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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불확실성의 시대 속 실마리 잡기··· '전략적 예측' 접근법

2021.10.28 Chris Davis  |  CIO
미래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략적 예측(strategic foresight)'은 리더들이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대비하면서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 Gustavo Frazao / Getty Images

오늘날 변화의 속도는 그 어느때 보다 빠르다. 하지만 이 속도가 다시 느려질 가능성은 없다. 2000년도에 포춘 500 리스트에 포함됐던 기업의 절반이 인수·합병 됐거나 파산했다. 기업 가치가 50억 달러 이상인 기업 수는 2015년 이후 두 배나 늘었다.

급격한 변화의 원동력은 컴퓨팅 부문의 급성장이었고, 이를 통해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소형화, 민주화가 이뤄졌다. 그 결과 창업이 증가하고 낯선 경쟁업체가 등장했으며 개인화된 디지털 경험에 대한 고객 기대치가 높아졌다.

빠른 속도의 파괴적 혁신(disruption)은 기술 임원들이 기능적 리더에서 변혁적 리더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임원들은 어떻게 변화를 따라갈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전략적 예측'을 통해 임원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는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전략적 예측이 종래의 전략 수립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기업들이 변화의 동인을 식별, 관찰, 해석하고 그에 따른 영향을 예측하며 적절한 대응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전략 계획 작업에 '예측'을 적용하기
전략적 예측은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방식이다. 프로세스를 부분으로 쪼개서 사고하는 전략적 예측에는 결정론적 접근법이 아닌 적응적 접근법이 장려된다. 이 접근법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면서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미래 시점에서 시작해 현재로 되돌아오는 시각을 갖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이 변화의 외부 동인에 대해 보다 더 완전하고 총체적인 이해를 갖게 된다. 또 미래 시나리오를 더 폭넓게 구상할 수 있다. 그 결과 임원들이 더 현명한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경쟁업체가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전략적 계획 프로세스는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전략적 예측은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약 요인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미래에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탐색하는 전략으로 전환시켜준다.

종전처럼 구조화되고 연속적인 접근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전략을 실행 단계로 전환하는 데 필요하다. 그러나 시작부터 전략적 예측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략적 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전략 수립 프로세스에서 예측 기법을 적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전략이 개발 및 기획, 실행되는 맥락을 더 넓힐 수 있다.

전략적 계획 프로세스에 예측을 포함시키면 신흥 시장(사업 공간), 실행을 위한 새로운 방법(성공 방법)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촉진할 수 있기도 하다. 심지어 기업의 비전(성공 열망)까지 재정립되고, 결과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확대된다. 동시에 기업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협에 대비할 수 있다.

예측으로 시작하는 방법
예측에 활용되는 몇 가지 도구와 기법이 있다. 실무자들은 이러한 도구 및 기법을 통해 어떤 변화를 유도하는 요인과 그 변화에 따른 영향을 예측하는 요인, 조직 차원의 적절한 대응을 촉진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식별 및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예측 관련 활동을 세 단계로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1.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탐색하라
2. 기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고려하라
3. 조직 차원의 의미있는 대응을 모색하라

이 3가지 절차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1.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탐색하라
예측의 첫 단계는 변화의 근본적인 동인과 잠재적 영향에 대한 식별 및 연구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에서는 미래 이슈 분석(horizon scanning) 기법을 활용해 지금 등장하고 있거나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트렌드를 식별한다. 또는 지금까지 알려진 트렌드와 연관된 불확실성을 조사하는 경향 분석도 할 수 있다.

무어의 법칙을 예로 들어보자. 이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 마다 2배 증가한다는 경험적 관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어의 법칙의 종말이 가까워오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실제로 우리는 트랜지스터 밀도의 물리적 한계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좀 더 심도 있는 경향 분석을 통해 연산 능력의 급격한 증가가 트랜지스터 밀도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실제로 집적회로는 연산능력 향상을 결정하는 요인 중 첫 번째가 아닌 다섯 번째이다. 또한 성능 수치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 않지만 가격까지 고려한 성능은 지난 120년 간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돼 왔다. 즉, 무어의 법칙이 종말에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은 가격을 고려한 성능을 기준으로 보면 맞지 않다. 다른 분석의 틀로 보니 무어의 법칙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인 성장세에 대한 깊은 분석을 통해 기업이 미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할 수 있고 파괴적 위협과 기회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많은 조직들이 피상적인 스캐닝이나 경향 분석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기업이 범위를 넓혀 지속적으로 스캐닝을 하고, 강력한 기술 스카우트 생태계를 만들어 스캐닝과 분석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시스코의 사례를 살펴보자. 시스코 전 최고경영자(CEO) 존 챔버스는 경쟁업체보다 앞서서 기술 트렌드를 식별하고 전략적으로 인수합병 했던 것이 회사(시스코)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시스코 테크놀로지 레이더(Cisco Technology Radar)'라는 팀을 만들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선도 기업을 식별하고 모니터링했다. 이와 관련된 엔드투엔드 플랫폼을 통해 수 백명의 글로벌 기술 스카우트가 동향과 통찰을 제출했고, 검토 및 우선순위 확립에 도움이 됐다. 동시에 기업 R&D, 벤처 및 전략 계획 팀 간에 업무를 조정할 수 있었다.

테크놀로지 레이더를 활용한 결과, 시스코는 포그 컴퓨팅 같은 새로운 트렌드를 중심으로 내부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트렌드가 포착된지 1~2년 만에 초기 기술에 중점을 둔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임원들은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폭넓게 주변 환경을 스캐닝했고, 변화의 동인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서기 전, 기업이 위협에 대비하고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다.

2. 기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고려하라
예측 프로세스의 2단계는 1단계에서 식별된 신호를 통찰로 바꾸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나온 통찰을 활용해 앞으로 일어날 법한 일을 미래 상황으로 상정하고, 그러한 상황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분석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기법은 시나리오 기획이다. 이 기법은 미래의 일로 상정한 일련의 상황을 구상하고 탐색함으로써 기업이 전략을 정의하고, 시험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시나리오 기획을 활용한다. 예측 중심의 시나리오는 사고를 확장하고 일반적 통념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1단계에서 식별된 변화의 동인을 인풋으로 활용한 예측 중심의 시나리오는 좀 더 긴 시간의 범위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즉시성을 개선하고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범위를 확장한다. 극한의 여러 상황에서 기업에 미치는 서로 다른 영향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으로, 경영진은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기존 생각을 재고할 수 있다.

시나리오 자체와 특정 시나리오가 사업에 주는 영향을 확실히 경험하려면 비즈니스 모의전쟁(business wargaming)이라는 예측 기법이 필요하다.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한 조직의 준비 상황이나 대응책을 실제와 유사한 시나리오에서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이다. 대개 모의전쟁은 실시간으로 롤플레잉을 통해 특정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형식이다. 시장, 고객, 또는 경쟁업체 등 통제 불가능한 요인을 팀별로 구성해 시나리오에 적용한다.

모의전쟁 워크숍에서는 모든 팀이 다른 팀의 계획이나 활동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동시에 행동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임원들이 어떤 전략이 기업에 주는 영향을 파악하고 미래에 전개될 상황을 예측하며 향후 등장할 수 있는 위험과 기회를 인식할 수 있다.

필자가 속한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과의 작업을 통해 IT 부서와 관련된 3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개발했다. 

• IT가 100% 자동화된 세상
• IT가 100% 아웃소싱된 환경
• 전사가 100% 인하우스 기술을 활용해 운영되는 환경

우리는 모의전쟁 훈련을 통해 완전히 다른 IT 운영 모델을 구현하고자 했다. 이런 시도는 각 팀에서 이전에 폐기했던 접근법을 재평가하고 작업의 새로운 방식을 수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디지털 작업자'가 인력 계획과 관련된 논의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예산 증가에 대한 가정도 변하게 됐다. 이번 사례처럼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준비하면서, 기업이 시장의 불확실성과 이에 대한 대응 도중 마주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3. 조직 차원의 의미있는 대응을 모색하라
앞서 말했듯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미래 상황이 사업에 줄 수 있는 영향을 먼저 고려한다. 이제 남아있는 마지막 단계는 지금까지 얻은 통찰을 기업이 바라는 미래로 실현하기 위한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과거의 일을 재구성하는 백캐스팅(backcasting)이다. 기업이 최종 상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의사결정, 리소스(사람, 프로세스, 기술), 역량 등을 역으로 추적하여 분석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을 통해 이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후 기업은 혁신랩과 액셀레이터, 그리고 자율경영 사업부서를 만들어 새로운 행동 절차를 추가로 시험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R&D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다. 이러한 관행을 이용하면 필요할 경우 기업이 시장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기업이 공식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기 전부터 그 사업에 전념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생긴다.

이러한 대응 체계는 기업의 감각과 반응 메커니즘을 강화한다. 또한, 기업이 경쟁에 몰두하기 보다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관련해 오토데스크의 사례를 소개한다. 최근 퇴임한 최고기술책임자(CTO) 스콧 보딘은 ‘전략적 예측 그룹(Strategic Foresight group)’을 만들었다. 불확실성을 더 잘 다루고 변화를 적극 활용하며 기업이 선호하는 미래를 실현하고,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였다. 이 그룹 안에 세 팀이 있었는데 앞서 언급된 3단계 활동에 주력했다. 

우선 사고 리더십 팀은 트렌드 파악에 몰두했고, 예측 팀은 시나리오와 몇 가지 가능성이 있는 미래 상황을 구상했다. 스토리텔링 팀은 행동 가능한 방식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표현하기 위해 공통의 단어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했다.

이 팀은 오토데스크의 기업 전략팀과 직접 연계해 회사의 전략에서 치명적일 수 있는 가정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또 트렌드가 미래의 경쟁 구도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지 예상했다.

기업이 경쟁력 유지를 위한 기술 및 역량에 과감하게 투자하려면 변화의 궤적과 그 변화가 비즈니스 판도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시각이 요구된다.

전략적 예측은 기업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것이 제대로 실행만 된다면, 임원들이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현행 전략이 얼마나 잘 수립돼 있는지 검토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또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위협과 기회에 대한 시야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된 예측에 대한 개념을 잘 이해하고 3단계에 걸친 역량을 개발한다면, 기술 부문 임원들은 기업이 변화를 수용하고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 Chris Davis는 비즈니스 전략 및 기술에 특화된 경영 컨설팅 회사 Metis Strategy의 부사장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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