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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웨어러블 컴퓨팅을 생각해본다

2013.10.01 정철환  |  CIO KR
IT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지만 일정한 간격을 두고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거친다. 필자가 경험한 것만 생각해보면 1980년대 PC의 등장과 보급, 1990년대 윈도우를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기반의 PC 확산, 2000년대의 웹 기반 컴퓨팅 플랫폼의 보편화 그리고 2010년대는 뭐라고 해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환경의 폭발적인 성장일 것이다. 그리고 아직 2013년이니까 2010년대는 앞으로도 6년이나 더 남았다. 그리고 그 남은 기간 동안 IT 분야를 이끌어 갈 주도적인 역할 역시 모바일 분야가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의 핵심 제품인 스마트폰은 이미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의견들이 많다. 그리고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지난 몇 년간의 성장률과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자료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IT 기업이나 전문기관에서 스마트폰의 다음 주자로서 웨어러블 컴퓨팅 분야를 꼽는다. 웨어러블 컴퓨팅은 스마트폰 보다 더 인간의 신체에 밀착될 수 있는 기기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시계, 반지, 의복, 신발, 안경 등등의 형태를 말한다. 필자가 최근 모바일 동향에 관련된 컨퍼런스를 참석했을 때에도 웨어러블 컴퓨팅은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그렇다면 과연 차기 모바일 분야의 기대주로 웨어러블 컴퓨팅을 꼽아도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난 30여년간의 IT 분야의 굵직한 변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1980년대의 PC의 등장은 혁신 그 자체였다. 컴퓨터라는 고가의 전문가만을 위한 최첨단 제품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시켰으니 그야말로 IT 기술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PC 시장은 초기에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사용의 복잡성으로 인해 일부 사용자에 한정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등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로 인해 사용이 직관적이 되고 편리해지면서 가정에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아마 국내 가정에 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시기가 1990년대 일 것이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 시작된 인터넷 혁명은 2000년대를 인터넷의 시대로 만들었다. 윈도우 운영체제보다 웹 브라우저, 웹 사이트가 더 사용자에게 중요한 것이 된 시기다. 그리고 2000년대 말에 등장한 스마트폰은 오늘날 IT 분야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었다.

그런데 다시 되돌아 보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거의 30년간은 PC가 사람들의 IT 환경을 위한 기본 하드웨어였다. 그 동안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기는 했지만 1990년대의 변혁의 중심은 소프트웨어가 가져왔으며 2000년대의 변화는 네트워크가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PC의 이러한 30년간에 걸친 PC 진화의 핵심인 뛰어난 하드웨어, 사용하기 편리한 소프트웨어 그리고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모두 지니고 있다. 마치 생명체의 진화에 비유하자면 오랜 진화의 끝에 등장한 인류와 같은 완전무결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비록 덩치는 작지만 민첩하고 머리가 좋으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IT 기술의 측면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시장은 엄청난 성장을 했으며 덩달아 SNS 분야도 급성장을 하였다. 최근 IT 분야의 4대 화두인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빅 데이터 중에 2가지가 스마트폰 확산 덕분이 아닐까?

되돌아보면 개인이 IT를 접할 수 있게 해 준 혁신적인 기기였던 PC가 일반화되기까지 얼마나 필요했는가? 등장 후 거의 10년 이상이 걸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등장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PC는 아직도 여전히 보급률이 2012년 기준으로 82.3%이다. 2002년에 78.6%였으니 10년간 겨우 4%포인트도 성장하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2013년 현재 약 70% 라고 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되지 시작한 것이 2008년 무렵이니까 5년 사이의 폭발적인 성장인 셈이다. 그것도 가구당이 아닌 국민 개개인 기준이니까 엄청난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확산이 과연 기술의 진화 덕분일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의 노력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일반 휴대폰 출시를 줄이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금전적인 지원정책에 따라 휴대폰이 필요한 사람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구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후 어떤 기술분야도 스마트폰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웨어러블 컴퓨팅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스마트폰의 단기간 고속성장 신화의 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웨어러블 컴퓨팅은 분명 미래지향적이고 관점에 따라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기술 분야가 될 수 있다. 의료, 통신, 마케팅, 교통, 건강 분야에서 직접적인 활용이 가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PC가 보급되는데 20여년이 걸린 이유는 그 동안 PC 없이도 잘 살았던 사람들이 PC를 구매하게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반면 스마트폰은 이미 휴대폰이 생활에 필수요소가 된 사람들에게 휴대폰을 대신하여 파고들었기에 쉽게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스마트폰의 혁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치 PC 분야가 기본적인 하드웨어의 혁신은 초창기에 이루어지고 그 이후의 혁신은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이 주도했던 것처럼 스마트폰 역시 오늘날의 폭발적인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 다양한 하드웨어의 출시, 짧은 하드웨어 출시 주기 등 PC분야의 초창기 과정을 지나 휴먼 인터페이스,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 빅 데이터와 소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 분야 등에서 향후 혁신을 남겨두고 있다.

PC가 지난 30여년간에 걸쳐 발전해왔던 것만큼 이미 개인의 IT플랫폼이 된 스마트폰의 혁신과 발전은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구글 글래스와 스마트워치가 대표적인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의 유망주자로 언급되고 있지만 요즘 시계는 거추장스러워서 안차고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안경이라니... 안경쓰기 싫어서 고가의 비용을 들여 라식수술을 하는 세대들에게 안경을 널리 쓰게 하기가 쉬울까?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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