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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투카우' 문 닫는다··· 인터넷 자료실 시대의 끝

2021.01.27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1980년대 초반에는 1,200BPS의 속도로 셰어웨어를 다운로드 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며 마음에 들면 정식 버전을 구매하는 식이었다. 이후 웹이 등장했다. 초당 28~33.6Kbp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덩달아 프로그램 용량이 킬로바이트급에서 메가바이트급으로 커졌다. 

몇몇 이들은 웹 상에 프리웨어나 셰어웨어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브러리 서비스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들 중 첫 번째 등장한 이가 투카우(Tucows)였다. 1993년 미시건 주 플린트의 도서관 컴퓨터에 기반해 모뎀 기반의 BBS(bulletin board system)에서 시작된 사이트다. 



투카우라는 이름은 ‘The Ultimate Collection of Winsock Software”의 첫 글자를 모아 명명된 것이다. 참고로 윈속(Winsock)은 윈도우 95가 등장하기 전 윈도우를 인터넷에 좀더 쉽게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투카우는 이내 초기 웹 분야에서 인기 높은 프리웨어 및 셰어웨어 사이트로 성장했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과거의 이야기다. 회사 측은 투카우가 여전히 고대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도메인 네임 등록 기관이라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다운로드 라이브러리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투카우의 엘리엇 노스 CEO는 “최근 몇 년 동안 투카우 다운로드를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역사’이기 때문이었다. 오래된 사이트에는 유지 관리 문제가 있다. 이 사이트를 유지하면, 비즈니스 발전에 저해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단 사이트와 사이트 내의 프로그램들은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를 통해 역사적 유물로 보관될 예정이다. 

한때 유용했던 사이트에 먼지만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투카우가 하던 역할을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형 PC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 수억 명이 사람들이 온라인 활동을 위해 이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절반은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PC 폼팩터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무실과 학교, 가정 곳곳에서 여전히 PC가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경우 PC가 필요하지 않아졌다. 

PC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을 필자와 같은 사람들도 이제 투카우, 또는 Downloads.com과 같은 사이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 나은 솔리테어 프로그램을 찾아 헤매는 이들이나 가끔 거들떠볼 것이다. 

이유는? 우리 대부분이 더 이상 구식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거나 설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별된 앱 스토어를 이용하거나 SaaS를 이용한다. DaaS(Desktop-as-a-Service) 역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독립형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은 이제 의미 없어지고 있다. 

일부 리눅스 데스크톱 사용자, 고급 게이머, 비디오 및 이미지 제작자와 같은 PC 사용자들은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립형 PC 시대는 거의 끝났다. 웹에서 역사책으로 이동하는 투카우가 자신의 퇴장으로 이를 입증하고 있다. 
 
* Steven J. Vaughan-Nichols는 CP/M-80이 첨단 PC 운영체제였고 300bps 모뎀이 고속 인터넷 연결 수단이었던 시절부터 기술 분야에 대한 글을 써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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