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2014.04.01 정철환  |  CIO KR
CDO라고 들어봤는가? 구글에서 CDO를 입력하고 검색해 보면 가장 먼저 검색되는 것이 ‘부채 담보부 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이다. CIO를 검색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물론 여기서 필자가 의미하는 CDO는 Chief Digital Officer이다. 그만큼 CDO는 아직까지 일반화 된 용어가 아니라는 뜻이지만 최근 이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위키피디아에서는 CDO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CDO는 기업의 전통적인 아날로그 비즈니스를 디지털로 전환하여 기업의 성장을 이끌며, 웹 기반의 정보관리 및 마케팅을 포함하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소셜미디어와 같이 급변하는 디지털 영역에서의 비즈니스 운영을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

필자가 보기엔 기존의 CIO와 역할이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역할도 아닌 것 같은 생각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모바일과 소셜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과 마케팅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것이 기존의 CIO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CIO는 전통적인 기업 내부의 정보시스템 운영에서부터 발전되어 온 역할이다. 내부 정보 시스템의 효율화 및 개선, 그리고 운영이 주요 핵심 영역인 셈이다. 점차 정보시스템 영역이 웹의 발전 이후 고객과 관계사 영역으로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그 무게 중심은 내부의 정보시스템이고 IT 기술영역에 있다. 그러나 CDO는 모바일의 급속한 성장과 이에 기반한 소셜 네트워크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라는 시대적인 상황에서 등장한 역할이다. 정보시스템이라는 구체적인 IT 영역이 아닌 디지털에 기반한 사회적인 변화와 이에 따른 비즈니스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변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고 보인다.

물론 국내 기업에서 아직까지는 CDO가 일반적인 포지션은 아니고 필자도 CDO 역할을 수행하는 분을 실제로 접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CDO라는 개념이 왜 등장했고 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IT를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이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은 이제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필자가 지난 칼럼에서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가 예전에는 기업이 가장 주도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최근의 IT 트렌드를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한 바가 있다. 오히려 최근의 IT 변화 트렌드는 일반 사용자가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이 그렇고 소셜이 그렇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이 기존의 CIO로서는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대안으로 CDO가 떠오른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한번 생각해보자.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진 기업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카카오톡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급격히 성장하자 이동통신사들은 단문 문자메시지 수익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였다. 기존 이통사의 관점에서는 카카오톡은 문자메시지 서비스로 이해된 것이다. 카카오톡의 성장이 계속되자 이통사에서는 망 사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로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후에 카카오톡에 대항하는 별도의 통합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개발했으나 결국 대중화에 실패했다.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와 관련하여 이통사에 전문가가 없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 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기술 중심적인 관점에서 최근의 디지털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하고 앞서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기술적인 해석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게 될 사용자들의 해석과 반응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CIO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따라서 마케팅과 소셜에 대한 능력이 중시되는 CDO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라는 생각이다.

카카오톡의 성공을 예로 들었지만 모두가 잘 아는 것과 같이 카카오톡도 급격한 사용자의 증가에 비례하여 수익도 증가한 것은 아니었다. 초기 사용자는 빠르게 늘었으나 수익은 늘지 않아 적자로 운영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모바일 게임을 카카오톡과 접목하게 되면서 문자메시지 서비스와 게임이라는 별로 관계 없어 보이면 두 분야가 소셜과 게임의 접목이라는 대단히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게 된 것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사업모델의 변화를 통해 기업 성장을 이끌었다는 측면에서 CDO의 역할이 지향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모든 기업에서 CDO의 필요성이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B2C기업이나 인터넷 비즈니스와 같이 CDO가 특별히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도 있겠지만 오늘날 어떠한 형태로든 고객 또는 외부와의 관계에서 인터넷과 소셜을 무시할 수 있는 기업은 없으니 비록 전담 CDO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해도 기존의 CIO는 이에 대한 이해와 역량 제고는 필요할 것이다.

최근 기업내의 IT조직 무용론과 함께 CIO의 역할 축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IT 기술발전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대, BYOD의 확산, 사용자의 IT 능력 향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기존의 기업 내 IT 조직이 가지는 위상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며 필자가 느끼기에는 이미 이러한 경향은 현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다면 CDO가 CIO를 대체하게 될까?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력하는 CIO라면 한번 CDO 영역에 도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변화에 밀려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니까...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