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 호(號)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과 행보'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퍼스트’인 것이 2개나 있다는 게 좀 거슬리긴 하지만,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 새로운 모토에 대해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하여 모바일 기기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언제 어디에서든 업무는 물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나델라는 핸드폰, 태블릿, 노트북, 워치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러한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 이들 기기를 빙(Bing), 오피스 365, 애저, 원 드라이브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생산성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세계의 생산성 및 플랫폼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나델라는 ‘생산성’에 대해서는 할 일을 잘 끝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 외에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단지 서피스 프로 3가 최고의 생산성 앱이며, 오피스를 비롯한 몇몇 앱들이 세계적 수준의 생산성 툴이라는 이야기만 했을 뿐이다. 그는 생산성이 상호 연관된 소프트웨어 플랫폼들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어쨌거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생산성’을 새롭게 정의할 것임은 분명하며 따라서 생산성의 정의가 무엇인지 역시 지금 새로 쓰여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이패드용 오피스 아이패드용 오피스는 나델라가 CEO가 되기 전부터 개발 중이었다. 이 제품은 오피스의 기능과 윈도우 오피스 사용자 및 아이패드 사용자 모두에게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합쳐놓은 제품이다. 새로운 버전과 오피스 365를 합치면 (안 그래도 이미 많은 BYOD 회사들에서 쓰이고 있는) 아이패드는 더더욱 생산성이 뛰어난 기기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용 오피스의 출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생각이 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더 이상 기업에서 ‘대세’로 통하는 아이패드 사용을 방해해 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조언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대표인 빌 게이츠는 회사 내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해 자칫 나델라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따라서 게이츠를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자 자리에서 이사회로 옮긴 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 빌 게이츠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 연구 개발팀을 자주 방문하며 제품 개발 등에 조언자 역할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나델라를 돕고 있다. 때문에 그가 나델라의 경영 배후에 서서 조종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나델라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쪽에 가깝다. Image courtesy REUTERS/Rick Wilking and REUTERS/Robert Galbraith

완전히 손을 뗀 스티브 발머 나델라가 관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전임 CEO 스티브 발머는 바쁘다는 핑계로(이를테면 LA 클리퍼스 농구팀을 매입하는 등의 일로)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델라에게는 잘 된 일이다. 게이츠와 마찬가지로, 발머의 존재는 나델라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발머는 열정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에 임했고 또 전투적인 인물임을 스스로 보여왔기 때문에 나델라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발머는 자신이 나델라의 계획에 동의한다고 말한 바 있으나, 그 생각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 어떠한 공적인 위치도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의견 차이도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성장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즈니스, 데이터 백업, 기업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길 시 시스템 대체 작동 등을 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인 새로운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했다. 애저는 나델라가 CEO가 되기 전부터 직접 구상했던 것이니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애저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아마존 웹 서비스에 대항하여 느릿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가트너는 자사 매직 쿼드런트의 ‘리더십’에 AWS와 애저, 두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선정했다.

오피스 365 클라우드계의 프랜차이즈 생산성 스위트라 할 수 있는 오피스 365가 날이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전부 나델라의 공이라 할 순 없겠지만, 앞으로 기업 소유 오피스 서버로는 사용할 수 없고 오피스 365로만 이용 가능한 컴퓨팅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 새 기능들이 개발되면서 오피스 365는 더욱 인기를 더해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피스 365는 학생들을 평생 고객으로 잡아둘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대학들에서는 교직원 및 교수용으로 이를 구매해 학생들에게 공짜로 제공할 수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약 1년 동안 오피스 365를 이용할 수 있다. 또 $79.99만 내면 4년 동안 개인용 오피스 365를 이용할 수도 있다.

각종 하드웨어 기기들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그만 둬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나델라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노트북을 대체할 제품으로 출시된) 서피스 프로 3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나델라는 서피스 프로 3을 가리켜 생산성 태블릿 개봉작이라 말했다. 또 애널리스트들이 윈도우 폰 자체를 때려 치우라고 말했을 때도 나델라는 노키아 매입을 통해 휴대폰 제작에서 앞서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일각에서 X박스를 가리켜 마이크로소프트가 딴 길로 샌 것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나델라는 “우리는 계속해서 혁신을 지속해 갈 것이며 X박스의 팬들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또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부가적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임 CEO 스티브 발머가 말했듯 부분적으로나마 ‘전자기기 및 서비스 업체’로 남아 있는 것이다.

경영진 개각 나델라는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발머가 임명한 인물들을 정리하기 위해 CEO가 된 후 경영진 개각을 단행했다. 어쩌면 상징적인 행보로서의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스캇 거스리가 클라우드 및 기업 영업을 이끌게 됐고, 스테판 엘롭(당시 노키아에 있었다)은 하드웨어 기기 담당, 필 스펜서는 X박스를 담당하게 됐다. 비즈니스 개발 담당자 토니 베이츠와 마케팅 담당자였던 타미 렐러는 회사를 떠났다.

구조조정 나델라는 경영합리화를 목표로 1만 8,000 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회사를 떠나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노키아 소속이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계약직에 대한 정책도 바꿔, 8만 명의 계약직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빨리 움직이고 고객 요구에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보낸 장문의 이메일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에게 3,100단어의 이메일을 보내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래된 전통에 의문을 제기할 때이다. 우선순위를 새롭게 조정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참신한 아이디어에 귀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인재를 뽑을 것이며, 과정은 더욱 단순해 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성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여기 적혀있지 않은,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변화들을 스스로 이끌어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임을 알려주기에 충분한 이메일이었다.

주가 급상승 나델라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지난 15 년 동안 약 36달러로 유지됐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나델라가 임명된 이후 45달러로 상승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적어도 보면, 그는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Image courtesy Google Finance - Yahoo Finance - MSN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