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의 나머지 절반은 젠 아키텍처다. AMD의 구형 설계 성능은 기껏해야 인텔의 중간 수준이었지만, 젠 아키텍처는 성능을 크게 개선했고 인텔 제온과 비교해 비용도 훨씬 낮았다.
AMD는 젠을 설계할 때 자체 CPU 설계뿐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Arm, IBM 등의 프로세서 아키텍처도 살펴보면서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맥그레거는 AMD가 아키텍처, 메모리, 파이프라인 구조에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을 취하고 하이퍼쓰레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맥그레서는 “기존에 개발된 최고의 CPU 아키텍처를 가지고 ‘좋아, 처음부터 시작해 최고의 아키텍처를 개발해보자’라는 자세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AMD는 인텔보다 많은 혁신을 이뤄냈다. 64비트 x86, 듀얼 코어, CPU 다이에 통합된 메모리 컨트롤러, GPU와 CPU 통합 등 AMD가 먼저 적용한 기술은 많다. 젠도 최초의 제조 결함에 덜 취약한 MCM(Multi-chip Module) 설계다.
칩 제조는 어려운 공정이다. 코어가 더 많이 추가될수록 GPU당 트랜지스터가 늘어나므로 고장이나 오류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AMD는 코어 8개와 4개의 다이로 32개 코어가 고속 링크로 연결된 칩릿을 설계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인텔은 초기에 설계 변화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맥그레거에 따르면 이제는 “심지어 인텔도 앞으로 이것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젠 아키텍처에 기초한 에픽 서버 프로세서도 3개 세대로 출시됐다. 11월 초에 도입된 밀란-X(Milan-X) 64코어 디자인은 최대 64개 코어와 칩당 768MB의 L3 캐시를 특징으로 한다. 캐시를 위해 스프롤(Sprawl)을 낮추는 3D 스택킹 기술로 지연 속도가 감소했다. AMD은 l3 고용량 캐시가 이전 세대 칩 대비 작업 부하를 최대 50%나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AMD는 에픽 프로세서의 제노아(Genoa) 제품군과 함께 2022년에 출시되는 차세대 젠인 젠 4를 발표했다. 젠 4는 DDR4보다 훨씬 빠르면서 전력 소비량이 같은 DDR5 메모리, 젠 4 대비 전송 속도가 2배나 늘어난 PCIe 5세대를 지원한다. 제노아는 5나노 공정으로 TSMC에서 제조되고 최대 96개 코어를 탑재한다.
2023년 상반기에는 젠 4cC 특수 코어 아키텍처 버전이 적용되고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되며, 128개 고성능 코어가 탑재된 베르가모(Bergamo)라는 새로운 제품군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