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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潭 | 후광효과 – 내가 그런 말을 했어요?

2015.04.29 박승남  |  CIO KR


理論과 異論 3.

‘악법도 법이다’라며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습니다.
아니, 마셨다고 합니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했습니다.
아니, 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이견이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일본의 법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1930년대에 《법철학(法哲學)》에서 실정법주의를 주장하면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든 것은 실정법을 존중하였기 때문이며, “악법도 법이므로 이를 지켜야” 한다고 썼습니다. 이 말이 소크라테스가 한 것으로 와전되었습니다.

또한, 스피노자도 사과나무 이야기를 한적이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마틴 루터가 이야기한 것이라고도 전해지는데, 폴크마르 죄스텔이 쓴 책 “마틴 루터를 둘러싼 전설과 비텐베르크의 다른 이야기들”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실제로는 2차세계대전 이후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던 어려운 시기에 만들어져 루터와 연결 지어졌다고 합니다.

인용된 사람도 사람이지만, ‘악법도 법이다’는 그 내용자체도 문제가 있어서,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2004년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셨다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소크라테스 일화는 ‘오늘날의 헌법체계에서는 준법이란 정당한 법, 정당한 법 집행을 전제로 한다’며 이 사례를 준법정신과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명언들 중에는 오류와 오용의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되었을까요?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가 그 대상이나 사람의 구체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 ‘후광효과’를 활용한 것이 아닐까요?

같은 강의도 조교가 할 때와 교수가 할 때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잘생기고 호감 가는 모델을 광고에 내세워 제품이미지를 높이는 것처럼, 어떤 내용을 주장할 때 후광효과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언은 권위주의 정부하에서 악법을 강제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명성을 이용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명언, 명제, 관습 등 예로부터 내려오거나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여기는 내용에 대하여 별생각없이 받아들입니다.

기업에서도 관습적 사고가 많이 존재합니다. 한 예로, 기업에서는 ‘조직’이 우선이고 그 조직이 정해지고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고, 지금도 대다수 기업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와 유연성이 필요해지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사람을 우선으로 하여 조직을 구성하는 새로운 방식에도 우리의 생각을 열어두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 연애시절 눈에 콩깍지가 씌였던 시절이 있으실겁니다. 지금도 그때처럼 보이시나요?
이제는 후광효과나 선입감을 걷어내고 객관적으로 보기위하여,
당연히 여겨온 것에 ‘왜’라는 의문을 갖고, 여러분의 상식과 경험을 믿고, 여러분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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