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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디지털 변혁의 시기에 승자가 되기 위한 조건

2022.12.02 정철환  |  CIO KR
IT업계에서는 대략 10년 정도를 주기로 혁신적인 기술과 패러다임이 시장을 새롭게 형성하며 기존 질서를 무너트리는 디지털 변혁기를 거쳐왔다. 1990년대 초반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중심이 된 PC와 GUI의 시장 주도, 2000년대 초반의 웹 서버와 브라우저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 그리고 2010년 초반의 스마트폰의 확산과 모바일 컴퓨팅 환경의 시장 지배가 그랬다.

물론 PC와 GUI의 등장은 1980년대이며 웹 브라우저 및 서버 기술은 1990년대 중반에 등장했다. 또한 스마트폰 역시 2000년대 초부터 시장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시기 무렵에서야 해당 기술이 기존 IT 시장을 지배하던 패러다임을 누르고 IT 혁신의 중심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변혁기에는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고 아마존이 그랬으며 오늘날에는 구글과 애플이 IT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2020년대는 어떠한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혁기로 기록될까?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더믹이 지배했던 2020년대 초에 높은 관심을 불러왔던 메타버스 또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본격적인 전성기로 기록되지 않을까? 물론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인기는 많이 식었다. 또한 금리인상 및 신뢰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암호화폐의 가치는 급락했으며 최근까지 인기가 높던 NFT역시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먼 훗날 메타버스에 초점으로 하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 2020년대를 관통하는 디지털 변혁의 중심으로 간주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증강현실이 새로운 IT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차세대 디지털 변혁의 중심이 되는 시기가 온다고 가정할 때 기존 IT 시장의 주요 기업들을 물리치고 시장의 중심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지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메타버스에 대해 유독 진지하고 적극적이며 가상/증강현실 분야 디바이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페이스북이 이점에 대해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기업일 것이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FRL)를 통해 지속적으로 AR/VR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B2M(brain to machine)인터페이스를 연구하고 있고 독자적인 스마트워치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하드웨어 플랫폼 개발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는 디바이스 및 운영 체제가 없는 거대 IT 기업인 페이스북은 자사의 비즈니스가 글로벌 경쟁 기업(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에서만 운영된다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인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거둬들이는 수익 중 일부를 경쟁사에게 제공한다는 것도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페이스북이 야심 차게 출범한 가상세계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는 iOS 또는 안드로이드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을 지배하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과 관련해 페이스북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교훈을 준 사례가 있다. 2021년 애플에 의해 iOS 14.5 버전부터 도입된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ATT)’이다. 이 기능은 아이폰 앱에 대하여 맞춤형 광고를 허용할지, 차단할 지의 여부를 iOS 및 아이패드OS 기기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정책이다. 

원칙적으로 ATT는 앱 개발자가 주요 사용자 및 장치 데이터에 액세스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로부터 명시적 옵트인(정보주체가 동의를 해야만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방식) 권한을 받아야 하며, 수집되는 데이터와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애플은 ATT의 도입이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ATT를 도입한 후 사용자 중 75%에서 80%가 동의를 거부했다고 한다.

경쟁사들은ATT에 대해 광고 중심적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경쟁사를 방해하고 애플의 수익을 더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광고를 기반으로 한 무료 서비스모델의 효율성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개발자가 인앱 결제를 기반으로 하는 유료 비즈니스 모델을 집중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애플은 15%~30%의 수수료를 징수한다. 2022년 2월, 마크 주커버그는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그 해 매출이 100억 달러(페이스북이 메타버스 투자에 지출한 금액규모)만큼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근본적인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자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저비용 고성능 경량 장치를 개발하고 독자 운영체제를 탑재해야 하며 앱 및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이 디바이스는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기술 과제는 슈퍼컴퓨터를 평범한 안경의 틀 안에 맞추는 것일 것"이라고 저커버그는 말했다. 그의 경쟁자는 이미 슈퍼컴퓨터를 사람들의 주머니 속에 넣은 상황이니까 말이다.

누가되었든 근본적인 디지털 변혁기에 경쟁자의 플랫폼에 의존하는 기업은 새로운 시대를 지배할 패권을 가질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윈도우 패권은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에 의해 무너졌다. 따라서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메타버스와 가상/증강현실 세상에서 새로운 헤드셋 및 스마트 렌즈 그리고 B2M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신규 경쟁자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다면 미래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를 주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는 국내의 선도 IT기업에도 적용되는 사항이다.

* 정철환 이사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 이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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