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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칼럼 | IT 기술자에게 필요한 인공지능의 심리학적 접근 – 심리정보과학

2018.01.09 이재용  |  CIO KR
특이점(Singularity)라는 4차 산업혁명의 지향점을 이해하는 시작과 끝은 하나로 수렴된다. 의식의 생성(탄생)이다. IT 기술자는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과정 자체를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번 컬럼에서는 인류가 순기능적인 특이점에 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IT 기술자들이 알아둘 만한 심리정보과학(Psychological Informatics)의 내용을 살펴본다.

인공지능 논의의 시작 튜링 모델
인공지능의 3개 주요 기술은 1) 학습, 2) 추론, 3) 인식이다. 학습은 신경회로망의 모사를 통해 이뤄지며, 뇌의 기능을 단순화해 구현한 것이 신경회로망이다. 이 신경회로망의 8 가지 기본 구성요소로는 처리기, 활성화 상태, 각 처리기에 대한 출력 함수, 각 처리기 간의 연결 패턴, 전파 규칙, 활성화 규칙, 학습 규칙, 환경이 있다.

추론은 퍼지 추론적 방법을 사용하며 기본 구조는 뉴로퍼지 시스템으로 신경회로망과 퍼지이론의 융합구조이다. 인식은 학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료나 불확실한 자료가 주어졌을 때 추론을 통해서 알아차리는 과정으로 인식을 위한 기본 단위는 패턴이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의 주요 기능은 모두 인간의 뇌의 특성을 모델링한 것이다.

1956년 다트머스(Dartmouth) 학술회의에서 존 메카시(John McCarthy)가 인공지능 개념을 “기계를 인간행동의 지식에서와 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 후, 인공지능의 목표가 인간의 사고 작용(Thinking)과 행동(behavior) 2개로 구분됐다. 인간과 같은 사고 시스템과 합리적 사고 시스템을 만드는 인간 사고 작용은 구조주의와 기능주의에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인간행동과 같은 행동시스템을 만든다는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행동주의 심리학에 강력한 영향을 받게 된다. <표1 참조>


표 1인공지능 목표에 따른 분류 - 출처 조영임, 인공지능 기술 동향 및 발전 방향, 정보통신흥센터 (2016. 2. 17)- 재구성

이제 인공지능의 뿌리가 어떻게 심리학의 출발인 구조주의, 기능주의 그리고 행동주의와 연결되어 있는지 튜링 모델을 만들어낸 알란 튜링의 족적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해 보자. 2012년 여름 우리는 단순히 런던 올림픽을 통해서 국제경기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지만 정작 영국은 튜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하면서 전세계에 튜링이 영국인임을 알리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다. 튜링의 100번째 생일인 2012년 6월 23일에 맨체스터의 튜링 동상 앞에서 런던 올림픽의 성화의 불꽃 전달식을 가졌던 노력이 대표적이다. 또 그의 동성애에 대한 사면은 2013년 12월 법무부장관의 요청에 따라 엘리자베스 2세가 왕실특별사면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튜링이 정신역동 계열의 융 분석가로부터 심리치료를 받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1950년 계산과 지능이라는 논문이 게재되고 1951년 동성애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954년 6월 7일 시안화 칼륨에 담가 놓은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 이 기간 튜링은 동성애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 1952년 가을에는 유대인 심리분석가인 프란츠 그린버움 박사(Franz Greenbaum)로부터 심리치료를 받았다.

1950년 튜링의 <계산기계와 지능>라는 논문에서 기계가 생각할 줄 아는가에 대한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에 시발점을 제시했다. 물론 알란 튜링이 튜링 모델을 만들면서 특이점이 지향하는 의식의 문제를 직접 다루지는 않았다. 현대에는 알란 튜링은 존 폰 노이만, 노암 촘스키와 함께 인지주의 심리학자로써 컴퓨터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한 세 사람으로 꼽힌다. 정작 튜링이 후세대에 의해서 인지주의 심리학자로 구분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 현대 인공지능은 인지주의와 행동주의의 내용을 그 뿌리로 보고 있다. 인지주의는 구조주의와 기능주의로부터 출현하였다.

구조주의/기능주의/행동주의 심리학의 영향
독일에서 분트(Wundt)는 1879년 최소의 실험심리학 연구실을 만들어 심리학이 과학적 학문으로 정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분트와 그의 제자들이 제창한 최초의 심리학이 구조주의다. 분트는 의식의 구성요소를 두 가지로 나눠 보았다. 하나는 지각(Sensations)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Feelings)이었다. 두가지 구성요소(=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에 분트의 제자 티치너(Tichener)는 지각과 감정에 심상을 추가하면서 구조주의를 크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구조주의는 곧 큰 도전을 받았다. 기능과 그 기능의 적용은 무시하고 내용에만 집중하고, 객관성이 부족한 내성법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였다. 의식의 내용과 구조에 집중하는 구조주의의 대안으로 기능주의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 기능주의의 발전은 미국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윌리엄 제임스가 이끌었다. 기능주의는 의식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의식의 작용과 기능에 관심을 뒀다. 기능주의는 의식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면서 자연적으로 실용주의로 흘렀다. 이러한 실용주의 사상은 심리학의 응용분야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1960년대 이후 행동주의 심리학의 관점에 반발하여 출현한 인지주의는 구조주의와 기능주의 심리학의 역사 속에서의 발전한다. 즉, 마음이나 인지를 주요 과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재도입했으며, 마음의 개념을 인지의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인간의 마음이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일종의 심적 과정(Mental Process)로 보고 형식적 언어를 사용하여 기술하려고 노력했다.

이에 더불어, 미국의 왓슨이 구성주의와 기능주의에 대해 비판하면서 객관적인 관찰이 가능하고 측정할 수 있는 행동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류는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발전하여 1990년대부터 심리학의 주류를 이루게 됐다. 1990년대에 인공지능의 연구집단들이 행동주의 심리학을 수용하면서 인공지능의 학문적 기반이 다져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IT 기술자들이 수용해야 하는 심리학의 그 밖의 사조들
특이점을 이끌 컴퓨터 기술자들은 심리학적 조류가 어떻게 컴퓨터공학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밖에도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몇가지 조류를 알아야 한다. 복잡한 컴퓨터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새롭게 심리학을 익히라고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완성도 면에서도 심리학자들을 쫓아가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 사회는 다른 학문과의 물리적 융합보다는 화학적 융합을 이뤄야 하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서, 심리학적 지식의 완성도를 높인 후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자들과 같이 화학적 융합의 방식으로 일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심리학적 조류를 이해하는 수준이 되면 족한 것이다. 주요 내용만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정보이론들의 수용
2) 자아를 설명하는 현대 정신역동이론의 이해
3) 귀납적 연구 및 구현 방법에 대한 관심과 이해

첫번째, IT기술자들은 열역학 제 2법칙인 엔트로피(Entropy)의 법칙의 해석에서 정보를 물질로 보지 못하고 정보의 처리 과정이나 절차에 집중했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지능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금까지 과학으로 다루지 못했던, 행복, 운 등이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되게 될 것이다. 열역학 제2 법칙은 물리의 법칙이지만 정보의 법칙이기도 하다. 물질의 위치가 평행도를 쫓아가지만 어떤 곳에서는 네가티브 엔트로피(Negative Entropy)가 존재한 곳이 발생해 평행도의 반대방향으로도 진행한다.

네가티브 엔트로피는 생명의 법칙이다. 특이점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것을 인공지능이 이 법칙을 증명해 나갈 것이다. 즉, 의식을 설명하는 몇가지 심리학의 이론들은 모두 의식을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Ken Wilber의 의식의 변환(transformation of consciousness)은 의식의 상태를 9단계의 발달 과정으로 본다. 이 밖에 Scotton 등은 정보를 네가티브 엔트로피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의식의 상태를 반영하는 정보이론에서 7가지 내적 정보로 구분한다. 또 최근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뇌를 기억 예측모델로 보고 빅데이타, 인공지능, 클라우드가 지능적 판단을 하는 기본 구성이 되지 않을까 하며 특이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기본 구성 속에서 통합정보이론으로 의식을 해석한다. 이 이론의 기본적인 명제는 “어느 신체 시스템은 정보를 통합하는 능력이 있으면 의식이 있다”이며 기본적인 특성은 정보의 풍부함과 정보통합으로 본다.

이러한 의식의 상태 9가지와 의식상태를 반영하는 정보 7가지들 간의 정보처리, 통합정보이론은 특이점으로 가는 과정에서 증명되거나 밝혀질 것이다. 따라서 IT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의 습관적이 되어버린 이산 수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현상을 IT기술로 처리하고 증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프로이트의 정신역동이론은 현대에 와서는 대상관계이론으로 크게 발전했다. 즉, 심리적 탄생을 생후 36개월로보고 자폐-공생-분리개별화를 걸쳐서 자아가 탄생한다고 본다. 건전한 자아를 유지하지 못하는 의식의 생성으로 특이점을 맞이 한다면 인류의 멸망을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36개월의 훈련을 마치고 자아가 탄생하지만 끊임없는 도전과 성취로 성장하며 청소년기와 중년기에 자아가 크게 도전 받기도 한다.

세번째로 IT 기술자들은 연역적 방법을 통한 구현 방법론으로 오랫동안 훈련하며 성장한다. 즉, 프로그램 안에서 일반적 보편적 전제를 넣은 다음 데이터라고 하는 개별적 결론을 얻는 특수한 과정이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개별적 특수한 사실로부터 일반적 보편적 규칙이나 법칙을 이끌어 내야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귀납적 과정이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 사회에서 IT 기술자들은 연역과 귀납적 연구 방법 모두를 활용한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이점으로 의식이 생겨나고 그 의식이 가지는 자아가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연구를 통해 달성될 것이다. 그것이 구현되는 과정은 연역적 방법뿐 아니라 귀납적 방법으로 구현되고 증명될 것이기 때문에 IT기술자들은 심리학자들과의 화학적 협력을 진행하기 위하여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욱 더 중요해진다고 할 것이다

* 한서대학교에 근무하는 이재용 교수는 4차산업혁명 컨설턴트로써 프로그래밍심리학, 심리정보과학, 인간이동체인터페이스의 연구, 강연 및 소통 교육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지향점을 인간심리요소의 4가지 컴퓨팅 개념화 파라다임으로 설명하는 컴퓨터공학자이자 심리정보학자이다. 심리정보과학(Psychological Informatics)을 통하여 특정 프로젝트나 제품, 연구가 4차 산업혁명의 지향점 중 어떤 위치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특이점 지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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