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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보안 / 비즈니스|경제

IBM-킨드릴 모델 쉽지 않네··· 아토스, 분사 불확실성으로 사업 매각 재검토

2024.01.05 Peter Sayer  |  CIO
프랑스 IT 서비스 기업 아토스(Atos)가 부채 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업 부문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에 계획했던 관리형 인프라 서비스 사업 매각 거래도 무산될 수 있다는 입장을 3일 밝히기도 했다.
 
아토스 본사 ⓒ 위키피디아

IT 서비스 기업 아토스는 사업 재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 서비스 사업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채 상환을 위해 빅데이터 및 보안 사업과 같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의 매각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스는 지난해에 인프라 서비스 사업을 테크 파운데이션(Tech Foundations)라는 기업으로 분사하고 슈퍼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탄소 회계, 사이버 보안 활동을 포함한 나머지 사업부를 에비든(Eviden)이란 이름으로 브랜드를 재편했다. 과거 IBM이 킨드릴(Kyndryl) 사업을 분리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2023년 8월, 아토스는 테크 파운데이션과 아토스 브랜드를 상장하는 대신 사모 투자 펀드인 EP 에퀴티 인베스트먼트(EP Equity Investment, EPEI)에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토스는 EPEI가 테크 파운데이션에 1억 유로(약 1,438억 원)를 지불하고 아토스의 기업 부채 19억 유로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거래 가치는 약 20억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쉽지 않은 기업 분사의 길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도 EPEI는 아토스와 지불해야 할 가격과 인수해야 할 부채 규모를 놓고 여전히 흥정을 하고 있다. 특히 EPEI는 초기 계약에서 에비든의 지분 2억 1,800만 유로를 인수해야 하는 조항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아토스 그룹의 CFO 폴 살레는 3일 애널리스트 및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합의 과정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있다”라며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라고 표현했다.

아토스는 부채 상환에 대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일단 늦어도 2025년 1월까지 상환해야 하는 15억 유로의 대출금에 대해 6개월간 상환 기간을 2번 연장할 수 있었는데, 현재 첫번째 상환 기간 연장을 신청한 상태다. 향후 2년 내에 상환해야 할 다른 채무도 수십억 유로에 달한다.

EPEI이 소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고, 당초 합의한 만큼의 부채를 떠안지 않으려고 하자 아토스는 2023년 7월에 발표한 목표치인 4억 달러 규모보다 더 큰 수준으로 자본을 조달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사업을 매각하는 등 다른 방법도 고려 중이다.

현재 활발히 논의되는 부분은 받은 빅데이터 및 보안(Big Data and Security, BDS) 사업이다. 유럽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Airbus)가 아토스의 BDS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15억 유로~18억 유로 수준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버스와 아토스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에어버스는 이미 자체적으로 사이버 보안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구 관측 위성을 통해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에어버스는 아토스의 BDS 사업을 인수하면 서 기존 사업 부문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 외에 다른 기업 한 곳도 BDS 비즈니스의 일부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아토스는 잠재적인 현금 유입과 리스크를 비교하며 어떤 사업을 매각할지 고민하고 있다. 내부의 주요 비즈니스를 매각하면 이후 투자자나 내부 직원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남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비 주류 사업을 매각하면 채권자를 만족시키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두 가지 사이에서 아토스는 아직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아토스가 수요일 발표한 5페이지 분량의 성명서 맨 아래에는 “모든 은행과의 논의 결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회사는 채권자와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적용 가능한 법적 보호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법에선 채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항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기업이 부채를 재조정하는 동안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컨퍼런스콜에서 아토스가 어떤 메커니즘을 사용할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해 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살레는 “리파이낸싱(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 관련 논의를 촉진하고 가속화하기 위한 다른 메커니즘을 이용할 수 있지만 현재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토스 관계자는 해명을 요청하자 가상의 시나리오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어도 한곳은 아토스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컨설팅 업체인 원포인트(Onepoint)는 2023년 11월에 처음으로 지분을 매입하여 현재 아토스의 11.4%를 소유하고 있다. 원포인트의 직원 수 3,000여 명 이들의 기업 규모는 아토스의 3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아토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 경영진의 잦은 변화
원포인트는 투자로 인해 아직 아토스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곧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토스는 수요일 “대주주인 원포인트와 협력하여 거버넌스 요구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토스는 수요일 11명의 이사 중 4명이 사임하고 2명의 후임자만 임명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사회에 두 자리가 공석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사회에서 직원 대표를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베르트랑 뫼니에 회장을 포함한 다른 두 명의 이사회 멤버는 2023년에 사임했다.

아토스는 이사회 구성원의 교체 외에도 지난 몇 년 동안 CEO가 연이어 교체되었다. 오랜 CEO였던 티에리 브르통은 2019년 프랑스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되기 위해 아토스를 떠났다. 브르통의 후임은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엘리 지라르가 맡았고, 그의 임기는 2022년 12월까지였다. 그의 후임인 로돌프 벨머는 불과 7개월 만에 누르딘 비흐마네로 교체되었다.

벨머의 퇴임은 전 SAP CEO 레오 아포테커를 이사회에 선임하려다 실패한 행동주의 주주가 아토스와 격렬히 분쟁한 끝에 이루어졌다. 비흐마네는 3개월간 아토스 최고경영자 자리에 있다가 현재 테크 파운데이션의 CEO직을 맡고 있다. 2023년 10월에는 전 액센츄어 임원인 이브 베르나르가 아토스의 CEO로 취임했다.

경영진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3년 8월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살레가 합류했고, 2023년 12월에는 구글 임원 출신인 이사회 멤버 카를로 다사로 비온도가 아토스 그룹 총괄 매니저로 취임했다. 이러한 최고 경영진의 이탈이 아토스가 분사 과정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IBM-킨드릴 사례
비슷한 길을 걸은 IBM과 킨드릴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사실 2021년 11월 두 회사가 분리된 이후 IBM의 주가는 약 40달러까지 꾸준히 상승한 반면, 킨드릴의 주가는 28.41달러에서 약 2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레거시 인프라 관리가 매력적이지 않은 투자처로 여겨지고 했다.

하지만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독자적인 사업을 하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여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기회를 만들곤 한다. 실제로 킨드릴은 분사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손실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킨드릴은 업계 파트너십을 늘리고 개방형 통합 플랫폼인 킨드릴 브릿지(Kyndryl Bridge)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보다 현대적인 인프라의 모니터링 및 관리 분야로 확장하는 등 꾸준히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있다.

아토스가 분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한다면, 테크 파운데이션의 내부 IT 인프라 개선 작업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킨드릴의 CIO 마이클 브래드쇼는 분사 후 처음 2년 동안은 회사의 새로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동시에 IBM 인프라 없이도 작동하도록 회사의 ERP 및 HR 플랫폼을 재구축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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