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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빌 게이츠 장담 후 17년··· 스팸 근절, 올해에는 이뤄질까?

2020.01.07 Mike Elgan  |  Computerworld
스팸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성가신 일이기 때문에 문제일까? 진짜 문제는 전화와 이메일이라는 편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대신, 그보다 열등한 것을 쓰게 만든다는 점이다.

무려 17년 전인 2003년 빌 게이츠가 스팸 문제를 2006년까지 해결하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그리고 2020년이 밝았다. 원치 않는 스팸의 범람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이제는 이메일뿐만 아니라 로보콜(robocall), 로보텍스트(robotext), 소셜 스팸(social spam), 리뷰 스팸(review spam)까지 다양한 종류의 스팸이 넘쳐나고 있다. 

스팸의 진짜 문제는 사람들이 전화와 이메일이라는 편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쓰지 않도록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빌 게이츠가 예언했던 스팸의 근절이 새로운 노력을 통해 다시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Getty Images

여전한 스팸 문제
스팸이 활동하는 세계 최대의 플랫폼은 여전히 이메일이다. 전 세계 인구 중 절반이 이메일을 사용한다. 전체 이메일 중 절반 이상이 스팸이다. 희소식은 스팸 메일 비율이 2012년 69%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팸 전화 역시 큰 문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8년 로보콜과 실시간 스팸 전화에 관한 민원을 무려 570만 건이나 접수 받았다.

지난 몇 년간 미국에는 중국어 로보콜이 급증했다. 이는 낮은 신용카드 이율이나 저렴한 건강보험으로 유혹하는 등 미리 녹음한 사기성 내용을 전달한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중국어를 모른다면 상관없지만, 대부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이민자들을 노린다. 로보콜은 중국 영사관에서 나왔다면서 대사관에 소포가 와 있다거나 중국 당국과 문제가 있다는 식의 이야기로 이민자들을 현혹한다. 여기에 걸려들면 실제 교환원이 나서서 은행 계좌를 알아내려는 사기를 칠 것이다.

스팸 메일이나 전화가 큰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이밖에 문자 메시지, 온라인 리뷰, 소셜 미디어 등 다른 형태의 스팸도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스팸 해결을 위한 새로운 노력
2019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보콜에 대한 강력한 제제를 담고 있는 트레이스드법(TRACED Act; Telephone Robocall Abuse Criminal Enforcement)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로보콜 남용자에게 부과되는 벌금이 대폭 늘어났다. 스팸 전화 1건당 무려 1만 달러에 이른다. 또한 통신업체의 로보콜 차단이 의무화되는 등 로보콜 방지 조치가 시행된다. 

이 법은 보이스피싱에도 적용된다. 스팸방지 앱인 트루콜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캐나다 등을 포함한 주요 20개국에서 보이스피싱이 18% 증가했으며 2018년 피해자 수는 4,300만 명, 피해액 규모는 100억 달러가 넘었다.

통신업체들도 스팸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19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결정에 따라 통신업체들은 로보콜 차단 서비스 가입을 의무화했다. 단,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기기를 소유한 일부 통신업체 고객들에게 해당된다.

버라이즌의 콜 필터가 그 중 하나다. 무료와 유료 버전이 있는 콜 필터 앱은 사용자에게 잠재적 스팸 전화를 알려주고 일부는 차단까지 해 준다. (독립 앱들로는 노모로보(Nomorobo), 로보킬러(Robokiller), 유메일(YouMail) 등이 있다.)

2019년 8월 AT&T와 T-모바일은 로보콜 차단을 위한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통신업체의 이러한 노력에는 보안통신 식별자 재점검과 토큰(toKEN)을 사용한 정보 처리 표준(STIR/SHAKEN)이 전부 사용되고 있다. 

구글의 MVNO 이동통신 서비스인 구글 파이는 새로운 스팸 전화 기능을 2019년 12월 출시했다. 이는 의심스러운 스팸 전화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스팸 전화 근절에 나서고 있다. 구글의 픽셀 4는 이제 스팸 전화를 비롯해 스팸 화상통화까지 자동으로 가려낸다.

이 밖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착신 거부(DNC) 레지스트리 시스템에 스팸 번호 등록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통신업체들은 로보텍스트(자동 스팸 문자 메시지)를 막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T-모바일에 따르면 2019년 로보텍스트 차단 건수는 일일 100만 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SMS 메시지 중 약 3%가 스팸인 수준이다.

AI는 스팸을 줄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에 속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15억 명이 사용하는 지메일 계정을 겨냥한 스팸 메일을 분당 1,000만 통씩 차단하고 있다. 또한 이미지에 숨겨진 스팸을 제거하기 위해 2019년 새로운 텐서플로 머신러닝 라이브러리 사용을 개시했다. 구글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들어오는 스팸 중 99%를 막아 준다. 구글은 2019년 12월 ‘검증된 SMS’라는 문자 스팸 기능도 출시했다. 검증된 업체가 보낸 문자에 파란색 아이콘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스팸으로 왜곡되는 커뮤니케이션
스팸의 진짜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스팸으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이 사람들로 하여금 편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버리고 그보다 못한 것을 찾도록 만든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꼽을 수 있는 이메일과 전화를 스팸이 망쳐버린 것이다.

이메일이 편리한 이유는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개방적이며 누구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동기적이다. 즉, 사용자가 어떤 메시지를 언제 어떤 순서로 열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이메일은 검색 가능하며 장문의 메시지와 임의의 첨부파일을 전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이점을 가진 이메일을 포기하거나 무시하고 있다. 그 대신 문자나 슬랙과 같은 기업용 협업 메신저, 왓츠앱과 같은 메시징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스팸도 한몫을 했다.

전화도 그러하다. 스팸 전화와 로보콜이 등장하기 전에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면 상대방이 꼭 받았다. 통화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사람임이 거의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전화로 신속하게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스팸 전화로 인해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클라우드 텍스팅 회사 집휩(ZipWhip)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스팸 때문에 전화를 신뢰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 동기성이 사라졌다. 즉, 실시간 통화보다는 음성 메시지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동안 사람들은 이메일과 전화 대신 문자로 많이 옮겨 갔다. 문자가 스팸이 거의 없고 발신자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자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그다지 좋지 않다. 미국의 경우 최근까지도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문자를 사용할 수 없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작디작은 스마트폰 화면의 키보드로 문자를 보낸다.

또한 문자는 이메일과 비교할 때 중요도에 따른 순서나 시기를 설정할 기회와 자유가 없다. 말투와 감정이 전달되는 전화와 비교할 때도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낮다. 

지난 20년 동안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사람들과의 소통은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 주요 원인은 스팸이다. 

스팸을 막기 위한 새롭고 적극적인 모든 조치에도 2020년에 스팸이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 17년 전 빌 게이츠가 계산하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스팸 방지 조치가 새롭게 나와도 늘 새로운 스팸이 생겨난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신무기 경쟁과도 같다.

AI로 스팸을 걸러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아직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AI를 사용해도 여전히 스팸이 오기도 하고 정상적인 이메일이 스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래도 진전은 진전이다. 스팸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고, 고급 개방형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이메일과 전화의 사용이 다시 늘어난다면 최선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Mike Elgan은 기술과 기술 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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