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를 떠나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CTO로 합류한 마이클 보에기레가 <CIO UK>에 ‘담배 연기 없는 상품’으로의 전환에 관해 직접 작성한 칼럼을 보냈다.
2019년 필자는 몸담고 있던 아디다스를 떠나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Philip Morris International, PMI)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입사했다. “스포츠와 기술에 열정이 있는 사람이 왜 PMI에 합류한 걸까?”라는 질문에 답하자면, 오늘날 PMI는 과거의 담배 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회사와는 크게 다른 회사기 때문이다. 지금 PMI는 할 수 없이 계속 담배를 피우고 있는 수백만 명의 성인 흡연자들에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무연 제품이라는 훨씬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하여 담배를 최대한 빨리 대체하는 작업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참으로 대담한 목표다. 기술을 결합해 담배 연기가 사라진 미래를 창조한다는 비전은 필자에게 새롭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준다. 또한, 한 회사와 한 업계의 환골탈태에 기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PMI에서 필자가 맡은 역사적 과제는 세계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변화가 없는 제조 업체에 속하던 회사가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회사로 빠르게 변모할 수 있도록 회사의 기술 역량을 크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PMI의 이러한 사업 변신은 이미 한창 진행 중이다. 무연 제품의 과학 기술에서 앞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60억 달러 이상을 연구비로 투자했다.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보다는 나은 무연 제품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기술은 사업 변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는 다른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휘할 힘의 한계는 인간의 창의력과 혁신을 통해 PMI를 ‘소비자 우선’ 조직으로 자리매김하여 변화의 기회를 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필자는 아디다스 재직 기간 중에 일반적인 인프라 관리 업무 이외에도 회사의 도소매 및 전자상거래 포트폴리오를 위한 글로벌 옴니채널 솔루션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필자의 철학과 전략은 모든 활동의 중심에 사람을 두는 것이었다.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면 사람을 통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 및 전략의 실천에 힘입어 중앙집중식 작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기술과 디지털 경로를 활용해 소비자 중심 가치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제 이 경험을 PMI에서 사용할 디지털 변신 모델에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 필요 예측에 더욱 민첩해지고 소비자를 가장 중요한 위치에 둔 회사로 탈바꿈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해내려면 조화롭고 안전한 기술 운용 모델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델은 시장의 각 팀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또한, PMI 고유의 판매계획을 소비자에게 제시하기 위해 각 팀이 필요로 하는 도구들도 제공해 준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 스택, 예전의 PMI에는 없었던 새로운 작업 방식과 고유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한때는 주로 거래 업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성인 소비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법정 연령 이상의 흡연자로서 대안이 없으면 계속 담배를 피울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집중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러한 일에 참여하는 것이 필자로서는 신이 난다.
무엇보다도, 성인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고 더 나은 대안을 소비하는 과정 전체에 도움을 줄 최선의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러한 과정을 어느 정도의 규모로 달성할 수 있는 기술 활용 방법을 결정한다. PMI의 새로운 IT 운영 모델을 통해 데이터 주도형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고 자주(현재 속도보다 최대 10배) 구축할 수 있다. 그 결과 성인 소비자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혁신을 육성할 수 있다.
필자는 PMI 내 1,700명의 기술 전문가들과 함께 개방형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PMI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그들의 현지 생태계 내에서 빠르고 규모 있게 차별화된 요소를 제공 중인데 최대한 많은 시장에서 최대한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공통적인 핵심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위 플랫폼의 개발 목표이다. 이들 애자일 제품 팀은 상업, 제조, 기업 직능, 연구개발 등 4대 주요 영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키텍트, 스크럼 마스터를 전세계 제공 센터에 ‘데브섹옵스(DevSecOps)’ 방식으로 배치한다. 이들 팀의 주안점은 기술 그 자체보다는 전세계 180개 이상의 시장과 협력하여 지속해서 소비자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 왜냐하면 시장은 PMI의 성인 소비자 직접 관여 노력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의 변혁 작업이 진행되면서 필자가 깨닫는 것은 이제 기술 변신 여정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할 일은 매우 많다. 진행 속도는 빠르고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PMI 사업 변신의 시작과 끝은 참신한 IT 운영 모델이 아니다. PMI가 꿈꾸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는 기술 혁신이 없다면, 또한 기술을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함께 창출하는 과학 연구 및 제품 개발 전문가들이 없다면, 실현이 불가능하다.
기술로 인해 전세계 각 분야의 와해가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PMI 기술팀은 틀림없이 계속 확장과 적응을 해 나갈 것이다. 필자의 포부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현재 성공을 거두고 있는 무연 제품 포트폴리오 차원 이상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끝없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향한 PMI의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의 가능성은 물론이고 향후 PMI의 역량과 이 업계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의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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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Voegele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hilip Morris International)의 CTO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