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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로이터 기고 | 미래에 대응하는 변호사를 양성하고 있는가?

2019.08.16 David Curle  |  CIO KR
미국 내 로스쿨의 수는 200개가 넘는다. 많은 로스쿨이 있지만, 시장은 매우 세분화되고 계층화된 형태로 발전돼 최상위 몇몇 로스쿨이 대형 로펌을 위한 주요 인재 공급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로스쿨의 존재와 교육과정에 대한 많은 논쟁이 일게 됐다. 특히, 법률 교육이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학리적이라는 점과 현실 세계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기술과 혁신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법률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

- 의뢰인의 변화
의뢰인은 법률 시장 변화의 가장 큰 동인 중 하나이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의뢰인이 변하면 그 고객을 상대하는 법률 시장도 변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에서는 이제 법무 업무는 핵심 기능 중의 하나가 됐다. 

미국의 기업법무컨소시엄(CLOC: Corporate Legal Operations Consortium )은 기업의 법무부서들이 업무 수행의 사고를 개선하고 회사의 요구에 대해 최적화된 법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여기서 최적화된 법률 솔루션이란 업무를 회사 내부에서 처리할 지 아니면 외주를 줘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 외에 비전공자가 업무 관리를 해도 되는 것인지, 기술적 수단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로펌에서의 기업 고객 업무는 양과 형태면에서 크게 변화하여 로펌 생태계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 법률 기술의 폭발적인 증가
전세계적으로 비즈니스 개발, 실무 관리, 법률 정보조사, 계약 관리, 문서 자동화 등에서 법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신기술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스타트업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러한 법률 서비스 기술의 폭발적 증가는 자연스럽게 법률 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법률 생태계의 역학 관계
법률 생태계에서의 역학관계는 급격히 변화했다. 법률 서비스 기술과 혁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많은 공식 또는 비공식 네트워크가 형성됐으며 그 협력 형태도 다양하다. 로스쿨에서도 법률 서비스 기술과 혁신을 위한 개발 센터와 연구 조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공식적 법률 해커 단체들, 대규모 해커톤 행사들, 법률 혁신 대회 등이 생겨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사람들이 각계 각층에서 온다는 사실이다. 로스쿨 학생, 기술에 관심 있는 변호사, 법률에 관심 있는 기술 전문가 등이 법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 법률 시장 개방 
세계적으로 개방형 법률 데이터 기관들은 법률 데이터가 기술적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혁신 허브 및 씽크 탱크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법률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인큐베이팅과 투자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또한 전문가 협회들도 법률 혁신 개발 지원에 있어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법과 기술의 만남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폭발적인 새로운 변화다. 이와 같은 변화들로 인해 법률 교육 체계의 개선은 시급한 과제가 됐다. 

로스쿨의 법률적 혁신 
댄 리나(Dan Linna) 노스웨스턴 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법률 서비스 혁신의 계량화를 추구한 “법률 서비스 혁신 지수(Legal Services Innovation Index)” 연구를 통해 미국 로스쿨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혁신 관련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그는 현재 미국 로스쿨에서 약 10개의 전공 또는 기술 카테고리가 교육되고 있음을 알아냈다. 

여기에는 법률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전산법률학, 경험적 방법, 기술과 비즈니스 지식 또는 비즈니스 역량의 접목, 기타 법률 서비스 개선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 연구를 통해 그는 약 40여개의 로스쿨에서 미래를 위한 변호사 양성을 위해 법리 교육을 넘어서 실무 역량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 스탠포드대학의 코드엑스(CodeX) 커리큘럼
코드엑스(CodeX)는 스탠포드 대학교 로스쿨과 컴퓨터 사이언스 스쿨 간의 협력체계로서 연구가, 변호사, 기업인, 기술 전문가들을 연결해 법률 효율성, 투명성 및 법체계 접근성 등을 한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커리큘럼은 공식적으로는 문서 관리, 법률 인프라, 전산법률학 등이 주된 전공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독립적으로 펀딩을 받은 프로젝트들이 생겨났고 일부는 법률 기술 스타트업으로 발전해 사업적인 성공을 이루기도 했다. 

어떤면에서, 스탠포드 대학교는 혁신적인 리걸 테크 스타트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육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중심지가 됐다. 코드엑스에서는 법률 기술 이벤트를 주관하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연례 이벤트인 코드엑스 퓨쳐로(CodeX FutureLaw)다. 이종 분야의 전문가들은 모여 법률 서비스의 개선을 위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한다. 

- 미시건 주립대학의 LegalRnD
리컬알앤디(LegalRnD)는 미시건주립대학교의 법률 기술혁신 센터의 일부로 법률 서비스와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로스쿨 혁신의 가장 초기단계 사례 중 하나다. 이 커리큘럼은 무엇 보다도 인공지능, 정성-정량적 분석, 정보 프라이버시, 보안법, 기업가적 변호사 비즈니스 등 법률 서비스의 기술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도 다양한 이벤트와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는데, 기술과 혁신 중심화 되고 있는 법률 서비스 시장에서 요구되는 교육과 실무의 교집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시카고 켄트 법학대학 
시카고 켄트 법학대학의 법학 과정은 다니엘 마틴 카츠(Daniel Martin Katz) 교수가 이끄는 로랩(Law Lab)을 포함해 전공분야로서 법률 기술과 혁신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로펌 경영과 같은 기존 교육과 함께 법률 애널리틱스, 법적 절차 관리, 프로젝트 관리와 프로세스 관리 등이 포함돼 있다. 어떤 면에서는 과학과 엔지니어링 교육이라 할 수 있는데, 풍부한 연구 기회는 물론, 로펌들과 협력해서 실제적 기술 중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한다. 

- 서퍽 대학(Suffork University)
서퍽 로스쿨은 엘리트 로스쿨은 아니지만 법률 기술과 혁신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뤄 이 분야의 리더가 된 사례다. 이 학교에서는 미래 시장에 대비해 변호사를 준비시키는 혁신적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커리큘럼 중에는 법 실무 기술도 있는데, 학생들은 이를 전공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다른 학교와 달리, 법률 시장과 업계에서 겪게 되는 실제적인 문제들에 학생들을 노출시켜 현실적 업무 역량을 갖도록 한다.  

현업 변호사들을 위해서는 법률 기술, 프로세스 관리, 법 실무 능력을 강화하는 일종의 변호사를 위한 MBA 같은 온라인 자격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같은 기술 활용 능력을 계량화 한 표준 평가 방식인 서퍽 법률 기술 평가(Suffolk Legal Technology Assessment)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기술 관련해서 변호사들이 알아야 할 것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미래에 대해 갖는 의미 
시장에서는 법률 지식뿐 아니라 기술 이해와 활용을 겸비한 변호사의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단순히 기술 활용을 넘어, 신기술 활용의 리더가 되고 심지어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것도 포함된다. 기술 전문가들은 기술적 도구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에 톰슨 로이터 같은 회사들은 법률 데이터를 갖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다. 전문성이 있어야 데이터가 갖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것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로스쿨들은 법률 전문성과 기술 전문성이 만나는 교집합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았다. 그 최종 목표는 법률 서비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기술의 역할이 커지는 지금의 시대에는 법리적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아시아에서는 로스쿨 전반에 걸쳐 사고의 대전환이 일어 나고 있다. 

예를 들어, 홍콩의 많은 대학들에서는 법률 교육을 비즈니스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시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변호사는 법률적 전문성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은 프로젝트 매니저, 변화 매니저, 기술과 전략을 이해하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춰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적 변호사 양성 책임이 학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률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이 균등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만일 기존의 법률 체계가 혁신되지 못한다면, 기술적 역량을 겸비한 변호사를 양성하더라도 소용이 없을 지 모른다. 이에 따라 중국의 법원들은 미국이나 영국의 법원들에 앞서 법률 절차의 자동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로펌이나 법률 서비스 기업들은 미래 지향적 사고방식을 촉진하고 가속화하는데 있어 역할을 다 해야 한다. 톰슨 로이터는 법률과 규제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그 초점을 기존의 미국이나 영국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겨, 법률 기술 스타트업들을 위한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티알이그나이트(TR Ignite)를 개시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1위로 선정된 스타트업은 미화 250,000달러의 지원금을 받게 되며, 톰슨 로이터가 보유한 글로벌 고객망, 파트너 자원, 기술자원, 데이터, 멘토십을 이용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tr.com/ignite)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데이비드 컬(David Curle)은 톰슨 로이터 엔터프라이즈 콘텐트 혁신 기술 이사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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