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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HPE와 주니퍼의 ‘Why?’ 그리고 ‘Why not?’

2024.02.20 Tom Nolle  |  Network World
HPE가 주니퍼를 인수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주니퍼의 AI 네트워킹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더 야심찬 비전이 있을 수도 있다.
 
Image Credit : Getty Images Bank

여러 기업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하지만 ‘왜 HPE가 주니퍼를 인수할까?’라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은 곳은 없었다. 두 회사의 경쟁사 중에서도 없었고, 월스트리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두 회사의 직원들도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설명들은 세 가지 해석 중 하나인 경우가 많다. 하나는 격언에서 말하는 것처럼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저렴하게 운영될 수 있다"라는 전형적인 월스트리트의 관점일 수도 있다. 또는 미디어에서 흔히 분석하는 것처럼 "전체가 다른 부분을 필요로 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관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두 번째 관점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다. M&A를 통해 두 회사가 합쳐지면 많은 직원이 중복될 수 있기에 인력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하는 시각이다. 전략이나 제품 계획에 혁명적인 변화는 없다. 규모의 경제가 핵심이다. 그러나 통합은 일반적으로 가격 경쟁에 대한 대응책인 경우가 많다. 기껏해야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도 가능한 경우에 해당된다.

거래의 '이유'에 대한 나머지 두 시각은 공통된 기반을 공유한다. 단순한 운영 효율성을 거부하고 어떤 형태의 공존을 추구한다. 주니퍼가 HPE를 더 좋게 만들고, HPE가 주니퍼를 더 좋게 만들거나, 둘의 결합이 모두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옵션은 모두 추가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게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진짜 질문이며, 답은 두 가지뿐이다.

첫 번째는 간단하다. 주니퍼는 AI를 보유하고 있고 HPE는 이를 원한다는 것이다. 주니퍼가 가진 것은 AI만 아니기에 표면적으로는 다소 무리한 해석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기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또 이 점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는 복잡성이라는 거의 오래된 문제와 맞닿는다.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영역에는 모두 인적 오류, 보안 위험, 과도한 비용, 관성, 그리고 여타 다양한 운영 문제가 있다. 미스트 AI(Mist AI)에서 마비스 버추얼 네트워크 어시스턴트(Marvis Virtual Network Assistant)에 이르는 주니퍼의 AI는 기업에서 운영을 개선하기위한 도구로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니퍼의 앱스트라는 AI를 데이터센터로 확장하는 가상 데이터센터 개념이기에 HPE는 앱스트라를 통해 자사의 상품을 주니퍼 솔루션에 연결할 수 있다. 이것이 HPE가 원하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왜 HPE가 AI를 그저 구매한 것이 아닐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이 두 번째 대답과 맞닿아 있다: 그들에게 네트워크 장비도 원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 가지 가능성은 HPE가 주니퍼로부터 주니퍼 자체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상황이 이를 반증한다. 23년 4분기 중 회사의 네트워크 계획 및 조달에 있어 데이터센터 공급업체를 가장 크게 감안한다고 답한 기업 비율이 거의 90%에 달했다.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플랫폼 소프트웨어 및 미들웨어, 컴퓨팅 등이 모두 네트워크 문제 자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HPE가 이 점을 이해하고 영업/마케팅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사실 주니퍼보다 더 효과적으로 주니퍼 장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HPE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IT 벤더로서 더 큰 전략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데이터센터 요소가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상품화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영향력을 갖는 것과 비즈니스 사례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HPE는 IT 분야의 해묵은 영역을 참신한 영역으로 바꿔야 한다. 새로운 컴퓨팅을 정당화하고 더 많은 네트워킹을 요구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사례가 요구된다. 

이는 긴 가치 사슬을 따라가야 하는 작업이며, HPE나 주니퍼가 뚜렷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는 명확한 징후는 아직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 사례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대한 몇 가지 징후가 있으며, 이를 통해 HPE가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난 70년 동안 정보 기술에 대한 기업 지출이 GDP보다 빠르게 성장한 시기는 세 번 있었다. 첫 번째는 메인프레임 시대, 두 번째는 미니컴퓨터 시대, 마지막은 PC 시대였다. 일괄 컴퓨팅에서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 개인용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이뤄졌고, 각 단계마다 IT는 기업 내의 모든 직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제 논리적으로는 핫한 비즈니스 사례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무엇일까? 어쩌면 답은 간단하다: 실제 세계의 실시간 컴퓨팅을 통한 활동 역량 강화(Point of activity empowerment, through real-world, real-time computing)가 그것이다.

현실 세계에 대한 거대한 가상-메타버스 디지털 트윈을 상상해보라. 이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많은 작은 디지털 트윈, 즉 방, 건물, 마을, 도시로 이루어진 쌍둥이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해본다. 소비자와 직원 집단이 두 세계에 발을 딛고 있고, 가상 세계에 발을 딛고 있는 덕분에 업무 수행이나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필요한 시점에 바로 제공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생산성과 삶의 질 측면에서 얼마나 큰 가치를 전달할까? 

직원들이 카드에 판매 전표를 찍던 시대에서 실시간으로 입력하고 컴퓨터가 회사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네트워크 및 IT 운영이 더욱 복잡해졌다. 실제 세계와 연결된 디지털 트윈을 작동시키는 것이 얼마나 복잡할지 상상해보라.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가운데, 광범위한 운영 중단은 용납되기 어렵다. 초지능이 필요한 상황이다.

주니퍼가 갓 발표한 AI 네이티브 네트워킹처럼 AI로 뒷받침된 초지능이 필요하다. 주니퍼는 또한 범용 데이터센터 가상화 도구 인 앱스트라를 통해 컴퓨팅 문에 발을 들여 놓고 있으며, 이는 이제 회사의 AI 네이티브 네트워킹에도 포함되어 있다. 

AI 네이티브 네트워킹이 현재 네트워크/IT 운영에서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HPE 인수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HPE가 활동 시점 권한 강화(point-of-activity empowerment)를 추진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HPE와 주니퍼의 결합은 그 꿈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최근 시스코가 엔비디아와 시스코 네트워크에 AI를 도입하려 하는 움직임의 이유도 이것일 수 있다.

여기서 분명한 위험은 HPE와 주니퍼의 거래가 1년 동안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모든 경쟁업체는 합병된 회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PE와 주니퍼는 같은 해에 다른 경쟁사가 쉽게 대응할 수 없는 창의적인 작업을 위한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

꿈 꾸지 않는다면 실현할 수 없을 터다. 우리는 지금 HPE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주니퍼 인수를 위해 제시된 대부분의 명분이 약하다고 해서 HPE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HPE에 대한 IBM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실시간 기회(The real-world-real-time opportunity)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HPE는 실시간 기회(real-time opportunity)를 일찍 인식하지 못했고 주니퍼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전략과 분기별 보고서를 넘어 꿈을 꿀 수 있을까? 로버트 케네디가 한 말이 여기에 적절하다. "어떤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보고 '왜?"라고 묻지만, 나는 없는 것을 꿈꾸며 '왜 안 될까?"라고 묻는다."

HPE에게 말한다 ‘Why not?’

* Tom Nolle은 美 전략 컨설팅 회사 CIMI 코퍼레이션(CIMI Corporation)의 사장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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