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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경제

성공부터 실패, 굴욕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2021년 이슈 총정리

2021.12.30 Mark Hachman  |  PCWorld
2021년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애초의 기대에서 벗어난 것은 또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팀은 올해 상당한 성공을 거둔 반면 윈도우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그렇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1년을 정리해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모두를 머쓱하게 했던 굴욕적인 순간도 꼽아봤다.
 

성공 : 하이브리드 워크

캘리포니아 골든 베어스와 같은 풋볼팀은 스탠포드 같은 라이벌팀에게 승리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시즌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가장 행복한 해는 아니었다고 해도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의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데 매진해 왔고 분명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온라인 컨퍼런스가 일상화됐다. © Microsoft

물론 일부는 구글의 워크플레이스나 줌, 슬랙을 더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효율적인 회의와 화상회의 툴이자 협업 솔루션으로 확실하게 개선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 하드웨어 개선을 위해 다른 업체와의 파트너십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원격 근무자의 재택근무에 이를 통합하는 작업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라인 컨퍼런스도 계속해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기능을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추가함으로써 이제 기업과 일반 사용자를 위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성공으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다.
 

실패 : 일반 사용자용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반면 모든 성공은 쉽게 손에서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성공에 취한 마이크로소프트 M365 임원 일부는 아마도 "모두가 팀즈를 쓰게 하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일반 사용자용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for Consumers)다. 윈도우 11 작업표시줄에 팀즈 챗을 통합해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단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누군가 이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일상에서 팀즈를 쓰고 싶어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미 눈덩이처럼 피해가 발생한 이후였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일상생활에서 기꺼이 쓰는 사람은 홍보 사진 속 이 사람 뿐이다. © Microsoft
 

굴욕 : 글꼴 투표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는 기괴한 사회적 실험을 시작했다. 2022년에 오피스와 윈도우 등에서 사용할 글꼴을 골라 달라고 설문을 한 것이다. 비대칭 형태의 시포드(Seaford)와 휴머니스트 산 세리프인 스키나(Skeena), 비어스타트(Bierstadt) 등을 제시했는데, 아마도 인터넷상에 뜨거운 논쟁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놀랄 만큼 반응이 싸늘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키나 글꼴 © Microsoft
 

굴욕 : 마이크로소프트 메시와 메타버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고 메타버스가 올해 가장 남용된 용어로 등극하기 몇 달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Mesh)가 있었다. 메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 현실 플랫폼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컨퍼런스 행사에서 깜짝 공개됐다.

사실 올해 메시가 얼마나 크게 발전해는지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메시를 처음 내놓았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전문가 알렉스 킵맨은 메시를 가상 회의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미래의 모임이 가상환경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개념은 메타에서 똑같이 반복됐는데, 당시 페이스북의 상황과 맞물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11월 기준 마이크소프트의 메타버스 비전은 가상 팀즈 아바타로 바뀌었다. 2022년에 프리뷰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실패 : 윈도우 11

솔직히 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가지고 있다. PCWorld의 윈도우 11 리뷰를 보면 결론은 윈도우 11을 구매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윈도우 10이 여전히 훌륭한 운영체제인데다 윈도우 11이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채 많은 버그와 함께 출시됐기 때문이다. 현재 스택카운터(Statcounter)에서는 데스크톱 OS 시장 점유율 리스트에 윈도우 11이 없다. 에듀플랙스(AdDuplex)에 따르면, 윈도우 11 점유율은 8.6%, 랜스위퍼(LanSweeper) 자료에서는 0.2%다. 어떤 자료를 보든 윈도우 11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윈도우 11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중 가장 논쟁적인 제품이다. © Microsoft

윈도우 11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만 윈도우 자체도 비슷한 신세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구독 매출과 엣지와 빙의 월간 사용자 수다. 윈도우는 이들 서비스로 접근하는 통로일 뿐이다.
 

실패 : 윈도우 11의 하드웨어 요건

솔직히 말해 상당수 윈도우 사용자가 'TPM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지난 수 주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정확하게 어떤 PC를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오락가락 말을 바꿨다. 그사이 윈도우 11 하드웨어 요건을 찾아내고 이 요건을 만족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었다.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심으로 바랬던 것은 보안을 명목으로 PC 수백만 대를 업그레이드 목록에서 빼는 것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말 해야 했던 것은 기자들을 앞에 앉여 놓고 현재 진행 중인 것, 사용자가 기대하는 것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수년을 통털어 마이크로소프트 최악의 커뮤니케이션 참사임이 분명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고 임원들이 직접 나서기를 기대한다.
 

실패 : 윈도우 11 브라우저 선택권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는 완성도 높은 브라우저이고 새로운 기능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를 망친 이유이기도 하다. 윈도우 11에서는 서드파티 브라우저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기가 매우 번거롭다. 브레이브(Brave )부터 비발디(Vivaldi)까지 윈도우 사용자가 훌륭한 브라우저가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박탈했다.

만약 이런 결정이 법적으로는 반경쟁적이지 않다고 해도 사용자는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우회하는 것조차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윈도우 11 프리뷰에서 이런 결정을 뒤집는 것은 모든 것을 바로 잡는 시작일 뿐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드파티 브라우저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는 과정을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들었다. © Mark Hachman / IDG
 

실패 : 윈도우 10X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윈도우 10X는 윈도우 11에 통합됐다. 지난 1월 윈도우 10X가 유출될 당시 우리가 몰랐던 것은 윈도우 10을 대체하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기능적으로 크롬북에서의 윈도우 10 홈 S 모드(윈도우 10 S)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윈도우 10X는 윈도우 11로 진화했다. 그렇다면 윈도우 10S는 무엇이 대체하게 될까. 아직 남아 있는 의문이다.
 

굴욕 : 윈도우 11 SE와 서피스 랩톱 SE

윈도우 11 SE와 그 보완재인 서피스 랩톱 SE는 솔직히 완전 별로다. 벽에 던져 본 후 그래도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다. 단, 여전히 윈도우 11 홈 S 모드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윈도우 10 S는 본래 크롬OS와 경쟁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것이 이제는 윈도우 11 SE와 서피스 랩톱 SE라는 새로운 크롬북 킬러로 등장한 것이다.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행운을 빈다.
 
윈도우 11에서 위젯을 빼면 윈도우 11 SE다. © Microsoft
 

성공 : 서피스 프로 7+와 서피스 프로 8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새로운 태블릿을 두 종류나 내놓은 것은 다소 의외였다(물론 서피스 프로 7+는 엄밀히 말해 기업 전용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훌륭한 태블릿 제품으로 꼽을 만 하다. 서피스 프로 7+와 서피스 프로 8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풀 사이즈 윈도우 태블릿 부문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공 :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

신형 서피스 북이 곧 나올 것이라는 전망 속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랩톱 북 프로는 '앞으로 당겨 사용하는' 인상적인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고성능 CPU, GPU를 채택해 주목받았다. 이 정도라면 2022년에 엑스박스 게이밍 랩톱의 출시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는 서피스 스튜디오 이후 가장 흥미로운 서피스 제품이다. © Mark Hachman / IDG
 

성공 : 서피스 랩톱 4

대부분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약점을 인상적인 서피스 디자인으로 상쇄해 왔다. 서피스 랩톱 4는 AMD의 라이젠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에게 성공이었다. 한가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인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키 트래블을 더 깊게 변경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보드는 한때 업계 최고였지만 이제는 나쁘지 않은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패 : 서피스 듀오 2

서피스 듀오 2 폴딩 폰을 리뷰한 이후 이 제품에 개인 SIM을 넣어 계속 사용해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본능적으로 다른 휴대폰에 손이 가고 있었다. 놀랍게도 듀오 2의 UI가 문제였다. 버그는 아니지만 다른 화면에 별도의 앱 정렬을 유지해 원하는 앱을 찾아 화면을 이동해야 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전반적으로 서피스 듀오 2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듀오는 2개 화면을 이용한 폴더블 폰을 지향한다. 1세대 듀오보다는 많이 개선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사례의 하나로 꼽기는 힘들다. © Mark Hachman / IDG
 

성공 : 엑스박스 게임 패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X 게임 콘솔을 구하기 여전히 어렵다면, 다음 2가지가 원인이다. 저렴한 엑스박스 시리즈 S 구매 가능성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패스의 성공이다. 특히 후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구독 서비스는 반드시 구독할 만 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게임 타이틀(PC와 엑스박스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은 물론 수많은 인디 게임을 출시 첫날부터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 : 윈도우 365

윈도우 365 이면의 토대, 즉 클라우드 윈도우가 결국 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스트리밍 기기는 일반화됐고 PC를 주머니에 갖고 다니다가 HDMI 포트에 끼워 사용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남은 문제는 윈도우에 타이밍하고 터치하고 상호작용하는 방법인데, 인터페이스 장인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결국은 이 문제까지 풀어낼 것이다.
 

성공 : 파이넨셜 모델링 월드컵 혹은 엑셀 챔피온십

토요일 오전에 재무 모델러 작업을 보기 위해 TV를 켜는 날이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021년의 가장 건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활동으로 꼽기에 충분한 'FMWC(Financial Modeling World Cup)'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유튜브 댓글 상당수는 악플이지만 FMWC는 다르다. © FMWorldCup.com / YouTube

이 행사에는 밈 문화와 염세주의 스포츠맨십, 대학 풋볼 팬덤을 정의하는 부드러운 트롤링 등이 혼재돼 있다. FMWC는 최고의 게임에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팬 행사 같은 느낌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유튜브를 참고하면 된다.  FMWC에는 괴짜 문화, 인사이트, 실시간 코멘터리, 엑셀을 즐기는 능력자 등 모든 것이 녹아 있다. 마치 e스포츠의 일종으로 엑셀을 소비하는데 놀랍도록 매력 있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2021을 정리했다. 고개를 갸웃할만한 의아함과 분노 그리고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즐거움이 공존했다. 2022년은 우리 모두에 더 좋은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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