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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ㅣ페이스타임이 가려던 그 길, 애플 대신 ‘줌’이 간다

2020.10.16 Jonny Evans  |  Computerworld
애플은 ‘영상 협업(Video Collaboration)’ 시장을 정의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끝내 그렇게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최대 수혜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줌(Zoom)이다. 이제 줌은 애플의 페이스타임(FaceTime)이 가려던 길을 가고 있다. 바로 ‘개인 및 기업 간 협업을 위한 플랫폼’이다. 애플은 어떻게 그리고 왜 기회를 놓쳤을까? 
 
ⓒZoom

잃어버린 기회 
페이스타임이 처음 소개됐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애플은 이 기술을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CEO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페이스타임 프토토콜은 H.254 및 ACC 등의 수많은 개방형 산업 표준에 기반을 둔다. 그리고 더 나아가 페이스타임을 개방형 산업 표준으로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페이스타임에 아무리 많은 애니모지(Animoji)가 추가되더라도 이는 애플이라는 외딴 섬에 사는 이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협업 툴은 부족하다.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가능성 있는’ 플랫폼을 얼마나 낭비하는 셈인가? 

올해 들어, 줌 사용량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폭증했다. 그리고 줌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전환하면서 뛰어난 민첩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줌을 사용하는가? 회의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회의 중에 무엇을 하는가? ‘협업’을 한다. 이는 줌이 지난 14일 줌토피아 2020(Zoomtopia 2020)에서 ‘잽스(Zapps)’ 마켓플레이스를 소개한 이유다. 잽스는 주요 파트너와 줌 인프라와의 통합을 제공한다. 

회사에 따르면 박스(Box), 아사나(Asana), 아틀라시안(Atlassian), 레브(Rev), 카메오(Cameo), 드롭박스(Dropbox) 트렐로(Trello), 세일즈포스(Salesforce), 슬랙(Slack), 서베이몽키(SurveyMonkey), 젠데스크(ZenDesk)를 포함한 총 35개 이상의 파트너가 참여했다.

이러한 통합은 줌을 더욱더 생산적이고 협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아, 그리고 언스플래쉬(Unsplash)가 포함된 덕분에 줌에서 재미있는 배경 이미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줌으로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벤트’를 열 수 있다. 줌은 최대 1,000명까지 참여 가능한 온라인 이벤트나 모금행사 등을 열 수 있는 플랫폼 '온줌(OnZoom)'을 선보였다. 

또한 줌은 10월 19일부터 무료 종단간 암호화 옵션을 제공해 커뮤니케이션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줌이 이전까지 해당 옵션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보안을 확인하지 않고 줌을 사용한 모든 기업 및 개인에게 큰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며, 줌은 가장 큰 단점은 보안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러한 보안 문제는 줌의 경쟁업체들을 응원하는 이유다. 하지만 줌은 단순성과 사용자 친화성을 내세워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팬데믹 기간 동안 ‘줌’은 이른바 회의 및 협업과 동의어가 됐다. 

줌과 대조되는 애플 페이스타임
만약 애플이 크로스 플랫폼, 클라우드 기반 협업 툴을 구축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페이스타임에 앱을 통합하려는 수많은 서드파티 개발자들에게 그 솔루션을 쉽게 개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줌이 잽스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수년간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해온 애플인 만큼 여기에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에서의 증가하는 시장 점유율까지 고려한다면, 애플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강력한 협업 플랫폼을 바로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페이스타임은 현재 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웹엑스 등이 지배하는 영상 협업 시장에서 실행 가능한 대안이 됐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앞서 언급한 브랜드 가운데 팬데믹 기간 동안 커뮤니케이션과 동의어가 된 것은 줌이다. 이를테면 ‘웹엑스 하자(Have a WebEx)’가 아니라 ‘줌 하자(Have a Zoom)’라는 말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렇게 취약한 보안에도 불구하고 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사용 편의성은 이 회사가 서드파티 통합과 이벤트 지원 등을 발판으로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쉽진 않을 것이다. 이 시장에는 수많은 플레이어가 있다. 허나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줌은 (애플 아이폰이 BYOD 트렌드를 촉발했을 때 누렸던) 강력한 힘(pester power)을 발휘할 찬스를 얻었다. 

실제로 협업과 통신 분야 모두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줌은 대담한 일을 벌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여기 누구 ‘줌폰(zPhone)’을 예상하는 사람 없는가? 

그렇다. 영상 협업과 관련해서 애플은 일찌감치 승강장에 있었으면서도 기차를 놓친 셈이다. 

* Jonny Evans는 1999년부터 애플과 기술에 대해 저술해온 전문 기고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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