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업체 맥아피의 창업주 존 맥아피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 탈세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수감돼 있던 그는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미국에서의 탈세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던 영국 출신의 백만장자 존 맥아피는 같은 해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체포됐다. 올 3월에는 금융 사기, 사기성 권유, 전신환 사기, 암호화폐 시세 조작 등의 혐의로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당했다. 스페인 법원은 그가 사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존 맥아피의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
사이버보안 업계, 존 맥아피가 남긴 자취를 되돌아보다
1987년 최초의 바이러스 백신 공급업체 ‘맥아피 어소시에시츠’를 설립한 존 맥아피는 사이버보안 업계의 선구자로 통한다. 이 회사는 설립된 이후 사이버보안 부문에서 쭉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존 맥아피는 1994년 회사를 매각한 이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그는 종종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비방하는가 하면,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태를 보이며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존 맥아피의 사망 그리고 그가 IT 보안 업계 안팎에 남긴 자취에 관해 사이버보안 업계 인물들이 CSO에 소회를 전했다.
정보 보안 책임자인 퀜틴 테일러는 “존경과 혐오감을 모두 자아내는 상반된 캐릭터였다. 그는 사이버보안 업계의 선구자였지만, 최근까지 그가 걸어왔던 길은 논란으로 점철돼 있었다. 정보보안 업계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인물이지만, 생전 그가 원했을 법한 방식만으로는 기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비4(KnowBe4)의 보안 인식 전문가인 자드 말릭은 “맥아피를 잠깐 만난 적이 있다. 매력적이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업계에선 확실히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개척자였으며 그가 남긴 공백은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BH 컨설팅의 창업자 브라이언 호난은 맥아피가 사이버보안 업계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호난은 “맥아피와 그의 회사가 전 세계 수백만 대의 컴퓨터를 보호하는 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살인, 강간, 탈세, 마약 등의 혐의로 심각한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었다. 그러니, 사이버보안 업계의 선구자였던 그를 추모하되, (그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과 고통에 시달릴 유족을 잊지 말자”라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컨설턴트겸 저자인 래프 미우위스는 “확실히 그는 테크 분야에서 돈 되는 기술을 일찍 읽어내는 안목이 있었다. 하지만 매우 기이하고 결함 많은 인물이기도 했다. 그가 남긴 업적보다는 그의 결함으로 더 기억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ciokr@idg.co.kr