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4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크롬북’에서 머지않아 크롬 OS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리눅스, 그리고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실이 기업의 PC와 랩톱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필자는 2011년 크롬 OS를 사용한 1세대 크롬북 ‘삼성 시리즈 5’가 출시됐을 때부터 이를 신봉해 왔다. 물론 크롬북이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노트북 4대 가운데 1대는 크롬북이다.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확률이 높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초창기 리눅스 기반 크롬북에서 사용된 크롬 OS의 인터페이스는 단순하게 크롬 웹 브라우저였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크롬북이 업무용 기기로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틀렸다.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인터넷 연결 없이 맥 OS나 윈도우로 작업한 적이 있는가? 지난 10년간 그런 적이 있었는가? 2010년대였는가? 물론 영상 편집, 게임 등을 하거나 오래된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는 경우 여전히 독립형 운영체제를 갖춘 PC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업무는 인터넷에 따라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즉 인터넷이 없으면 안 된다.
모든 기업 프로그램, 그야말로 모든 기업 프로그램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옮겨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크롬북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대부분의 주요 IT 기업들이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 사용자의 컴퓨터가 사무실보다 클라우드에 훨씬 더 많이 상주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흐름에 맞서지 않는다. 오히려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년 동안 윈도우를 DaaS 모델로 옮겨왔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와 윈도우 가상 데스크톱(WVD)의 출시로 이는 더욱더 명백해졌다. 다시 말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가 애저 클라우드에서 작업하길 원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데스크톱이 사라지진 않는다. 어떤 프로그램은 로컬 기기에서 더 잘 돌아간다. 인터넷 속도가 아무리 빨라져도 SSD와 메모리의 상호 연결 속도만큼 빠르진 않을 것이다. 램과 CPU는 신경 쓰지 마라.
그렇다. 이는 바로 크롬북이 인터넷 친화적인(internet-friendly) 크롬 OS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리눅스, 그리고 이제는 윈도우까지 지원하기로 한 이유다.
크롬북: 4개 운영체제를 한곳에 모으다
구글은 크롬이 '범용 컴퓨터’가 되길 원하기 때문에 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애플의 맥OS와 iOS를 제외하고, 사용자는 머지않아 가장 인기 있는 운영체제를 크롬북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크롬OS 자체도 진화했다. 초창기 크롬 OS는 리눅스에서 실행되는 크롬 웹 브라우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OS는 곧 자체 개발한 크롬 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앱들은 CSS, HTML5,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해 전통적인 데스크톱과 같은 프로그램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비교적 용이한 작업이었다. 사실상 이는 오늘날 웹에 내재된 기능의 발전에 불과하다. 다른 작업들은 더 어려웠다. 이들을 한번 살펴보자.
안드로이드
리눅스는 안드로이드 OS와 크롬 OS 둘 모두의 기저에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크롬북으로 마이그레이션한 최초의 운영체제였다.
안드로이드 앱은 일찍이 구글로 넘어왔다. 2014년까지 구글은 크롬용 앱 런타임(ARC)을 사용하여 포팅된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크롬 OS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2016년 구글은 ARC를 베타 버전에서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당시 구글의 크롬 및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디렉터 젤리드라그 호눙은 ARC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를 컨테이너 기반 접근법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컨테이너는 앱과 모든 종속성을 가지고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Android Framework)를 실행한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는 앱을 크롬북으로 훨씬 더 쉽게 옮길 수 있었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Google Play Store)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앱을 최신 크롬북에서 실행할 수 있다. 단, 해당 앱의 인터페이스가 스마트폰 화면에만 최적화된 경우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리눅스
리눅스는 항상 크롬OS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2014년 크루톤(Chromium OS Universal Chroot Environment, Crouton)이 출시되면서 크롬북에서 리눅스를 설치해 사용하기 한층 쉬워졌다. 또한 크루톤과 함께 리눅스 체인지 루트(chroot) 명령을 사용하여 크롬 OS와 데비안 또는 우분투 리눅스 인스턴스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이는 가상머신(VM)이나 컨테이너와 같은 것이 아니다. 가상머신에서는 전체 운영체제 이미지를 실행한다. 이는 결국 가상화 하이퍼바이저에 의해 관리된다. 도커와 같은 컨테이너는 호스트 운영체제 및 기타 컨테이너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고 제한된 운영체제 인스턴스 위에서 실행된다. 크루톤은 기본적으로 크롬 OS의 내장형 리눅스를 사용한다.
이 비즈니스 크롬북 관리 프로그램은 시스코(Cisco) 메라키(Meraki), 시트릭스(Citrix) 젠모바일(XenMobile), IBM 마스360(MaaS360), 매니지엔진 모바일 장치 관리자 플러스(ManageEngine Mobile Device Manager Plus) 또는 VM웨어 워크스페이스 원(Workspace ONE)과 같은 다른 시스템 관리 프로그램과 연계돼 작동한다. EMM에는 AD(Active Directory) 통합도 포함한다.
특히, 패러렐즈는 기업이 다음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
•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비롯한 모든 기능을 갖춘 윈도우 앱을 크롬북 엔터프라이즈 기기에 원활하게 추가한다.
• 인터넷 연결 없이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 추가적인 하드웨어 비용을 없애고 총 소유 비용(TCO)을 최소화한다.
어떻게 이렇게 한다는 걸까? 아직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몇 가지 단서가 있다. 첫째는 바로 VM 접근방식이다.
패러렐즈의 엔지니어링 및 고객 지원 수석 부사장 닉 도브로볼시키는 “IT 관리자가 기업 윈도우 이미지 배포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가상머신은 완벽하게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다. 관리자는 물리적인 윈도우 PC에서와 마찬가지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원격 관리하며 익숙한 툴로 사용자를 지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추정컨대, 크롬 엔터프라이즈와 EMM을 가지고 크롬북과 VM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패러렐즈는 맥용 윈도우 라이선스 관리 기능을 제공해왔기 때문에 크롬북 관리자가 크롬북의 ID를 기반으로 라이선스를 확인, 배포, 비활성화하고 심지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권한을 제공할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물론 크롬북의 이 새로운 윈도우가 모든 시스템에서 작동하진 않을 것이다. 최소 40GB의 내장 스토리지와 i3 이상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크롬북이 필요할 것이다. ARM 기반 크롬북에서 윈도우 10을 실행할 수도 없다.
범용 컴퓨터
왜 범용 컴퓨터가 필요한가? 간단하다. 우선, 개발자 또는 시스템 관리자라면 여러 운영체제를 원하는 대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기 마련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크롬북 사용자에게 윈도우를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함으로써 윈도우 전용 PC를 사용해야 할 가장 큰 이유를 없애 준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윈도우에서만 실행되는 퀵큰(Quicken), 퀵북스(QuickBooks), 포토샵(PhotoShop) 또는 자체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실행하기 위해 윈도우에 의존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컴퓨팅 니즈에 대응해 크롬북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SaaS 및 DaaS의 지속적인 부상 사이에서 컴퓨팅의 미래는 크롬북과 이에 상응하는 저전력 윈도우 기기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이머와 고급 그래픽 크리에이터를 위한 전통적인 PC는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크롬북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의 전부일 것이다.
* Steven J. Vaughan-Nichols는 최신 PC 운영체제가 CP/M 80이었고, 가장 빠른 인터넷 연결속도가 300bps였으며, 최첨단 워드 프로세서는 워드스타였던 시절부터 기술과 기술 산업에 대해 글을 써오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