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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 리더십|조직관리

칼럼 | 컴퓨터는 원래 여자다?

2013.07.31 정철환  |  CIO KR
미국이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위해 원자폭탄을 개발했던 맨하튼 프로젝트에서 초기 핵분열에 필요한 최소한의 플루토늄 양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이론'적인 계산도 아니고 '실험'적인 방법도 아닌 그 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제3의 새로운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 방법은 당시 맨하튼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연구소 근처에 사는 수백 명의 여성들을 모아 놓고 그들에게 종이와 연필을 주고 일련의 숫자들이 적인 종이를 주어 특정한 계산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 숫자들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입력된 플루토늄의 상태를 모델링 한 데이터였으며 이들 수백 명의 수작업 계산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값이 연쇄핵분열의 성공인지 실패인지 과학자들이 판독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입력 숫자를 여성들에게 배포하고 같은 계산을 하게 하였다.

이 새로운 입력 숫자는 새로운 플루토늄의 상태 모델링 데이터였다. 이런 과정을 수없이 거쳐서 연쇄핵분열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결정했다고 하였다고 한다.

마치 오늘날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반복을 통한 가상 실험에 해당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러한 계산을 하면서 이들 여성들을 부를 때 당시 신조어였던 '컴퓨터' 라고 불렀다고 한다. 필자가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샘 킨의 ‘사라진 스푼’에 나오는 한 내용이다.

부끄럽게도 필자가 컴퓨터를 전공한 지 30여년이 다 되어 오지만 컴퓨터의 어원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컴퓨터가 최초로 도입된 것이 1967년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들어온 IBM1401이라고 하니 국내 컴퓨터의 역사도 이제 몇 년 있으면 50년이 된다.

당시 컴퓨터를 도입, 운용하던 대선배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46년의 한국 컴퓨터 역사에는 어떠한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고 또 어떤 숨은 선배들이 있었을까? 오늘날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이나 기관은 없다고 봐도 좋으니 오늘 하루에도 전국 곳곳에서 IT 관련되어 종사하는 분들의 이야기들 중에는 또 얼마나 재미있는, 그리고 귀중한 경험담이 숨어 있을까?

사실 많은 IT분야에 있는 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어렵게 방법을 찾아내며 때론 실패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술자리에서 한바탕 이야기 거리로 풀어내고 싶은 재미있는 일도 겪는다. 이런 소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그냥 허무하게 사라지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누군가 이런 이야기들을 남기고 전하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접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더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름이란 곧 자기 자신의 족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족적을 남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글을 통해서가 아닐까?

IT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 그리고 CIO분들은 이공계 출신이 많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용기를 내 보면 어떨까? 처음엔 쑥스러울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글이 바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어차피 우리들 IT인들은 몇 개의 언어쯤은 쉽게 습득하는 언어에 있어서는 전문가들 아니던가?

오래 전에 필자가 들었던 말이 있다. 일본사람들은 자신이 한 분야에서 평생을 일하면 마무리로 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 말이 사실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상당히 공감이 갔던 이유가 일본에는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다. 아주 전문적인 분야에서 어떻게 보면 사소해 보이는 분야에 관련된 책이 출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아는 한 분은 자기 책 쓰기 라는 주제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신만의 책을 내보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책 출판하기를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요즘의 젊은 인터넷 세대들은 글 쓰는 것에 대해 예전 세대들 보다 익숙한 편이다.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하고 페이스 북 같은 SNS도 사용하며 카톡도 쓰니까... 그리고 블로그 운영하는 IT전문가 중에는 아주 유명한 블로거들도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 IT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CIO나 IT 팀장 분들의 글은 접하기가 쉽지 않다. 수 많은 기업에서 IT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확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글을 써 보고 블로그를 운영해 보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만의 책을 준비해보는 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글을 쓸 수 있는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는 오늘날에는 출판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사소하고 작은 이야기라도 글로 함께 공유해 보는 것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여기 CIO 사이트에서 많은 IT 전략팀장, CIO 분들의 글을 접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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