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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이파이가 당신을 추적한다? IEEE의 802.11bf 표준에 대한 단상

2021.04.27 Chris Nerney  |  Network World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새 와이파이 표준을 연구 중이다. 이 표준은 벽 너머의 사람들이 키보드로 입력하는 내용까지 추적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필자는 기술에 대해 낙관주의자다. 기술은 바퀴, 인쇄기, 셀카봉처럼 수많은 분야에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와이파이도 마찬가지였다. 와이파이가 없었다면 원격 근무자들이 카페에서 회사의 감시를 피해 노트북으로 한가롭게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시대는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달리 말해 오늘날 기업들 중에서 원격 네트워크 연결 툴을 적극 활용해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줄 아는 곳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Getty Images Bank

와이파이는 1997년 상용화된 이후 속도와 통신 범위 등 전반적인 성능이 계속 진화해왔다. 그러나 다음 단계의 와이파이를 보면 불길한 느낌이 든다.

무선 감지
노스이스턴 대학에서 임베디드 시스템, 무선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전기 및 컴퓨터 공학 조교수 프란체스코 레스투시아는 최근 연구 논문에서 와이파이가 점차 보편화되는 가운데 "사람 감지, 활동 인식, 물체 추적처럼 무선 감지에 응용되는 사례”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스투시아는 이를 두고 "와이파이 신호를 소리 파형 삼아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매핑'”함으로써 와이파이를 감지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무선 신호의 전달을 위한 디지털 통로로 여겨졌던 와이파이에게 또 하나의 활용 사례가 생겨나는 셈이다 (무선 신호는 1890년대부터 이용되고 있었다). 

IEEE는 와이파이 감지 프로젝트(SENS)를 통해 와이파이 기기로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감지할 수 있는 와이파이 표준(IEEE 802.11bf)에 대해 연구하는 중이다. 멋진 아이디어에서 불길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다. 레스투시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SENS가 대중화되면 최종 사용자들은 반드시 보안 및 개인정보 관련 우려를 제기할 것이다. 실제로 SENS 기반 분류기(classifier)는 키보드 타이핑, 제스처 인식 및 활동 추적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채널의 특성상 악의적인 도청자는 사용자의 허락 없이도 활동을 쉽게 추적할 수 있다. 심지어 와이파이 신호는 딱딱한 물체를 투과하고 빛이 없어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사용자들은 자신이 추적되고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조지 오웰의 책 <1984>가 떠오르지 않는가? 이는 감시 카메라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종 사용자들은 추적되고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위 문장은 말그대로 섬뜩하다. 안그래도 인터넷 사용자들은 쿠키 등 여타 은밀한 방식을 통해 자신의 정보가 추적되는 것에 대해 민감한 상태다. 

쿠키의 경우 인터넷 사용자가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은 이상 추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SENS 기능이 탑재된 와이파이 장치도 그렇다고 말하긴 어렵다. 현재 전 세계에 대략 5억 4,200만 개의 공공 와이파이 핫스팟과 수십억 개 이상의 가정 및 사무실용 와이파이 핫스팟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어느 곳도 감시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레스투시아는 "IEEE 802.11bf가 우리 사회에 미치게 될 파급력은 실로 막대하다"라며 “2024년 9월에 802.11bf가 IEEE의 표준으로 확정돼 도입되면, 와이파이는 통신 전용 표준에서 확장돼 합법적인 감시 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와이파이 기반의 감시 사회가 도래하기까지 3년 남짓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보너스 문화 부록 : 감시 협회와 디스토피아는 영화에서 숱하게 등장한 바 있다. 감시 연구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목록은 이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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