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시대 초창기... 잠재력 크지만 숙제도 많다

2010년 보스턴에서 두 명의 기업가가 선적용 컨테이너를 소형 농장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프레이트 팜스(Freight Farms)를 창립했다.

LED 조명과 습도 제어 통기 시스템이 적용된 이 기업의 LGM(Leafy Green Machine)은 상추를 비롯해 허브와 화초 등을 위한 이상적인 재배 기후를 제공한다. 상추의 경우 주당 최대 500포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회사의 컨테이너는 또 인터넷에 연결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지원했다. 농장 기술 책임자 카일 시먼에 따르면 업그레이드가 자동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현재 프레이트 팜스는 약 80개 농장의 작물 재배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Credit: Freight Farms

프레이트 팜스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시대에 태어난 기업의 한 사례다. 전문가들은 IoT가 엄청난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하면서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지난해, 조사 기관 IDC는 글로벌 IoT 시장이 2014년의 6,550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까지 1조7,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근본적인 변화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Autodesk)의 기업 개발 임원 시다스 핵사는 "IoT가 기업의 운영 방식과 획득 가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레이트 팜스의 시먼과 함께 지난 주 보스턴에서 메사추세스 리더십 카운슬이 주최한 IoT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핵사는 "IoT를 통해 고객들과의 더욱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촉진될 것이다. 기업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정보에 기반하여 더 나은 의사를 결정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벤더들이 새 제품, 서비스, 수익 모델을 만드는데 IoT는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IoT로 인해 기업들이 4가지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다고 THINK스트래티지스 제프 카플란 애널리스트가 진단했다. 4가지 변화란, 더욱 신속하게 반응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제품을 더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에 따르면 2003년에 공원과 해변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연결 쓰레기통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기업 BBS(Big Belly Solar)가 대표적인 사례다. BBS 는 쓰레기통이 가득 차서 비워야 하는 경우, 신호를 보내 폐기물 관리 업체가 효율적으로 경로를 계획할 수 있도록 한 기업이다.

빅 벨리(Big Belly)는 이런 4가지 변화를 모두 도입할 수 있다. 먼저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폐기물 관리 기업이 필요하면 즉시 쓰레기를 수거하러 오지만 일찍 오지는 않는다. 빅 벨리는 이력 데이터를 이용해 쓰레기통을 언제 비워야 할지 예측할 수 있다.

또 이 기업은 데이터를 이용해 새 쓰레기통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자주 비워야 하는 지역에는 더욱 큰 쓰레기통 비치하는 식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 태양광으로 동작하는 쓰레기통을 개발해 판매하거나 여분의 에너지를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디지털 광고판으로써 동작할 수도 있다.

IoT 문제
하지만 IoT가 초기인 이유가 있다.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보안: 연결형 기기의 세계에서는 공격 매개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어떤 기기든 해킹될 수 있기 때문에 비전매 특허 데이터를 도난 당하거나 기기를 악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IoT 스타트업 앤젤 투자자 스티븐 마커스는 보안이 IoT의 "황량한 서부(The Wild West)"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시장에는 스택의 여러 계층(인프라, 애플리케이션, 연결성)에서 표준을 개발하고 이런 표준에 따라 보안 표준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준은 혁신을 억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문제가 된다.

분열된 시장: IoT는 다른 기기와 통신하고 사물에서 중앙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성 스택, IoT 기기 관리를 위한 인프라 스택, 정보 분석과 수직 프로그램 확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스택 등 여러 스택을 기초로 구축되어 있다.

이런 스택 계층은 센서, 네트워크 장비, 서버, 애플리케이션 등 무수히 많은 구성요소를 사용한다.

카플란은 "모든 기술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 희소식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실질적인 사용 사례를 위해 그것들을 조합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분열된 시장에서 여러 벤더가 단편적인 구성요소를 제공하고 있지만 필요한 조각을 조합하기가 혼란스럽고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데이터: 엔젤 투자자 마커스는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때로는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라고 전했다. IoT는 연결형 기기로부터 유입되는 엄청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저장해야 한다. 마커스는 IoT 배치의 첫 단계가 기기를 준비한 후 데이터 분석 프로세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벤더 과부하: IoT의 잠재력으로 인해 벤더들에게는 "황홀한" 환경이 조성됐으며 이로 인해 벤더들이 난립하는 현상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오토데스크의 핵사가 말했다. 마커스 또한 소비자 기술에 집중하는 IoT 스타트업이 이미 너무 많은 측면이 있는 반면, 보안, 연결성,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IoT 스타트업이 200만 달러 이하까지는 모금하기 쉽지만 그 이후로는 추가적인 자금을 모집하기가 예전보다 어렵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시장 상황: 자이블리(Xively)는 이른바 'IoT 배관'을 구축하는 기업이다. 로그미인(LogMeIn)이 소유하고 있는 이 기업은 기기로부터 클라우드로의 데이터 연결을 관리한다. 자이블리의 패디 스리니바산 매니저는 IoT 초기인 가운데, 이 시장으로의 진입을 강요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테면 에너지 기업들의 경우 태양 설비 효율 등을 추적해야 하며 제품에 연결성을 내장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가뜩이나 빠른 IoT 분야의 변화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