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자 상거래를 이용한 국가 간 무역과 상품 판매에, 인공 지능을 활용한 번역 서비스가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내용은 ‘기계 번역은 국제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가? 대형 디지털 플랫폼의 증거(Does Machine Translation Affect International Trade? Evidence from a Large Digital Platform)'라는 논문에 실려있다. 논문 작성에는 MIT와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 대학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에는 온라인 전자 상거래 업체인 이베이(eBay)의 방대한 번역 및 판매량 데이터가 활용됐다. 연구 대상 자료는 2014년 약 200개 이상의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진, 140억 달러의 매출 기록이다. 연구팀은 이베이가 인공지능 기반 번역 서비스를 도입한 2014년을 기준으로, 도입 전후의 판매량을 변화를 비교했다. 비교 대상으로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중남미, 유럽, 아시아 국가 중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를 선정했다.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 내의 매출 추이와 비영어권인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매출은,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를 적용한 후 의미 있는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내 판매량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든 반면, 라틴 아메리카는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공 지능을 활용한 번역 서비스로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의 수출량이 약 10.9% 증가한 것이다.
이베이의 인공지능 번역 시스템 eMT를 적용하기 전후의 영어권과 비영어권인 라틴아메리카의 매출(수출) 증가 변화 추이. 위의 그래프는 제품 제목의 길이에 따른 매출의 변화, 아래 그래프는 인공 지능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과 후의 전체적인 매출 변화를 비교했다.(자료:'Does Machine Translation Affect International Trade?’ 연구 논문)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 도입 전에도 이베이는 자동 번역 기능을 지원했지만, 인공지능 기반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정확성이 크게 향상됐다. 인공지능 번역 시스템을 도입한 후, 번역 서비스 품질은 약 10%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영어-프랑스, 영어-이탈리아어, 영어-러시아어와 같은 다른 비영어권 국가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밝힌 논문은,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가 무역에서 국가 간의 거리를 26.1%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베이에서 사용한 인공지능 번역 시스템은 '국제 무역에 관한 제품 제목을 위한 eMT(eBay Machine Translation)’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통계적으로 학습하는 자체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시스템이다. 이번 논문은 eMT를 도입하기 전과 후의 번역 서비스 품질과 그에 따른 결과를 연구한 것으로, 향후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 하다.
연구팀은 이베이에서 도입한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두 가지 요소에 집중했다. 첫 번째는 도입 전후의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판매량 추이의 변화를 관찰했다. 두 번째는 번역 기능이 제품 제목의 길이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첫 번째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판매량의 증가를 가져왔고, 두 번째의 경우는 제목이 긴 상품일수록 매출이 늘어나며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인공지능이 직접적인 매출이나 업무 효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이 기업의 판매나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실제적인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작년 12월에 발표된 논문은 올해 4월 경영 과학 저널에 게재 되었고, 지난 5월 14일 세인트루이스 워싱톤 대학이 논문을 소개하면서 좀 더 널리 알겨지게 되었다. 이번 연구에는 워싱턴 대학(Washingthon University) 올린 비즈니스 스쿨(Olin Business School)의 마케팅 부교수인 멩 리우(Meng Liu)와 시앙 후이(Xiang Hui), MIT의 생산성 전문가인 에릭 프린졸프슨(Erik Brynjolfsson)이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