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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 클라우드

칼럼 | 찻잔 속 태풍··· 레드햇을 향한 질타가 그들만의 목소리인 이유

2023.07.13 Matt Asay  |  InfoWorld
레드햇의 리눅스 시장 점유율을 진정 위협할 수 있는 존재는, 개발자가 실제 작업을 매우 쉽게 하도록 만드는 회사다.
 
ⓒ Pixabay


상업용 리눅스 영역에 어딘가 익숙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레드햇의 결정과 이로 인한 커뮤니티(그리고 몇몇 리눅스 벤더)의 반발 이야기다. 레드햇은 일부 기업들이 커뮤니티의 행태에 염증을 느낀 듯 보인다. 커뮤니티로 가장해 RHEL 클론을 만들고, 센트OS 코드에 편승하면서도 코드 한 줄, 돈 한 푼도 돌려주지 않는 기업들의 행태다. 누군가는 이를 프리로딩이라고도 표현했다. 필자 또한 다른 기업의 성과를 이용해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공급하면서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나쁜 아이디어라고 말한 바 있다.

-> 칼럼 | 센트OS 대안으로 또 다른 RHEL 클론을 선택해선 안 되는 이유

레드햇의 센트OS 지원 종료 결정이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몇몇 리눅스 벤더가 불만 목소리에 편승하려는 양상이다. 수세(SUSE)의 토마스 디 지아코모는 “이번 레드햇의 결정과 관련해, 수세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커뮤니티 전반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지아코모는 또 수세가 오픈소스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지 수백 단어에 걸쳐 언급했다. 반면 레드햇의 결정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었고, ‘커뮤니티 전반(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수세의 홍보 담당자는 “RHEL/센트OS 사용자와 넓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중대 발표를 앞두고 있다”라고 밝혔다(편집자 주: 수세는 13일 RHEL을 포크해 호환 배포판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픈소스 정신을 더욱 발전시킬 것을 약속한다’는 수세의 발언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 않다. RHEL을 향한 엔터프라이즈 구매자의 관심을 돌리려던 수십 년간의 시도만큼이나 말이다. 일부 리눅스 그룹은 IT 구매자들이 ‘오픈소스 정신’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레드햇의 가장 큰 경쟁자는 수세, 로키, 알마가 아니다. 아마도 기업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판매하는 AWS 같은 클라우드 벤더일 것이다. 기업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 즉 고민하거나 관리할 필요 없이 ‘그냥 작동’하는 리눅스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전에도 본 적이 있다
필자는 2000년대 초반 노벨(Novell)에서 근무할 때 유나이티드 리눅스(United Linux)의 일원이었다. 유나이티드 리눅스는 당시 레드햇의 인기를 견제하던 기업들(수세, 터보리눅스, 커넥티바, 칼데라 등)이 경쟁력 있는 공통 배포판 리눅스를 만들기 위해 결성한 집단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시도는 실패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시장은 협회가 만든 리눅스 배포판을 원하지 않았다. 업계 표준을 원했고, 그 표준 지위를 바로 레드햇이 차지했다”라고 쓴 바 있다.

2023년으로 시간을 돌려본다. 이제 유나이티드 리눅스의 부활을 언급하는 이는 없지만, 센트OS는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RHEL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어떤 면에서 유나이티드 리눅스는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로키와 알마 리눅스 뒤에서 별다른 기여 없이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몇몇 기업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가능성이 사라졌고, 이들 기업은 레드햇의 제품을 계속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걱정하고 있다. 로키 리눅스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그들은 ‘멋진 신세계’라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글을 사용했다(개인적으로 그들이 그 책을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 멋진 신세계는 밝은 미래를 그려내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센트OS를 레드햇이 아니라 ‘커뮤니티가 만들었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전할 나쁜 소식이 있다.

그렇다. 레드햇이 회사 외부의 커뮤니티 개발자들이 쏟는 노력에 의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리눅스 커널용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개발자를 상당수 고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게 레드햇의 사업 방식이다. 레드햇이 출시한 리눅스 빌드는 ‘커뮤니티의 제품’이 아니라 레드햇의 제품이 된다. 고객도 이를 인지하고 RHEL을 구매한다. 일반 리눅스를 원한다면 수백 가지 버전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고객들은 RHEL을 원한다.

2007년 노벨이 레드햇에 대한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했을 때(다른 말로 레드햇 경쟁 업체들이 고객을 더 쉽게 확보하도록 하고자 할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리눅스는 그룹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 더 많은 경쟁자가 필요할 뿐이다. 오라클조차도 치열하게 경쟁할 자존심을 갖고 있다. 2등 지위에 유리한 상호 운용성을 구걸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 글을 다시 읽으면서 두 가지를 깨달았다. a) 필자의 글은 다분히 비난조였다. b) 리눅스 분야의 경쟁 업체들이 레드햇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칙에 따르게 하려고 시도한 지 수십 년째다.

응원할 만한 기업들도 있다. 납득할 만한 원칙에 따라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를테면 AWS가 그렇다.

‘차별화되지 않은’ 리눅스 관리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퍼블릭 클라우드 공급 업체들을 응원할 구석은 또 있다. 이들은 리눅스 커널에 공급되는 동일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크게 투자한다. 이를 통해 관련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레드햇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 필자가 AWS에서 근무할 때, 개발자를 대상으로 오픈소스와 관련해 클라우드 벤더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블라인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1위 응답은 다음과 같았다.

“선호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쉽게 사용하는 것.”

개발자들은 리눅스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그냥 작동되기를 원했다. AWS 측의 표현을 빌리자면, 클라우드 벤더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관리해 줌으로써 ‘차별화되지 않은 힘든 일(Undifferentiated heavy lifting)’을 대신 수행하기를 원했다. ‘오픈소스의 정신을 지켜줄 사람’을 원한 것이 아니라 오픈소스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곳이 필요했다. 센트OS가 그랬듯 오픈소스에 대한 열광 대부분은 ‘코드 수정의 자유’보다 코드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에 있었다. 클라우드는 오픈소스가 개발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몇몇 핵심 이유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레드햇의 자리를 넘볼 가능성이 있는 벤더를 찾는다면 로키, 알마, 수세 너머를 볼 필요가 있다. 개발자가 리눅스를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는 클라우드 벤더뿐만 아니라 오라클, 캐노니컬(우분투)과 같은 기업도 포함된다. 이 기업들은 모두 리눅스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 크게 투자해 왔다. 클라우드 벤더가 레거시 벤더를 대체하는 현상은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레드햇이 RHEL을 쉽게 복제하는 기능을 차단했다는 사실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잘못된 것에 집중해 요점을 놓치고 있다. 올바른 것은 개발자를 제대로 지원할 방법을 찾는 것이며, 라이선스가 아니라 클라우드 편의성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 Matt Asay는 몽고DB의 개발자 관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본 글은 몽고DB의 입장이 아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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