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길베인의 모듈형 IT 아키텍처 여정

건설 대기업 길베인(Gilbane)의 CDIO 카렌 히긴스-카터가 레거시 시스템에서 컴포저블 아키텍처로의 전환 여정에 대해 설명했다.
 

길베인은 약 65억 달러 규모의 비상장 부동산 개발 및 건설 기업이다. 1870년 창업 이래 가족 소유로 운영돼 왔으며, 현재는 6세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웹스터 은행의 CIO였던 카렌 히긴스-카터는 1년 전 길베인에 CDIO로 합류해 153년 역사의 길베인을 디지털로 혁신하는 임무를 맡았다. 히긴스-카터는 “길베인은 변혁이 시급한 산업에 속해 있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른 산업은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건설업의 비즈니스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히긴스-카터에게 건설업은 디지털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는 분야다. 건물이나 다리는 물리적 제품이지만 가상 설계 및 시공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도 구현할 수 있으며, 자동화를 통해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방식의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간소화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길베인의 경영진은 IT, 디지털, 데이터를 각기 다른 리더십 역할로 나누는 대신 처음으로 혁신 팀을 한 명의 리더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히긴스-카터는 “이 직책은 혁신, 디지털 기술, AI, 분석, 사이버 보안 및 IT를 책임지는 단일 임원이다. 내가 보기에 이러한 역할을 분리한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비용, 갈등 등 부차적인 문제로 다시 통합하고 있는 듯하다. 길베인은 단일 임원 구조가 데이터와 기술 리소스를 한데 모아 혁신을 주도하고 투자 자본에 대한 실질적인 수익을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가치 효율화
히긴스-카터와 그 팀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 전체에 4가지 가치 흐름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RFP에서 프로젝트 수주까지, 건설 전, 건설 과정, 그리고 채용에서 퇴직까지다. 그녀는 “앞의 3가지 가치 흐름은 운영과 관련되며 고객이 가치의 수혜자다. 하지만 길베인은 인력 사업을 하기 때문에 채용부터 퇴직까지를 포함시켰다. 사람이 건물을 짓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건설 가치 흐름을 예로 들자면, 길베인은 건물을 디지털로 구현하고 건설 작업의 수명 주기 전체와 진행 중인 시설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가상 설계 및 시공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 대상
길베인의 IT 팀은 대규모 언어 모드 실험 등 분석 및 AI에 투자해 프로젝트 팀이 각자 역할 수행에 필요한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히긴스-카터는 “건설 분야에서 우리 팀이 관리하는 공사는 한 번에 수백 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된다. 분석 기능을 통해 잠재 위험을 식별해 프로젝트를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고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상 모델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데이터 피드를 자동화하기 위해 길베인은 로봇 공학에도 투자하고 있다. 히긴스-카터는 “사진 및 동영상으로 기록된 작업 내용을 확인하고 하청업체에 자동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 솔루션은 잘 설계된 모듈형 플랫폼 서비스 기반 없이는 확장하기 어렵다. 이를 인식한 히긴스-카터는 맞춤형 패키지 방식의 소프트웨어 세트에서 보다 현대적인 아키텍처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그녀는 “하나의 업무에서 얻은 이점을 여러 업무로 확장하는 것이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와 통합을 기반으로 하는 올바른 플랫폼 기능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히킨스-카터는 콘웨이 법칙(Conway Rule)을 인용했다. 이는 “조직이 만드는 시스템의 설계가 조직의 의사소통 구조를 닮는다”라는 의미다. 그녀는 “당시 필요에 따라 선택된 일련의 맞춤형 솔루션이 있는 아키텍처에 들어갔다. 한동안은 충분히 잘 작동했지만, 결국 많은 중복과 맞춤화된 워크플로우를 낳아 확장이 쉽지 않았다. 길베인의 IT 팀은 매우 능동적이고 고객 중심적이다. 이러한 의도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키텍처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IT 수준 향상
길베인의 아키텍처를 현대화하기 위해 히긴스-카터는 혁신과 기술을 회사의 핵심 전략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CIO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IT를 비용에서 가치로 전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히긴스-카터는 경영진이 새로운 아키텍처 투자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MIT의 CISR 그룹, 특히 플랫폼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다룬 스테파니 워너너의 연구를 활용했다.

그녀는 “스테파니의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뿐만 아니라 길베인처럼 모듈형 아키텍처와 컴포저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갖춘 모든 기업이 매출과 순이익에서 업계의 다른 기업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팀이 제공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도 중요하다는 점을 경영진이 이해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히긴스-카터는 레거시 시스템 포트폴리오에서 모듈형 아키텍처를 구축해야 하는 기술 리더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경영진(ELT)에게 ‘왜’를 이해시킨다. ELT가 모듈형 아키텍처의 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그래야 ROI에 대해 인내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모듈식 기능을 구축하는 장기 계획에 돌입하면 과거의 방식보다 더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경영진에게 이를 미리 알리고 왜 이 전략을 선택했는지 계속 상기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모듈형 아키텍처를 선택했다면 이를 실천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는 과정은 과거에 기술을 운영하던 방식과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전략을 비즈니스 전환에 활용한다. 그녀는 “기술 리더가 되는 비결은 아키텍처에 대한 깊은 이해, 아키텍처를 단기적인 문제와 연결할 수 있는 능력, 경영진에게 아이디어를 설득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추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건설 기업인 길베인은 위험을 관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올바른 분석은 여러 건설 프로젝트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사업부 리더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작업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히긴스-카터는 “위험 관리에 도움이 되려면 작업 손실이나 대량의 주문 변경과 같은 리스크의 선행 지표를 이해해야 한다. 이는 프로젝트 데이터의 영역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때 나는 경영진에게 ‘프로젝트 데이터 표준화’라는 예산 항목을 들고 가지 않는다.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되는 포털을 사업부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한다”라고 설명했다.

적합한 아키텍트를 고용한다. 그녀는 “훌륭한 아키텍트에겐 개발 경험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모두 필요하다. 그들은 옵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향후 민첩성을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현대의 건축은 기술 리더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히긴스-카터는 “직원들의 경험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을 제공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술 결정을 내리려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