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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공존··· 美 화성탐사선에 적용된 기술 살펴보기

2020.08.11 Tim Scannell  |  CIO
7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내년 2월 화성에 착륙하게 될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수십 년 된 컴퓨터 기술, 초기 단계의 머신러닝, 다양한 최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이 마침내 ‘마스 2020(Mars 2020)’를 발사했다. 아틀라스 V 로켓(Atlas V rocket)에 실려 발사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마스 2020의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영미권의 전통적인 결혼 풍습에서 말하는 행운의 상징(오래된 것, 새로운 것, 빌린 것, 파란 것)을 부여한 기술들로 무장돼 있었다.
 
ⓒGetty Images

먼저, ‘오래된 것(something old)’은 인공위성과 항공 전자기기에서 주로 사용되며, IBM과 모토로라가 설계한 IBM 파워PC 마이크로프로세서(IBM PowerPC microprocessor)를 방사선에 견디도록 만든 버전이다. 대략 1992년도 펜티엄(Pentium) 1 칩의 성능을 가졌으며, 나사의 제트 추진 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JPL)가 설계하고 프로그래밍한 탐사선의 전체 항공 전자기기 아키텍처를 처리한다. 

JPL의 모빌리티 비행 시스템 엔지니어 리처드 리버에 따르면 트랜지스터를 가깝게 묶을수록 방사선에 더 취약해진다. 그는 “우주용 하드웨어의 경우 엄청난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방사능에 견디게 제작한 싱글보드 컴퓨터 ‘RAD750’은 우주에서 수백 가지 임무를 완수했다”라고 말했다. 

이 오래된 RDA750 컴퓨터는 일련의 FPGA 컴퓨터와 함께 로버의 구동 장치, 휠, 서스펜션, 카메라 등을 제어한다. FPGA 솔루션 가운데 하나인 ‘버텍스 5(Virtex-5)’도 기술 측면에서 약간 구식이지만 탐사선의 화상 표면 진입과 하강, 착륙에 사용될 예정이다. 일단 탐사선이 착륙하면, 이 컴퓨터는 나사 엔지니어들이 지구에서 전송하는 명령에 의해 다시 프로그래밍돼 모빌리티 비전 프로세싱을 수행할 것이다. 

997kg이 넘는 이 로버의 ‘새로운 것(something new)’은 머신러닝과 궤도 이미지 프로세싱이다. 이는 로버가 안전하게 착륙할 곳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발사에 앞서 지구에서 수개월 동안 착륙 지점의 모든 암석과 구멍을 조사하고자 진행됐다. 리버는 “초창기부터 모든 착륙 지점에 대한 ‘주행 가능성(traversability)’ 연구를 수행했다. 기본적으로 암석 수를 세는 방법을 알고리즘에 가르쳤다”라고 설명했다. 

JPL 팀과 다른 과학자들은 이미지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지형도를 조사하고 해발 높이와 경사도를 계산한 다음 ‘몬테카를로(Monte Carlo)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한 가지 목적을 염두에 두고, 모든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고려한 5,000개의 착륙 지점을 검토한다. 이때 한 가지 목적은 바로 로버가 화성 표면에 착륙할 때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로버의 또 다른 매우 중요한 ‘새로운 기능’은 속도 업그레이드다. 이는 탐사선의 자율성 및 자동 내비게이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2012년 8월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Curiosity)보다 5배 더 빠르게 주행할 수 있다. 

향상된 자율성 덕분에 과학자들은 더 많은 주변 지형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 결과, 지구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탐사선을 손상시킬 수 있는 문제를 피하는 것, 앞으로 전진하는 것과 관련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속도 업그레이드는 중요하다. 퍼서비어런스에게 무엇을 할지 알려주는 명령이 지구의 하루보다 약 39분 더 긴 화성 태양일에 한 번씩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명령은 DSN(Deep Space Network)를 통해 전송되며, 2005년 발사된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 안테나를 통해 중계된다.

리버는 “기본적으로 ‘이봐 로버, 오늘 할 일은 이거야!’라고 말한다”라면서, “로버가 어디로 갈지는 전날 경험한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더 나은 시야 확보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여러 카메라는 100만 화소 B&W CCD 유닛의 새로운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B&W CCD 유닛은 2018년 거대한 모래 폭풍으로 태양광 패널에 모래가 쌓여 더 이상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게 되자 작동을 멈춘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에 사용됐었다. 

업그레이드된 카메라에는 2,000만 화소 풀컬러 CMOS 센서에 90도 수평 시야각을 갖춘 렌즈가 탑재되어 있으며, 카메라 마스트를 돌리지 않고도 지형을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카메라가 수집한 이미지는 버텍스-5 FPGA에 의해 즉시 처리된다. 이 컴퓨터는 약 1.5초 만에 입체 촬영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으며, 이는 펜티엄 1 프로세서에서 180초 이상이 소요됐던 작업이라고 리버는 전했다. 

상대적으로 빠른 버텍스-5 컴퓨터와 고화질 카메라 덕분에 로버가 이동하고 과학자들이 이를 ‘운전’하는 동안 이미지를 촬영하여 처리할 수 있다. 리버는 “꽤 혁신적인 일이다. 과거에는 1m 운전하고, 이미지를 촬영하며, 처리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장거리 자동차 여행에서는 조수석에 탄 친구가 필요하다. 이는 행성간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퍼서비어런스에게는 ‘인제뉴이티(Ingenuity)’라는 로봇 헬리콥터가 있다. 이는 주행 경로와 착륙 지점을 정찰한다. 

이 드론은 상대적으로 대기가 희박한 화성에서의 성능을 시험하고자 약 9~30피트 상공에서 자율 비행한다. 30일간의 테스트 기간 동안 최대 5회 비행하며, 1회당 약 980피트를 비행하고, 퍼서비어런스와 통신할 수 있다.

답을 찾고자 더 깊이 파고들기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을 손쉽게 누비는 동시에 여러 세밀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나사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초기에는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지도를 만들고, 바위와 흙에서 주요 샘플을 채취하게 될 것이다. 
 
나사의 '마스 2020(Mars 2020)' 로버는 지구로 가져갈 화성 표면의 암석 및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보관한다. ⓒNASA/JPL-Caltech

로버에는 화성 표면을 뚫고 이러한 샘플을 채취하는 특수 드릴이 탑재돼 있다. 채취한 샘플은 ‘보관함(Cache)’에 담긴다. 그리고 향후 이 캐시를 지구로 가지고 돌아오게 된다. 목표는 화성의 과거 및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와 거주에 이상적인 지역을 찾는 것이다.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카메라와 컴퓨터는 사전처리를 일부 수행할 수 있긴 하지만 로버가 수집하는 데이터의 상당수는 MRO와 DSN을 통해 지구에 있는 JPL의 아마존 서버와 시스템으로 보내질 것이다. 

JPL 그라운드 데이터 시스템 관리자 제임스 큐린은 “JPL에서 데이터를 수신하면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이를 처리해 퍼서비어런스의 다음 이동 계획과 작업 일정을 세운다. 즉 시뮬레이션과 분석을 수행한 후 이를 바이너리 패키지로 만들어 DSN, MPO 등을 통해 로버로 전송한다. 그리고 전체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JPL 그라운드 데이터 시스템 부관리자 가이 퍼작은 “훨씬 빠르게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우선, 로버가 화성에서 전송하는 미가공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는 “솔직히 미가공 정보는 구불구불한 선과 경고 메시지, 오류 또는 성공 메시지로 이뤄져 있고, 이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전했다. JPL의 소프트웨어가 이를 수행한다. 또한 로버가 촬영한 모든 사진 이미지를 받아 하나의 통합된 장면으로 바꾼다. 

그다음 화성 표면에서 수집하고 처리한 일련의 정보를 포함하는 3D 메시에 이러한 이미지들을 중첩시켜 3차원에 가까운 형상을 구현한다. 퍼작은 “사진만 보고 거리를 추측하지 않는다. 컴퓨터에서 가상현실(VR) 이미지로 구현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 노르웨이, 미국 동부 해안의 JPL 연구원 및 과학자가 처리되고 병합된 모든 정보를 약 1시간 이내에 분석해 로버의 상태를 판단한다. 그러고 나서 로버가 할당된 작업을 진행해도 괜찮은지 결정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이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한다고 퍼작은 덧붙였다. 

큐린은 “지난 임무와 비교할 때 그라운드 시스템에서 개선하고자 했던 부분은 생산 자동화 시스템에 더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로버의 다운링크는 자동으로 프로세스 파이프라인을 시작하며, 주로 AWS를 기반으로 규칙을 실행하고 분석을 수행해 지형 메시와 장면을 생성한다. 이어서 그는 “이 이벤트 중심 시스템이 전체 프로세스를 주도하고, JPL과 전 세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결과를 제공한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화성 미션을 비롯해 심지어 이전 미션에도 머신러닝을 적용했지만 머신, 즉 소프트웨어가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모든 데이터가 수집되고 분석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퍼작은 “몇 가지 머신러닝을 사용해 실험하고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의 대부분이 실제로 꽤 초기 단계다”라고 전했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여정을 시작한 직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 퍼작은 “새로운 곳으로 갈 것이다”라면서, “하드웨어 자체는 지형과 상호작용하며, 현재 보유한 많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어느 정도의 가변성을 가정한다. 안타깝게도 처음부터 머신러닝을 실제로 활용할 만큼 지형, 착륙 지점, 그리고 이 통합된 시스템이 어떻게 잘 작동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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