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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콘텐츠 마케팅 시대의 스토리텔링 기술

2015.06.15 Tom Kaneshige  |  CIO
콘텐틀리 서밋(Contently Summit)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시청 돔 아래에 살고 있는 노숙자들와 마주쳤다. 시큼하고 지릿한 악취가 마켓 스트리트를 따라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욕설 직전의 눈빛과 마주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서쪽의 미션 스트리트로 경로를 변경했다. 거대한 노란색 건설 크레인 2대가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재개발되는 구도심은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철창으로 둘러싸인 상점과 담배가게를 지나 드디어 콘텐틀리 서밋 행사장에 도착했다. 정문의 '프라이빗 파티' 표지판은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곳은 마치 오염된 빈곤의 바다 가운데 무료 음료가 서비스되는 휴가 리조트 같았다. 최근 콘텐츠 마케팅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는 스토리텔링 기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 곳에 왔다.

Credit: Thinkstock


필자가 길거리에서 지나친 모든 것들은 각자 숨겨진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콘텐틀리 서밋에 참가한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꺼리'는 아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콘텐틀리는 콘텐츠 제작 서비스뿐 아니라 워크플로우 및 배포 소프트웨어,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마케팅 기업이다. 주 업무는 마케터들이 소셜 미디어와 기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예술 형태 중 하나인 ‘이야기’는 기본적인 감성을 자극해 공통성의 실타래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한 때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고 권력과 맞섰던 전직 언론인들이 이제 콘텐츠 마케터라는 수입이 짭짤한 직업으로 새로운 트렌드에 편승하고 있다.

GE 리포츠(GE Reports)의 편집장이자 포브스지(Forbes Magazine)의 전속 기자 출신였으며 여전히 '언론인'으로 불리기를 고집하는 토마스 켈너는 자신의 일에 대해 “비록 기업의 승인 과정을 거치지만 독자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고 싶어할 흥미롭고 정보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콘텐츠 최종 결정권은 기업 측이 갖는다.

콘텐츠 마케팅의 목적은 법률에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대상 고객들의 관심을 얻고 관계를 발전시켜 결국 매출 증가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신장, 페이지 조회수, 고가치 청중이라고 콘텐틀리 서밋의 연사들은 설명했다.

콘텐츠 마케팅은 이미 거대한 사업이다. 콘텐틀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올 해 콘텐츠 마케팅에 5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4곳 중 한 곳이 마케팅 예산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에 쏟아 부어 인포그래픽, 비디오 스토리, 짧은 스토리, 긴 스토리, 소셜 미디어 스토리 등을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다. 기업 중 절반 이상이 2명 이상의 콘텐츠 전담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케터 대부분은 라이선스 콘텐츠가 아닌 독창적인 콘텐츠 제작에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동시에 콘텐츠 마케터가 만든 모든 이야기는 끊임 없는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TD 에이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의 의사소통 및 공무 책임자인 연사 킴 힐리어는 스토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실제 발행되기까지의 의사 결정 분지도를 보여주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제시하며 이러한 현실을 환기시켰다. 또 다른 연사인 투자 기업 블랙록(BlackRock)의 부사장 앤 하이넥은 콘텐츠가 공개되기 전에 적어도 4명의 결제를 거쳐야 한다는 분석을 공유했다.

공개하기에 적합한 모든 좋은 뉴스
복잡한 승인 과정 외에도 다양한 제약이 있으며 이들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먼저 소재가 문제가 된다. 좋은 이야기꾼들은 기억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종종 복잡다단한 갈등 이야기를 쓴다.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에서 레오 톨스토이는 이렇게 썼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우울한 이야기는 마케팅 메시지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기업의 의도에 반하는 요소다. 그 어떤 브랜드도 행복하지 않은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부정적인 이야기와 관련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쩌면 아리아나 허핑턴이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의 편집장과 기고가들에게 '희소식' 실험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즉 콘텐츠 마케팅의 경우 부정적인 이야기는 대부분 배제되고 밝고 따뜻하고 유쾌한 느낌의 이야기만 승인되곤 한다.

누가 이야기를 만드느냐도 제약 중 하나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야기꾼을 고용한다. 직업이 없거나 제대로 보수를 받지 못하는 언론인들인 경우가 많다.

사실 그들은 이 일에 적합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스터리가 가미된 줄거리와 의견이 상충되는 캐릭터 등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요소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마케팅 유행어와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정보가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언론인들은 독자들의 관심의 고동을 감지하는 시의적절성에 대한 감각이 있다. 일례로 갭(Gap Inc.)의 디지털 마케팅 및 의사소통 책임자이자 과거 SFE(San Francisco Examiner)의 수석 편집장이었던 데어더 허시는 케이틀린 제너(Caitlyn Jenner)에 관한 짧은 블로그 게시물을 승인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해당 블로그 게시물에는 "최근 성전환자들의 권리에 대한 캠페인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표지 사진은 LGBTQ 역사상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라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에 따르면, 이런 성적 소수자 관련 담론에 합류하려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마케팅 콘텐츠로서는 파격적인 행보에 해당한다. 갭이 LGBTQ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목소리를 낸 이유에 대해 허시는 이 이야기가 갭의 가치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눈앞의 판매보다는 평판의 브랜드화를 중시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고객들이 자신과 같은 가치관을 가진 브랜드에 충성할 것이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문제 중 하나는 이러한 '기업 언론인'들이 일을 너무 잘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본질적으로 마케팅 콘텐츠는 태생적으로 편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에는 잘못된 것이 있을 때가 있다. 또 이런 이야기가 마케팅 콘텐츠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뉴스 웹 사이트, 소셜 미디어 피드, 블로그 등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갭 블로그의 이름은 "두 모어(Do More)"인데, 갭의 6개의 브랜드 로고는 홈페이지 하단에 작고 흐릿하게 표시돼 있을 뿐이다.

-> 콘텐츠 마케팅 '명예의 전당'

저널리즘일까? 아니면 위장일까?
인정하자. 퍼블리셔임를 자처하는 기업들은 저널리즘이라는포장 아래 모호한 블로그와 네이티브 광고로 독자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저널리즘에서 축적된 스토리텔링 기술은 마케팅 부서에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 받으면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고된 동료들이 수입 짭짤한 일거리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들의 고급 역량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때 몸 바쳐 진실을 추구했던 이들이 이런 추세에 편승하고 있다는 현실은 한편으로 유감스러움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콘텐틀리 서밋에서 페이스북의 의사소통부 편집장이자 타임지(Time Magazine)의 소셜 미디어 편집장 출신인 앨리 타운젠트는 길거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남자의 영상을 제시했다. 이 남자는 밝고 행복한 느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타운젠트는 "콘텐츠 마케팅의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중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랬다. 콘텐틀리 서밋에서 말하는 '스토리'는 노숙자들이 넘실거리는 미션 스트리트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 Tom Kaneshige 는 CIO닷컴 선임 기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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