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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 오픈소스

블로그 | 오픈소스 커뮤니티 ‘뒤통수 쳤다’? 마이크소프트에 대한 변명

2022.06.21 Matt Asay  |  InfoWorld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9일(현지 시각)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isual Studio Code) C# 익스텐션의 일부 요소를 클로즈드소스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해 많은 오픈소스 옹호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하지만 오픈소스를 향한 회사의 기본적인 자세는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오픈소스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Microsoft

오픈소스 프로젝트 자마린(Xamarin) 창립자로 유명한 멕시코의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미겔 데 이카자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를 비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 내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구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으며, 회사 내에서 자마린 등의 프로젝트에 수년 동안 참여한 바로 그 인물이다. 그의 주된 불만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을 걸어 잠그고 사유화하여 활발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뒤엎으려 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작년 10월에도 닷넷 SDK 리포지토리에서 핫 리로드(Hot Reload) 기능을 ‘부주의로(inadvertently)’ 제거하는 실수를 범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전 CEO 스티브 발머가 리눅스를 ‘암’이라고까지 표현해 화제가 됐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안티 오픈소스’ 문화가 부활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적어도 회사는 2014년에 오픈소스에 헌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뒤로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줄곧 기여해 왔다. 이런 회사가 잘나가는 오픈소스 도구를 사유화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과거로 되돌아갔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그 대신, 필자는 이것이 지극히 사업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라이선스 모델로 수익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한 부서의 결정일 수 있다.  

아직도 아직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악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대기업 내의 흔한 의사결정 및 실행 과정을 떠올려보자.

손뼉도 맞아야 소리가 난다
'내 동료의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한다'보다 '임원진이 하라고 했다'는 말이 더 잘 먹히는 게 대기업의 현실이다. 사실 임원진의 지시조차도 전사적으로 이행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다. CEO가 "이제 우리 회사는 새로운 원숭이 안경을 팔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때 얼룩말 안경 부서의 담당자가 CEO에게 원숭이 안경이 아닌 얼룩말 안경을 팔기 위한 10억 달러의 예산이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파트너 담당자는 CEO에게 하마 안경과 관련된 파트너에게 5억 달러를 약속했다고 말한다. 영업 사원은 새 교육을 받아야 하고, 마케팅 부서에서는 모든 자료를 업데이트 해야 한다. 이 외의 수많은 걸림돌이 등장한다. 1년 후 (혹은 5년 후)에도 새로운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할 것이다.

다시 마이크로소프트 얘기로 돌아가자.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한다"라고 선언했다. 물론 이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리눅스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으며, 오픈소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클라우드 컴퓨팅(IaaS, PaaS, SaaS)은 오픈소스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래를 원한다면 윈도우에 대한 집착을 줄이는 법을 배워야 했다. 한때 애저가 윈도우 애저(Windows Azure)라고 불렸던 때를 기억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에 올인해야 하는 경제적 요인이 있었고, 그렇게 했다. 하지만, 위에도 언급했듯이, 임원진의 결정이 전사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내 문화 지체 현상은 2014년에 두드러졌다. 나델라가 오픈소스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헌신을 선언했을 때, 인포월드의 기자이자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각광받는 인물인 사이먼 핍스는 당시 회사 내부에서 여전히 의견이 분분했다고 전했다. 내부 직원들이 오픈소스를 지지하는 것과 그에 따르는 가치관에 반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은 마음은 서서히 움직였다. 2016년에는 깃허브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 직원 수가 크게 늘어났다. 필자가 확인했을 때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픈소스 기여자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2018년, 필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분석해 다시 회사의 오픈소스 기여자 수를 측정했고, 회사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사용하여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이카자와 다른 오픈소스 지지자들을 화나게 했던 구체적인 문제로 돌아가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 C# 익스텐션의 일부 요소를 클로스드소스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많은 의문을 자아냈고, 이카자는 회사가 결국 "닷넷 플랫폼을 사유화하여 유료 사용자만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이라고 해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픈소스 닷넷이 C#과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핵심 기술로 연결하는 길을 열어주길 바랐던 사람들에게 회사의 이번 결정은 받아들이기 힘든 역행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카자의 트위터 게시물에 한 누리꾼은 "우리는 오픈소스를 사랑한다"는 회사의 슬로건에도 불구하고, "끔찍한 시대에 그곳에 있었던 꼰대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나이 많고 고위직을 차지한 몇몇 사람들이 여전히 그런 불쾌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카자는 “동의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카자의 비판을 수용한다 할지라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자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에 대해 여전히 호의적인 행보를 더 많이 보이고 있음을 언급할 만하다. 최근 회사가 윈도우 데스크톱을 위협할 수도 있는 GNOME 프로젝트을 후원했다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회사는 또한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pache Software Foundation의) 큰 후원자이며 파이썬, 자바, 쿠버네티스, 오픈 텔레메트리와 같은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다른 여러 리소스를 기부한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이 모든 것이 다 회사의 이익을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반박할 수 있다. 결국 닷넷을 사유화하는 것도 회사에 이익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게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한 회사가 그저 이타주의적인 의도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사례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오픈소스는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며, 그것이 오픈소스가 자생하고 번창하는 이유이다. 수많은 개발자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오픈소스에 기여하며 회사는 이런 개발자들에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닷넷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 필자는 큰 불만을 표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 회사를 20년 이상 지켜봤고, 안티 오픈소스 문화에 맹렬히 반대한 적도 있다. 그동안 얻은 교훈 중 하나는 바로 회사라는 존재란 궁극적으로 스스로 결정하는 개개인으로 구성되며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가 내리는 결정이 마음에 안들 때도 있고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진정한 평가는 실제로 닷넷을 사용하는 개발자나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닷넷 개발자 커뮤니티가 반발하여 라이선스 익스텐션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결정을 번복할 것이다. 다른 모든 회사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 사랑’을 유발한 것은 수익이었다. 이번에도 회사는 시장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다.

*Matt Asay는 몽고DB의 파트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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