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알아야 할 또다른 유행어가 등장했다. 지난해 마케팅 기법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제로 파티 데이터(Zero Party Data: ZPD)’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CMO는 이 ZPD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그 실체는 확실히 모를 것이다. 퍼스트 파티 데이터(First-Party Data: FPD)를 색다르게 표현한 말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데이터인가? 데이터라면 이미 차고 넘치지 않나? 마케터에게 얼마나 더 많은 데이터 범주가 필요한가?
ZPD를 이해하기 위한 2가지 핵심 개념은 바로 개인정보 보호와 가치다.
포레스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ZPD란 고객이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브랜드와 공유하는 정보며 ZPD의 종류에는 소비자가 직접 입력한 관심사 정보, 구매 의사, 개인 사정, 개인이 브랜드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기 바라는가 등이 있을 수 있다. 브랜드는 FPD를 소유하지만 ZPD는 소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ZPD는 FPD와 다르다고 포레스터는 설명했다. 브랜드가 ZPD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구체적인 의도나 가치 교환을 목적으로 브랜드에게 자신의 ZPD 사용권을 승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ZPD는 다른 형태의 정보와 달리 동의 없이는 절대 거래될 수 없으며 ‘유동적’이라고 봐야 한다.
포레스터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FPD에는 행동 정보가 풍부하고 관심이 함축된 반면, ZPD에는 구체적인 관심과 선호 내용이 들어 있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가치를 높이려면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기업은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FPD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ZPD와는 다르다. ZPD는 소비자가 기업에게 혜택을 받기 위해 직접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처럼 자발적으로 제공된 정보가 ‘제1관계자’ 정보였겠지만, 소비자의 기대치에 따라 새로운 용어의 필요성과 이러한 개인정보에 대한 새로운 취급 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칸타 애널리틱스의 컨설팅 책임자 재러드 페인은 ZPD란 소비자가 자진해서 브랜드와 직접 공유하는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FPD는 브랜드가 수집하는 데이터지만, ZPD는 불특정 다수의 의견으로부터 추측하는 것이 아닌, 그냥 사람들에게, 소비자에게 브랜드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여 그 답변 내용을 당사자에게 구체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더 통제하기 원한다는 사실이 반영되어 있다. 사람들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더 향상하거나 보상을 얻는 것과 같은 목적이 있어서다.”
더 루메리(The Lumery)의 공동 창업자 겸 CEO 벤 페츠는 <CMO>와의 인터뷰에서 ZPD에 유동성이 중요한 것처럼 개인정보 보호와 의향도 중요하다며 “ZPD는 교묘한 방식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명시적인 사전 동의에 주목한다”라고 강조했다.
페츠는 “그동안 더 루메리에서의 논의는 FPD에만 집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생겼다. 소비자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명시적인 사전동의 정보가 필요해졌고 그것이 바로 ZPD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소비자나 잠재 소비자가 제공해 주는 FPD로써 활용에 엄격한 조건에 따르는 것이 ZPD인 것이다”라고 페츠는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고객은 개인정보를 스스로 더 많이 통제할 수 있고 명확한 가치 교환이 존재해야 한다고 전제한 페츠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소비자가 이메일 주소를 제공할 때에는 그냥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교환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 특정 순간에 웹사이트나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것이 마음에 들면 그것을 얻기 위해 연락처를 자진해서 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은 청바지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정보 수신에 동의했을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앞으로도 청바지 관련 정보에만 관심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ZDP에는 유동성이 있어야 하고 고객이 관심 대상을 계속해서 알려 주어야 한다. 앞으로는 ZPD라는 명칭은 FPD로 대체되고 관련 개념만 바뀔 것이라고 본다.”
취향 정보 구축
ZPD의 또 다른 예로는 취향 정보가 있다. 고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브랜드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즉, 정보 교환에 의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고객 취향 정보는 FPD로 간주되었다.
포레스터에 따르면, 관심사 설정 메뉴를 통해 효과적으로 ZPD를 수집할 수 있다. 기업으로부터 연락을 받는 방식과 개인정보 공유 대상을 고객이 스스로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퍼포믹스(Performics) CEO 제이슨 토넬리는 ZPD를 일컬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라고 밝혔다.
그는 “마치 소비자에 대한 설문조사 정보처럼 브랜드가 입수한 데이터다. 추론이 아닌 자발적으로 제공된 정보다. FPD가 인구통계학적이고 심리학적이라면 ZPD는 소비자가 여정의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에 대한 정보에 더 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토넬리는 “자발적으로 제공된 것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선거 전 여론조사가 틀린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소비자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한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내용을 말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제공된 정보가 타당한가 하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브랜드가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을 소비자가 판단함으로써 정보가 왜곡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것일까?”라고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따라서 그 내용이 해당 사람 자체와 해당 사람의 구독 또는 구매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토넬리는 당부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