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기술 지원은 시간을 끌며 진료하는 치과의사 만큼이나 우리를 불쾌하게 만든다. 도움을 받으러 전화했다 진만 빼는 격이다. 그러나 실제로 ‘제대로 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지 출처 : Ecommerce milo
며칠 전 연휴 기간 필자는 새로 산 아이폰 6에 전류 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고객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애플이 제공해준 서비스는 말 그대로 최상이었다. 또한 필자의 이메일과 개인 웹사이트를 호스팅 해주는 다이렉트닉(DirectNic) 역시 뛰어난 고객 지원으로 언제나 감동을 안겨준다.
단순히 이 업체들을 칭찬하고자 꺼낸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의 사례를 통해 기술 지원 과정에서 기업들이 기억해야 할, 6단계에 관해 소개하는 게 이 글의 목표다. 소통 통로가 전에 없이 넓어진 오늘날, 만일 기업이 고객의 불만을 제대로 해소해주지 못한다면, 그 불만은 소셜미디어라는 공간으로 흘러가 퍼지게 될 것이다. 그게 그리 걱정할 일이냐고? 얼마 전 한 고객이 멋지게 작성한 ‘컴캐스트의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들’이 읽는 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결국 이 케이블 시장의 거인을 변화시킨 사례를 떠올려보자. 앞으로 소개될 조언들을 흘려 듣지 않길 바란다.
첫째, 언제나 열려있어라. 크리스마스 이브의 일이다. 새로 산 휴대폰에 이메일을 동기화하는 과정에서 패스워드를 잘못 입력했는지 계정이 아예 차단돼버렸다. 수화기를 들어 다이렉트닉의 지원 번호를 눌렀지만 역시 휴무일임을 알리는 자동 녹음만이 들려왔다. 하는 수 없이 연휴 이후에라도 답변을 받을 생각으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온라인 CS 양식을 작성해 저장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한 시간 정도밖에 지내지 않았는데 곧바로 답장이 온 것이다. 내용은 더 감동적이었다. 기술팀이 벌써 해당 문제를 해결했으니 바로 다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추후 연락 시스템을 활용하라. 기술 지원 담당자들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것은 물론 알지만, 그렇다고 전화를 건 고객을 기약 없이 기다리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일이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긴 대기 시간이 예상될 경우 고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원하지 않을 경우 추후 업체 측의 연락을 받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자동 응답 시스템을 설치하는 게 좋다.
셋째, 매뉴얼에 얽매이지 마라. 누가 봐도 ‘문제 시 확인 사항’ 목록을 읊는 것이 티 나는 상담사만큼 답답한 것도 없다. 그런 내용은 사용 설명서에서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전문 기술 지원 인력이라면 고객이 말하는 문제와 상황을 판단해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껏 확인 사항 목록을 하나하나 확인해놓고 ‘자세한 문제 확인 후 회신하겠다’는 답을 듣게 된다면 나오는 건 한숨뿐이다.
넷째, 스크린 공유를 활용하라. 필요할 경우 기술팀이 고객의 스크린에 접근해 문제의 세부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애플을 비롯한 몇몇 기업들은 이미 이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스크린 공유는 소통 과정에서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문제를 확인할 수 있게 해 CS팀과 고객 모두의 시간을 절약해준다.
다섯째, 기술 지원 번호는 잘 보이는 곳에 적어 두자. 쉼 없이 밀려오는 고객들의 전화가 피곤한 것은 잘 알지만, 그렇다고 연락처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걸려올 전화의 수를 줄이는 요령은 말이 안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제품 시리얼 넘버를 비롯해 기술 지원 과정에서 필요한 다른 정보들 역시 좀 더 보기 쉽게 적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섯째, 지원 규정은 명확하게. 고객들에게 자신들이 언제까지 무료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지원 만료 후에는 어떤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지를 명확히 알리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Bill Snyder는 비즈니스와 IT에 대한 칼럼을 쓰는 저널리스트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