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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모두에게 성공적인 프로젝트란 없다?

2013.07.01 정철환  |  CIO KR
IT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프로젝트 관리자(PM)들에게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불문율과도 같은 말이 있다. ‘납기는 생명이요 품질은 자존심이다’ 라는 말이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PM에게 있어 납기 지연은 곧 손익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고객 만족의 저하로도 연결되는 최악의 상황이므로 피해야 한다는 뜻이요, 그러면서도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는 품질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과연 납기와 품질이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핵심요소일까?

필자를 비롯하여 IT업계에서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과 PM 양성교육 등을 공부한 많은 분들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측면의 관리 전략을 알고 있다. 납기 관리와 품질관리는 물론 이와 관련된 요구사항, 리스크, 조직, 회의체 운영 등 많은 측면에서 어떻게 관리를 해야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를 달성할 수 있는지 교육을 통해 배우고 또 현장에서 이를 토대로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을 것이다. 하지만 IT전략부서, 다시 말해서 고객의 발주 주관부서의 관점에서 봤을때에도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전략이 동일한 기준일까?

우선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 이라는 절대적인 목표에서 ‘성공’이라는 것의 의미를 정의해야 할 것 같다. 프로젝트를 수주 받아 수행하는 수행 주체인 ‘을’(수행처)의 의미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정의는 대체로 앞서 이야기 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수 많은 전문 서적과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와 관련된 지식과 수행기법에 대한 노하우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즉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에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고 납기를 초과하지 않고 완료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발주한 주체인 ‘갑’(발주처)의 경우에는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정의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실 너무 복잡한 조건과 환경에 따라 수 없이 많은 정의가 가능하다. 그리고 발주처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방법론과 전략을 담고 있는 전문서적이나 교육 프로그램은 아주 드물다.

요즘 ‘갑과 을’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관행에 대한 비판이 높다. 필자도 이러한 ‘갑을’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이 많음을 공감한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방안으로 흔히 제시되는 것이 소위 ‘윈윈 전략’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서로 ‘윈윈’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의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한 서로간에 명확한 인식의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납기와 품질 (+손익)로 정의될 수 있는 수행처의 입장과는 달리 발주처의 입장은 복잡하다. 우선 납기 측면에서 봤을 때 회사 내 다른 사업진행과 연계되어 추진되는 경우과 같이 일정을 맞춰야 하는 경우에 납기가 생명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때론 원하는 수준의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이며 상대적으로 납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프로젝트 말기에 종료 시점을 놓고 서로 이견이 대립되기 쉽다.

품질은 어떤가? 이 측면은 프로젝트 수행 시 품질에 대한 평가의 주체가 누구인지 잘 파악하여야만 한다. 발주처에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임원이나 현업의 리더가 명확하고 관련 지식과 방향이 뚜렷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다를 것이다. 발주처가 처음 해 보는 사업분야와 관련된 시스템 구축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 이런 경우 만족하는 수준의 품질이 달성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합의할 것인가? 하지만 발주처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막판에 소위 ‘꼬장’을 부리는 무식한 ‘갑’이라고 욕하게 될 것이다.

프로젝트의 핵심인 납기와 품질만 해도 서로 ‘윈윈’하기 위한 일치된 비전의 공유가 쉽지 않지만 이와 함께 더 다양한 변수들이 발주처에는 존재할 수 있다. 우선 사업이 추진된 배경이 어떠한가에 따라 처음부터 성공이라는 말을 듣기 어려운 프로젝트가 있을 수도 있고, 때론 100% 성공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들도 있다.

그리고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경우에는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기준을 정의하기가 모호한 경우도 있다. 또한 프로젝트 초기 계약 시점에서 수행처의 무리한 제안 또는 가격 인하 등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험로가 예상되는 경우도 있다. 시스템이 완료되었을 때 주 사용자층이 실무진인가? 임원도 포함되어 있는가에 따라 마무리가 전혀 달라야 하는 프로젝트도 있을 수 있다.

기업의 업종이 제조업인가? 금융업인가? 서비스업인가? 공공기관인가에 따라서도 발주처가 바라보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 및 관점이 상이하므로 이에 따른 성공의 정의도 다를 것이다. 게다가 발주처의 경영현황에 따라서도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평가받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변수들로 인해 프로젝트의 종료 시 한쪽에서는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마무리였습니다’라고 평가하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않아.. 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아니야’ 라고 평가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앞서 말한것과 같이 수행처의 입장에서 납기와 품질을 준수하며 손익에 차질을 주지 않고 프로젝트를 종료하기 위한 전략은 오랜 세월 잘 다듬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발주처 담당자들은 그런 기법에 익숙하지 않거나 또는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다른 관점의 이슈를 더 중요한 요소로 가지고 있어 프로젝트 후반에 갈등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를 ‘갑을’ 문화에 따른 갑의 횡포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한발 더 나아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생각한다면 진정한 ‘성공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 필자도 일방적인 ‘갑’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을’ 역시 ‘갑’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완료를 위해 ‘갑’도 ‘을’에 못지않은 프로젝트 관리 전략과 기법을 연구하고 위험을 분석하고 성공에 대한 핵심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더 배양할 때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성공’에 대한 정의를 합의하고 진정한 ‘윈윈’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들은 한 이야기가 떠 오른다. 노련한 장사는 실제로는 남기고 팔았으면서 사는 사람은 상대방이 손해보고 팔았다고 느끼게 만들고 어설픈 장사는 실제로는 밑지고 팔았음에도 상대방은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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