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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광고, 인앱결제 및 스포티파이 공방··· 애플, 앱스토어 광고·심사 지침 논란

2022.11.01 문준현  |  CIO KR
애플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10세대 아이패드와 2022년형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며 여느 때와 같이 바쁜 연말을 보내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애플의 앱스토어도 분주했다.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지만, 사용자 불만에 일부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심사 방침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관련된 새 항목을 추가해 메타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도 앱 심사 공방을 벌이는 등 여러 갈등에 휩싸였다.

 
ⓒGetty Images Bank


도박 광고 노출··· 불만 속출에 잠정 중단 

애플은 10월 25일(현지 시각)부터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한국 포함)에서 앱스토어 '투데이' 탭과 개별 앱 페이지 아래 '좋아할 만한 다른 항목' 공간에 노출되는 광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에 국한됐던 앱스토어 광고가 앱스토어의 메인 화면과 개별 앱 화면까지 확장된 것이다. 애플은 "투데이 탭 광고로 앱스토어의 일면에 귀사의 앱을 더 눈에 잘 띄게 할 수 있다"라며 새 광고 상품을 소개했다.
 
ⓒCIO KOREA

또한 원래 개별 앱 페이지 맨 아래 표시되는 '좋아할 만한 다른 항목'은 해당 앱과 관련된 다른 앱이 추천되는 곳인데, 이제부터 이 목록 상단에 앱 광고 1개가 노출된다. 
 
하지만 '좋아할 만한 다른 항목' 광고가 25일부터 노출되기 시작하자마자 여러 개발자가 도박 및 사행성 앱이 광고로 뜬다며 불만을 표했다. 텀블러의 공동 창업자이자 애플 평론가인 iOS 개발자 마코 아멘트는 "이제 앱스토어 앱 페이지가 도박 광고를 노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용자인 나로서 용납할 수 없고, 애플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앱스토어가 애플 같은 좋은 회사를 망친 듯하다. 독단적인 인앱결제 규제에도 모자라 이제 도박 앱 광고로 이익을 얻는 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이제 이런 사업방식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며 회사를 지탄했다. 

애플 전문 블로그 맥스토리스(MacStories)의 편집장이자 아이패드 활용 전문가로 활동하는 페데리코 비티치도 "482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래, 이 카지노 광고를 해서 수익을 더 불리자!'라고 생각했다는 게 믿기는가?"라며 새 앱스토어 광고를 비판했다. 

이 외에도 애플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여러 개발자와 블로거가 비슷한 불만을 연달아 표하자 애플은 26일(현지 시각) 맥루머스(MacRumors)에 "도박을 포함한 다른 몇 가지 카테고리에 속하는 앱의 '좋아할 만한 다른 항목' 광고를 중단했다"라고 전했다
 

SNS '게시물 부스트' 매출도 수수료 부과

애플은 지난주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배포하면서 앱스토어 방침 또한 조용히 수정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수정사항이 아니라 여러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였다. 
 
애플이 수정한 앱스토어 방침은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 앱이 제공하는 '게시물 부스트' 형태의 상품에 애플 고유의 인앱결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앱결제에는 30%의 수수료가 부과되므로 이는 곳 애플이 게시물 부스트 매출의 30%를 가져간다는 뜻이다. 게시물 부스트는 특정 게시물의 노출도를 높여주는 광고 상품으로 SNS 기업의 매출원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애플은 앱스토어 심사 지침에 기재된 비즈니스, 인앱결제 부문에 3.1.3(g) 항목을 추가했다. 이 항목은 다음과 같이 명시한다.

광고주(제품, 서비스 또는 이벤트를 광고하는 개인 또는 회사)가 미디어 유형(텔레비전, 옥외, 웹사이트, 앱 등)에 걸쳐 광고 캠페인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앱은 인앱결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같은 앱에 표시할 광고 구매를 포함해 앱 내에서 경험하거나 소비하는 콘텐츠에 대한 디지털 구매(예: 소셜미디어 앱의 게시물에 대한 "부스트" 판매)는 인앱결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대한민국 한국 앱스토어 심사 지침에는 해당 항목이 추가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변경 사항에 대해 메타는 CNBC에 "애플은 계속 다른 회사에 불이익을 주며 자사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회사는 이전에 개발자의 광고 수익에 손대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제 생각을 바꾼 듯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더버지(The Verge)에 전달한 성명에서 앱스토어 심사 지침은 "앱 내에서 소비되거나 경험되는 모든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거래는 애플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써야 한다"라는 규칙을 항상 고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물 부스트는 디지털 서비스이므로 당연히 인앱결제 시스템을 써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스포티파이 오디오북 업데이트 거절··· 결제 방식 알 수 없어

앱스토어 지침 및 심사와 관련된 또 다른 분쟁도 있었다. 뉴욕타임즈는 애플이 스포티파이의 오디오북 업데이트를 여러 차례 거절했다고 지난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최근 오디오북 서비스로 유명 작가의 저서를 포함한 도서 30만 권을 제공하며 오디오북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이다.

그런데 스포티파이가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를 준비하던 와중 애플 앱스토어 심사 팀이 오디오북 서비스가 포함된 앱 업데이트를 거절한 것이다.  
 
ⓒSpotify

애플의 거절 사유는 오디오북의 결제 방식이었다. 원래 스포티파이의 음원 서비스도 iOS 버전에서는 사용자가 별도의 웹 브라우저에 접속하여 구독료를 결제하도록 유도했다. 인앱결제 적용 시 애플이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과거부터 애플의 인앱결제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한 기업 중 한 곳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스포티파이는 오디오북 서비스도 인앱결제 대신 브라우저에서 별도로 결제하도록 안내해, 서비스 비용이 오디오북 창작자에게 직접 전달되도록 하고자 했다. 
 
오디오북 사업을 이끈 스포티파이 콘텐츠 부사장 니르 지체르만. ⓒNew York Times

하지만 어떤 앱이든 인앱결제를 우회할 수 있는 별도의 결제 방법 자체를 표기할 수 없다는 것이 애플의 앱스토어 지침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스포티파이에 별도 결제 방법에 대해 사용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허용했다. 따라서 스포티파이 팀은 무려 9단계에 달하는 오디오북 결제 안내 페이지를 만들어야 했다고 오디오북 사업을 이끈 니르 지체르만 부사장은 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후 애플은 이메일 허용 입장을 바꿨다. 사용자에게 다른 결제 방식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정보를 제공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메일로도 알릴 수 없다는 지침이었다. 
 
ⓒSpotify

결과적으로 현재 스포티파이는 오디오북 결제 방식에 대해 사용자에게 아무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오디오북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앱 안에서 오디오북을 구매할 수 없습니다. 저희도 이게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라는 문구가 뜰 뿐이다. 사용자는 스포티파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별도로 오디오북을 구매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애플은 "스포티파이가 오디오북 시장에 진출하는 데 아무런 이견도 없다. 단지 회사가 인앱결제에 대한 앱스토어 지침을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성명을 맥루머스에 전달했다.
 

위선인가 사업인가 

애플은 2017년부터 앱스토어에 검색 광고를 도입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애플에서 선임 커널 엔지니어로 일했던 개발자 샤크 론은 개인 블로그에 "[2017년] iOS 베타에서 광고가 보이자 [회사 내부의 개발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임원진은 직원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듣고자 회의를 열었지만 듣는 척만 하는 게 뻔히 보였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애플이 이번 도박 광고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CEO 팀 쿡이 페이스북, 구글 등의 회사가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의 일부를 차지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2021년 상반기 iOS 14.5에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이라는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추가해 타사 앱이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려면 반드시 사용자의 직접적 승인을 받도록 했다. 광고 타겟팅에 주로 활용되는 추적을 사용자가 차단할 수 있게 되자 메타 같은 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메타는 2021년 3분기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광고 성과가 15% 하락했다고 전했으며,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10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은 지난 27일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구독 서비스 매출과 앱스토어 광고 수익을 모두 포함하는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했지만, 작년 25%에 비하면 성장세는 크게 둔화했다. 

지난 8월 16일 오미디어의 선임 애널리스트 매튜 베일리는 애플의 앱스토어 광고 매출이 2020년 53억 달러에서 2027년 90억 달러에 다다를 전망이라 예측했다. 

8월 21일 블룸버그 통신 마크 거먼 기자는 애플이 머지않아 광고 사업 부문의 수익을 3배 이상 증대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애플 지도(Apple Maps) 서비스에 키워드 중심 광고를 내년 추가할 예정이라고 그는 밝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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