파트너들을 고려하면 그렇다.

내년 이맘때쯤은 애플의 5개년 계획도 시작한 지 몇 년이 흐르는 시점이다.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더 탄력적인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지역 확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으며, 이는 곧 계획의 실행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오픈 하우스
현재 추세대로라면 애플은 지금까지 울타리를 둘러 지켜왔던 것들을 2024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새 EU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가장 큰 앱스토어 시장(미국)에서의 비즈니스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제 변화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애플은 사업 운영 방식과 관련해 무수히 많은 조사에 직면해 있다. 선을 지키는 것보다 타협하는 것이 더 저렴한 시점이 올 것이다.

물론 애플이 EU와 타협하게 된다면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전 세계가 지켜볼 수 있다. 고객이 방문하는 매장이나 거래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더라도 애플은 고객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을까? 유럽의 iOS 개발자들은 부도덕한 개발자들을 제대로 규제하지 않는 모방 앱 시장으로 인해 사업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게 될까? 모바일 디바이스용 소프트웨어 판매의 편중이 심화되면 기업 고객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작은 질문과 큰 대답. 이제 시도해 보고 알아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결과가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 단지 앱스토어 수익을 좇는 이들의 숫자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고객은 더 많은 보안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억만장자들은 이득을 챙길 것이다. 애플 지원 팀은 남은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 유럽의 앱스토어 경제가 고용 기회를 계속 창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청력 건강
한 가지 작은 예측이 중요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 출시 에어팟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청기 기능이다. 이 기능이 어떻게 작동할지, 새 기기의 구매가 필요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이 기능이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보정될지, 단순히 보청기를 두고 온 사람들을 위해 적당히 유용한 도구가 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청력 관련 시장의 규모는 상당하다. 전 세계 보청기 시장은 약 75억 달러(2021년) 규모이며, 2026년에는 10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의 건강 팀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에어팟을 해당 시장에서 가장 개인화되고 잘 통합된 솔루션으로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노력하고 있을까?

애플이 애플워치용 새 건강 센서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2024년은 심장 건강, 피트니스, 청력 건강, 당뇨병에 중점을 두고 공중 보건을 지원하겠다는 CEO 팀 국의 약속이 실현되는 해일지도 모른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비전OS도 시각 건강 분야(지난해 약 1,699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미래의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왕좌 뒤에 숨은 전력(power)
성능이 매우 뛰어나면서도 저전력인 애플 실리콘 칩은 이제 모든 제품에 내장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애플의 비교적 최신 칩은 약 10억 개로 추산된다. 각 프로세서는 신경망 엔진, GPU 및 여러 개의 코어로 이뤄져 있다. 가령 포토샵을 실행하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M3 맥북 프로 제품군은 복잡한 렌더링과 동영상 편집을 빠르게 처리하고 새로운 데이터 분석 모델을 손쉽게 구축 및 배포할 수 있다. 애플 컴퓨터는 2026년쯤 2nm 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에는 애플이 기업 고객 및 일반 고객의 삶에 도움이 되는 보다 집중적인 머신 인텔리전스 솔루션을 공개해 ‘올해의 트렌드’로 불리는 생성형 AI에 대응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생성형 AI의 장점과 암호화, 익명성, 엣지 프로세스 운영의 프라이버시 및 보안을 결합하는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첫날부터 10억 명의 사용자가 사용할 수도 있다.

이것이 필자가 말하는 ‘뒤에서 이끄는 리더십’이다. 생태계는 갖춰져 있지만, 애플이 이를 제공할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노력 중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엔터프라이즈는 어떨까?
엔터프라이즈 중심 애플 전문가 대부분은 선언적 기기 관리(Declarative Device Management)를 쉽게 떠올린다. 이들은 안전한 관리형 디바이스의 미래는 암호가 필요 없고 엣지에서 디바이스 보안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애플은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탐구할 것이며, 2024년에는 디바이스 관리 공급업체가 보안, ID 및 네트워크 보안과 관련된 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시스템 확장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온디바이스 보안 모니터링 AI가 등장한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또한 다음 기업 업그레이드 시즌에 맥이 윈도우 PC를 대체하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동향이 관심을 이끌 것이다. 현재 미국 데스크톱 운영체제 시장은 윈도우가 55.42%를 차지하는 반면 맥은 33.24%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애플은 26.49%, 윈도우는 63.07%를 차지했다. 애플이 미국 이외의 지역, 특히 인도와 같이 급부상하는 신흥 시장에서 이러한 궤적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천천히 진행되고 있는 듯 보인다). 필자는 여기에 반대하지 않는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