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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글로벌 칼럼 | 클라우드 컴퓨팅은 파괴적 혁신인가?

2011.04.06 Bernard Golden  |  CIO

필자는 "혁신가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의 저자 클레이톤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의 열렬한 지지자이다.

 

크리스텐슨은 두 종류의 혁신이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지원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이다. 지원적 혁신이란 기존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혁신으로, 이들 기술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예를 들어 자동차 생산업체가 어느 시점에서 프레임 기반의 차체 설계에서 단일 차체 설계로 옮겨갔다고 가정해보자.

 

크리스텐슨은 점진적인 혁신으로는 새로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주목을 끌기가 아주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에 위치한 기존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나 비용 효율성과 같은 기존의 경쟁우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쉽게 도입,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반해, 파괴적 혁신은 기존 시장을, 그것도 일반적으로 꽤 저렴한 비용에 뒤흔드는 새로운 기술 솔루션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크리스텐슨은 혁신 기술에 대해 많은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진공관 라디오가 지배하던 시장을 바꿔 놓은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같은 경우이다.

 

또 일반적으로 혁신 기술이 시장에 소개될 때, 이는 기존 솔루션의 적합한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진공관 라디오 생산업체들은 트랜지스터의 기능을 평가하고는, 트랜지스터가 볼륨을 높이기 위해 상당한 전력이 필요한 대형 스피커가 부착된 진공관 라디오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트랜지스터라는 파괴적 혁신은 기존 솔루션이 너무나도 넘쳤던, 그리고 기능은 적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았던 새로운 소비자 기반을 추구해야만 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락 음악을 듣기 원했던, 하지만 커다란 진공관 테이블 라디오를 앞에 두고 부모들과 함께 음악을 듣는 것을 원치 않았던 틴에이저들이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첫 번째 고객이 됐다. 이들은 저렴하게 구입한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볼륨이 적다는 점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려 좋아하는 자신들의 음악을 듣기에는 충분했고,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이다.

 

오래된 기술을 쫓아내다

파괴적 혁신은 시간을 두고 점차 발전해가다, 결국에는 기존 기술과 동등한 기능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시장을 움켜지고, 당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제품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리고 한다. 이와 관련, 과거 SGI(Silicon Graphics Inc.)의 임원 중 한 명이 SGI가 x86 기반의 그래픽 시스템에 의해 어떻게 시장에서 물러나게 됐는지 언급한 내용이 필자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는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혁신가의 딜레마'를 읽었지만, 자신들이 급진적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짐작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 회사는 파산을 맞게 됐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지원적인 혁신일까? 파괴적 혁신일까?

 

한눈에 보기에는 지원적 혁신으로 보인다. 기존 기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기술인 가상화를 토대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를 토대로 자동화와 셀프서비스, 탄력성이라는 특징을 더한 기술이다. 이런 이유에서 자신들이 현재 이용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기존 가상화 사용자 중 상당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존 기술을 지원해준다고 주장할 것이다.

 

반면 주목할 부분은, 이 시장에 처음 들어온 업체가 아마존이라는 사실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를 통해서다. 즉 이 분야의 기술 업체로 여겨지지 않았던 새로운 기업이 이런 기술을 시장에 가지고 왔다는 사실은 이 기술을 파괴적 혁신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은 완전히 새로운 과금 모델을 소개했다. 사용한 만큼 내는 'pay-per-use'이다. 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컴퓨팅 역량을 감안할 때, 시간당 몇 센트에 불과하다. 이후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유사한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을 제공하며 아마존이 지배하던 시장에 동참했다.

 

그리고 크리스텐슨이 파괴적 혁신은 기존 기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듯, AWS는 기업의 요구에는 불충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보안성, 순응 정확성이 부족하고, SLA를 비롯해 다른 부분들도 부족하다.

 

IT 사용자에게 있어 파괴적인 기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클라우드 컴퓨팅은 파괴적 혁신에 속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기술 제공자가 아닌 사용자에 국한해서이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술이 충분할 정도로 자동화된 셀프 서비스와 가상화 역량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동등한 수준의 확장성과 플랫폼을 같은 가격대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

 

주요 분석의 상당수는 퍼블릭 클라우드의 단점으로 '보안성'을 들고 있다. 선두 기업 중 한 곳의 클라우드 분석가도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이 분석가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보안성을 우려한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제공하는 보안 기능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2년차에 이런 우려는 크게 줄어든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사용자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셀프 서비스 측면에서 쉽고, 확장성이 뛰어날뿐더러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2년간의 여정을 거쳐 온 이들 기업들은 앞서 의존했던 프라이빗 클라우드 계획에서 빠르게 등을 돌린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편리성을 감안할 때, 이것들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대한 벤치마크가 기존 데이터센터의 기반 옵션으로서, 고정적이고 비싸고 느리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벤치마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이 퍼블릭 클라우드의 기능성일 것이다. 저렴한 비용에 구동되고,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관리되는 대용량 서버팜이 제공하는 민첩하고, 저렴하고, 쉽게 확장이 가능한 기능 말이다.

 

내부 데이터센터에 있어서의 도전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새로운 환경을 충족하도록 기존의 관행과 프로세스, 비용 가정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SGI는 x86 기반의 그래픽 기술을 제 발로 걷어찼다. 느리고 품질이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 기술이 SGI를 따라 잡았을 때, 파산을 신청하는 것밖에는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없었다. 재미있게도 과거 SIG가 위치했던 곳에는 구글이 들어와 있다. 새로운 컴퓨팅 서비스 시대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이다. 내부 데이터센터가 SGI의 운명을 피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재미있을 전망이다. 구글과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의 공세를 빗겨가면서 말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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