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퀄컴이 회사의 일부를 인수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애플도 인텔을 향해 손길을 뻗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를 포기하고 자체 실리콘을 개발하기로 했던 결정에는 이유가 있었다. 인텔로서는 애플만큼 ARM 기반 프로세서 개발을 가속화할 수 없었다. 결국 열광적으로 시작된 두 회사의 관계는 지속되지 못했다. 인텔은 파워PC 칩으로부터 애플을 구했지만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인텔의 쇠퇴, 퀄컴의 부상
한편, 퀄컴은 좋은 아이디어를 볼 때 이를 알아채는 행보를 보여왔다. 애플과 같이 ARM 기반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자체적인 움직임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텔의 희생을 딛고 공급업체 판매를 늘리고 있다.
퀄컴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텔의 디자인 사업, 특히 PC 디자인 사업의 일부를 인수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제기됐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PC 사업에 “깊이 전념하고 있다”라고 말했으며, 퀄컴은 인텔과 논의를 위해 접근하지도 않았다는 소식이다. 즉 이 모든 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애플과의 관계
반면 인텔은 대규모 감원과 배당금 지급 중단이라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인텔의 PC 클라이언트 사업은 지난해 8% 감소했다. PC 판매의 전반적 부진으로 인한 결과였다.
단 애플은 이 추세에서 예외였다. 애플의 맥 판매량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하여 PC 업계 평균 성장률 3%를 상회했다. 사실 PC 분야의 성장은 대부분 애플이 추가로 100만 대의 맥을 판매한 덕분에 가능했다.
나아가 애플은 올해 연말 성수기에 맞춰 M4 맥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로서는 PC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애플은 모든 주요 폼팩터(맥,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완벽하게 호환되는 다양한 AI 지원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아직은 다른 누구도 이 입지를 차지하지 못했다.
퀄컴의 경쟁
퀄컴도 이 시장의 일부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 새로 출시된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는 저전력 사용과 고성능으로 PC 미디어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단 아직은 여러 면에서 애플 실리콘에
뒤져 있다는 평가다.
퀄컴 입장에서는 제품 디자인에 대한 애플의 통합적 접근 방식을 참고할 만하다. 퀄컴이 인텔을 인수한다면, 자체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거나 적어도 자체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 추가 매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AI를 실행할 수 있는 대부분의 PC는 AI를 실행할 수 있는 일부 애플 시스템(예: 맥 미니)보다 더 비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PC가 더 저렴하다는 통념이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가치와 가격은 비례하기 마련이다. 또 최근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태는 x86 플랫폼의 위험성을 상기시킨 바 있다.
하지만 퀄컴이 PC 산업에서 더 큰 몫을 가지려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모뎀 그 이상
애플과 퀄컴은 분명한
경쟁 관계를 이룬다. 얼마 전 애플은 퀄컴의 5G 칩을 자사 디바이스에 사용하기 위해 두 회사 간의 미해결 소송을 해결했다. 이 아이폰 제조사는 인텔의 도움을 받아 자체 5G 모뎀을 개발하기를 희망했지만 그 계획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애플은 인텔의 모뎀 설계 부서와 관련 모바일 특허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빠르면
2025년에 첫 5G 모뎀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애플은 더 이상 퀄컴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퀄컴의 자체적 칩 설계 역량을 보유한 가운데, 애플은 퀄컴이 하드웨어 경쟁자로 부상하는 상황을 과연 원할까? 애플이 사용하는 인텔의 일부
주요 특허가 갑자기 퀄컴으로 이전되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어떨까? 과거 두 회사 간의 주요 분쟁 중 하나는 특허 라이선스 비용에 관한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다. 퀄컴이 인텔의 PC 사업에 입찰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리고 애플이 이를 반기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현재 퀄컴의 시가총액이 1,82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참고로 인텔의 827억 달러, 애플의 3조 3,800억 달러다.
이러한 금융 자본의 차이는 극적인 입찰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한다. 물론 그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누가 거래를 성사시키든 규제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다.
* Jonny는 1999년부터 애플과 기술에 대해 기고해온 전문 저술가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